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뉴엘 발스 총리, 여론 아랑곳 않고 노동개정안 통과 강행의지 밝혀
전세계의 이목을 모으고 있는 프랑스의 노동법 개정안 파동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수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는 노동법 개정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밀어 부치기는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프랑스 상원 TV채널 Public Sénat과의 인터뷰를 가진 마뉴엘 발스 총리는 프랑스판 직권상정이라 할 수 있는 ‘헌법 49조 3항(내각불신임권 조건 하에 총리에 의한 의회 표결 없는 법안제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노동법 개정안에 대해 현 집권여당인 사회당 내에서도 찬반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발스 총리와 코믈리 노동부장관의 당내 협의를 통한 국회과반 이상의 동의를 목표로 한다는 그 동안의 발언과는 상반된다.
‘헌법 49조 3항’은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없다던 발스 총리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헌법에 명시된 수단을 통해서라도 노동개정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당 내부 일부 급진세력들의 반대는 있지만 과반수 이상은 개정안에 동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과는 차이가 난다. 이미 30여 명의 사회당 의원은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들은 기업 이익에만 우선 순위를 둔 개정안은 비정상화로의 전도라고 비판하며 녹색당을 비롯한 좌파진영과 중도우파진영의 반대도 거센 상황에서 국회 동의는 얻을 수 없을 것이라 전했다. 또한 사회당내 급진세력은 협상과정을 거치지 않은 정부의 일방적 결정에 대해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고 피력하면서 조삼모사인 정부의 행보에 대해 비판했다.
5000여 개의 재검토안(프랑스식 필리버스터)을 낸 의원들은 죠스팽 내각시절 대규모의 수정안 제출에도 불구하고 49조 3항 적용은 없었다며 이례적 상황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발스 총리의 발언은 사회당 세력 집결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3일, 노동운동과 국제 사회주의 연구재단 Fondation Jean Jaurès 심포지움에 참석한 프랑소와 올랑드 대통령은 사회당의 기본 이념과 노선을 지켜 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한 상황에서 행정부 주요 사회당 관계자들은 헌법 49조 3항 적용 논의를 철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날 있었던 사회당 당무회의에서 발스 총리는 다시 한번 이 헌법 조항을 상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주 실시된 Odoxa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회의결을 거치지 않은 ‘헌법 49조 3항’에 의한 노동개정법 통과에 대해 반대의견이 71%로 압도적으로 높다. 좌우파 지지자 모두 70%가 반대하고 있으며 무당파층은 76%로 더욱 비판적이다.
그 동안 정부 여당의 정책에 대해 늘 비판만 일삼는다는 평판을 받고 있던 사회당내 급진세력의 이견에 대해서도 74%가 동의한다고 답하며 이번 노동법 개정안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사진출처: 리베라시옹>
프랑스 유로저널 전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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