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들, ‘주 35시간 근무제’ 개혁에 우호적
주 35시간 근무제 개혁에 대해 집권 사회당이 반대 입장을 밝힌 가운데, 좌파와 우파 지지자 모두를 포함해 프랑스인 10명 중에 7명이 기업들이 근로자의 동의하에 ‘주 35시간 근무제’를 완화하는 것에 우호적이라고 나타났다.
프랑스 일간지 레 제코(Les Echos)는 프랑스 방송 위원회(CSA)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인 71%가 직원의 동의하에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근무 시간을 정하는 것에 우호적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는 또한 민간부문의 67%에 이르는 근로자들의 경우에도 해당한다. 이와 같은 여론 조사의 결과는 이미 기업 내에 이루어지고 있는 근로 시간 연간화와 같은 단순히 근무 조건을 협상하는 문제에 그치지 않고, 최근 몇 주 동안 정치적 논쟁의 중심이 되었던 주 35시간이라는 법정 근로시간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파 지지자들의 경우, 이 수치는 83%로 증가하며, 좌파 지지자들의 경우에도 63%가 개혁에 우호적이라고 답했다. 뒤를 이어 녹색당 지지자들의 53%를 비롯해 극 좌파 정당의 지지자들의 49%가 이 개혁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주 35시간 근무제의 잠재적 개혁에 관한 집권 사회당의 입장과는 대조된다. 이에 따라 프랑스 방송 위원회 장인 니콜라스 페르는 이 수치는 사회당이 직면하고 있는 정당과 그의 지지자들 간에 가장 큰 의견 대립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최근 프랑스 경제인연합회(MEDEF) 모임에서 집권 사회당 주요 정책인 주 35시간 근무제가 ‘잘못된 생각’이라고 밝힌 에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경제 장관에 대해 마뉴엘 발스 총리가 주 35시간 근무제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하면서도 더 이상 법에 의해서만 사회적 규범을 만들어 낼 수 없으며 기업 내 단체 협상이 더 큰 몫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좌파 ‘싱크탱크(Think thank)’인 테라 노바(Terra Nova)는 최근 몇 주 동안 정치적 논쟁의 중심이 된 근로법 개정에 관해 기업들이 내부 단체 협상을 통해 자율적으로 노동 조건을 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법률이 ‘주 35시간 근무제’를 완화하도록 허용했지만, 정부는 지금까지 ‘주 35시간 근무제’를 개정하는 것은 제외해왔다. 그러나 이번 여론 조사 결과가 정부가 이제까지 이 법정 근로시간에 걸어 놓은 빗장을 풀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니콜라 페르는 여론 조사 대상자들이 이 법의 개정이 자신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떠한 결과를 가져다줄지 고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기업이 자율적으로 근무조건을 정하는 것은 반드시 직원들의 동의가 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미 지난 주 엠마뉴엘 마크롱 경제부장관은<좌파의주도하에 제정된 주당 35시간 노동시간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노동시간의 개혁을 암시한 바 있다.이에따라 마뉴엘 발스 총리는 사회당의 씽크탱크 인테라노바에 노동시간 개혁에 관해 심사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CSA의 니콜라페르는<법정 근로시간의 변경은 반드시 근로자들의 동의가 있어야 하지만 해당 근로자들은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를 줄 지 전혀 모르는 상태>라며 이 개혁에 어려움을 나타냈다.
그리고 현재 법정 노동시간 개혁 찬성에 가장 망설이는 쪽은 다름 아닌 기업의 과장급 이상의 간부들이다. 일반사원이나 대리급의 근로자들은 70%이상이 찬성하지만 이들은 58%만이 노동시간 개혁에 찬성할 뿐이다. 지금까지 현행 노동시간 35시간의 최대 수혜자는 정규 근로시간외 수당을 통해 과장급이상의 임원들이였기때문이다. 따라서 대다수의 프랑스인들이 노동시간 개혁을 지지한다고할지라도 실제로 이행될 지는 알 수없는 상태에 있다.
<사진 출처: 레 제코(Les Echos) 전재>
프랑스 유로저널 김예진 기자
eurojournal29@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