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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은 금융위기 이전부터 방만한 재정운용과 국가채무 누적때문에 고질적으로 취약한 정부재정이 금융위기로 더욱 악화되어 위기를 맞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19일 발표한‘남유럽 재정위기의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포루투칼 ,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등 PIIGS 국가들은 금융위기 대응 과정에서 자본확충, 자산매입, 채무보증 등 구제금융 실시로 정부 지출이 확대되면서 재정이 더욱 악화되었다.


이탈리아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모두 은행산업 구제금융 지원에 따른 대규모 자금 지출로 재정이 악화되었고, 스페인의 경우 최근 저축은행發 금융 불안으로 정부 재정부담이 가중되었다.


또한,경기침체의 장기화로 PIIGS의 평균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고용위기로 실업자 수당 등 사회보장성 지출이 늘어 정부 지출이 확대되었다.


이 보고서는 특히,구조개혁 지연으로 경제적 펀더멘털이 취약해져, 아일랜드를 제외한 남유럽 국가들은 노동시장의 경직성, 연금 및 복지비용 지출 확대 등으로 위기대응력이 취약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강성 노조와 사회복지를 강조하는 유럽식 자본주의의 속성으로 인해 유연한 위기대응이 어려운 실정인 데다가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대외채무를 상환할 외화 유입은 축소되고 있어 금융위기로 인한 재정적자로 국가 부도위기에 몰리게 된 것이다.

 

 

유로화 가입으로 경쟁력이 약화

 

전통적인 고금리 국가였던 남유럽 국가들은 1999년 유로화 가입 이후 단일금리정책의 적용으로 저금리의 메리트를 향유하면서 형성된 자산버블로 인해 금융위기의 충격이 더 커졌다.


이로 인한 과잉 자본들이 생산 활동에 투자되기보다는 부동산, 복지 및 공공부문 임금 인상 등 비생산 분야에 집중 유입되었다.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은 주택 건설 등 부동산 경기호황을 구가해왔고,그리스는 주력산업인 여행업과 해운 및 선박업의 호황이 지속되었다.


또한,유로화 가입 전에는 개별 회원국의 자율적 통화정책 수행으로 경제위기가 오더라도 순응적 대응이 가능했으나, 유로화 가입으로 더 이상 독자적인 대응이 불가능한 가운데 유로화 강세로 인해 수출경쟁력마저 약화되었다.


최근 수년간 유로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PIIGS 상품의 수출 가격경쟁력이 크게 약화되면서 PIIGS의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아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대외채무를 상환할 외화 유입은 축소되자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부터 쉽게 탈출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07년 GDP의 4.5%였던 PIIGS 경상수지 적자는 2009년 13.3%로 OECD선진국 평균인 0.8%을 크게 상회했다.

 


 그리스는 재정위기로 현재 어려운 상황에 직면

 

심각한 재정적자와 정부부채에 직면해 있는 그리스는 오는 5월까지 약200억 유로의 대외 채무를 상환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그리스의 재정적자와 정부부채 모두 EU 27개 회원국 중 최고 수준으로 국가부도 가능성을 나타내는 5년 만기 그리스 국채의 CDS 프리미엄(2월15일 현재 354.3)이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동유럽 국가들을 상회하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EU 회원국들의 압박에서 벗어나고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위해 재정적자를 2009년 GDP 대비 12.7%에서 2012년에 3% 이하로 축소하는 재정안정화 계획을 서둘러 발표했다.이를 위해서는 앞으로 공공부문의 임금삭감, 연금지급 축소 등 강도 높은 초긴축정책 시행이 불가피해 정부의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공공노조 주도의 전국적 대규모 파업이 발생했고, 아테네 및 데살로니카 등에서 60만 명이 파업에 참가했다. 오는 2월 24일에는 민간부문 노조가 200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전국적 파업을 계획 중이다.


그리스發 재정위기는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페인 등의 5년 만기 국채의 CDS 프리미엄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어 이들 다른 유럽 국가로 확산될 가능성도 상존하며, 영국과 동유럽 국가 등 재정상태가 취약한 여타 EU 회원국들도 그리스發 재정위기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EU 차원에서 대책 마련에 긴급 착수


한편,2009년 기준으로 27개 EU 회원국 중 자국의 재정적자를 2010~2014년까지 GDP 대비 3% 이하로 낮추기로 약속한‘안정성장협약(Stability and Growth Pact)’을 충족하는 국가는 6개국뿐이다.


유로지역 회원국인 그리스의 재정위기로 유로화 환율이 하락하고 유럽증시도 약세를 지속되고 있다. 유로화의 對달러 환율은 2월 16일 현재 1.377달러로 연초 대비 3.9%, 2009년 최고점인 지난 해 11월 25일 대비 9.0% 하락했다. 그리스주가는 2009년 최고점 대비 35.6% 하락하였으며, 독일 DAX도 최고점 대비 7.5% 하락했다.


리스본조약의 지원금지조항(no-bailout clause)과 지원 선례가 모럴 해저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유로지역 내 특정 국가에 대한 금융지원을 반대해왔던 독일, 프랑스가 유로화의 안정을 위협하는 투기자본의 공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태도를 바꿔 지원에 나설 태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적으로 강한 회원국들이 경제체질이 허약하고 재정부실을 안고 있는 회원국의 금융안정을 보장해주는 최초의 사례가 될 전망이다.


또한,그리스에 대한 금융지원은 포르투갈, 스페인 등 다른 국가에서도 재정위기가 불거져나올 경우 유사한 방식으로 대처할 가능성을 보여줌에 따라 시장에 강력한 메시지를 주는 효과로 작용하게 되었다. 


따라서 그리스發 재정위기로 인해 그리스에 이어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아일랜드는 물론 영국 등으로 재정위기가 확산되어 유로화 체제가 위협받는등  총체적 위기는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총체적 위기 발생 가능성은 낮아지지만,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부실 문제는 여전해 잠재적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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