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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4일까지 2개월여의 일정으로 이어지고 있는 프랑스 국가정체성 대토론회가 우경화와 반인권 논란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르 몽드가 보도했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인 르 몽드는 최근 사설을 통해 "역사, 문화, 종교 등을 망라해 프랑스인의 자긍심과 정체성을 재확인하고자 열린 이번 대토론회의 목적이 무슬림에 대한 인종차별과 정부 여당의 우경화 전략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됐다."라고 말하며 "사르코지 대통령은 실수를 인정하고 토론의 방향성을 즉각 수정하라."고 촉구했다.
도미니끄 드 빌팽 전 총리 또한 "경제위기의 터널을 지나는 시점에서 갈등과 반목만 부추기는 소모적인 토론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사르코지 정부가 보다 시급한 사안들의 처리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월 25일, 세 명의 아프간인을 강제 추방한 사건으로 논란을 빚고 있던 에릭 베쏭(Eric Besson) 이민장관은  Grand Jury RTL-Le Figaro-LCI 프로그램에 출연해 "전신을 가리는 무슬림 여성의 전통복장인 부르카는 평등을 추구하는 프랑스의 정체성에 위배된다."라고 말하며 이 문제에 대한 대토론회를 열자고 제안했었다.
지난달에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국가정체성 대토론회가 열리고 있는 드롬(Drôme) 지방의 라-샤펠-엉-베르코스(La-Chapelle-en-Vercors)를 방문해서 "부르카는 종교의 상징물이 아니고 여성 굴종의 상징물이다."라고 말하며 "프랑스에는 이런 비인권의 상징물이 설 자리가 없다."라고 덧붙여 부르카 착용에 반대하는 자신의 강경한 입장을 거듭 확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무슬림 관련 단체들은 "부르카에 얽힌 논의 자체가 무슬림 사회의 전통을 모욕하는 일이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사회당 소속의 유럽연합의희 의원인 방썽 펠롱(Vincent Peillon) 또한 "부르카는 프랑스의 정체성에 아무런 위협을 주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프랑스 정체성 대토론회는 프랑스 정신이 병들어 있음을 확인시켜 줄 것이다."라고 맹렬히 비난했었다.
지난달 말, 프랑스 일요신문(JDD)의 의뢰로 여론조사 기관인 Ifop이 벌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프랑스인의 72%는 이번 국가정체성 토론회가 지방선거를 겨냥한 여당의 홍보전략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었다.

유로저널 프랑스지사
오세견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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