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유로존에 미가입한 동유럽 국가들이 그리스 등 일부 국가들이 고통받는 모습에 세계 2위 규모의 단일 경제권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가입에 적극적이지 않고 한 발 물러서는 분위기이다.
2015년에 유로존 가입을 추진해온 불가리아가 가입 자격을 충분히 갖춰놓고도 "가입을 일단 보류하겠다"며 한발짝 물러선데 이어 내년 7월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승격하는 크로아티아도 유로존 가입을 미루며 자국통화인 '쿠나'를 계속 유지키로 했다.
불가리아 시므온 잔코프 재무장관은 지난 5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 유로존 가입은 비용만 들 뿐 이득될 게 없다"며 가입 보류 의사를 내비쳤다. 불가리아는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적정하게 조절하고 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이 20% 이하로 재정이 튼실해 2015년 유로존 가입을 낙관해왔다.
내년 7월 EU회원국으로 승격하는 크로아티아에 대해서는 "유로화에 목을 매어서는 안된다"는 경고가 나왔다.
최근 크로아티아를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런던 시장은 현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크로아티아는 근래 발칸 반도에서 나타난 암울한 교훈을 배워야 한다"며 "유로화는 크로아티아가 애써 쟁취한 독립과 자결권을 조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헝가리 등 독자적 통화를 가진 국가들은 환율이 유로존의 부정적 영향을 줄여준 덕에 그리스 처럼 외부자금 지원에 국운을 걸지 않고도 경제난국을 잘 헤쳐가고 있다.
자국 통화인 '포린트'를 쓰는 헝가리는 2009년에 이어 올해 2월 다시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구제금융을 신청했으나 구제금융 신청 당시 국가부도에 직면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포린트화가 방파제 역할을 한 덕분에 큰 고통없이 잘 버텨내고 있다고 경제전문 블룸버그 통신이 최근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