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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경제기관들, 경기침체 내년까지 지속 예상

내년 독일 경제 성장률은 -0.2%의 마이너스 성장에 그칠 것으로 경고 

독일은 여전히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독일 경제의 기반이던 에너지 집약적인 제조업이 직격탄을 맞았고 여전히 팬데믹 이전 생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독일 수출을 뒷받침하던 중국 시장은 경기 둔화로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경제 불확실성에 소비자 지출은 침체됐고 기업들은 투자에 나서지 않는다. 올라프 숄츠 연정의 내부 갈등과 극우와 극좌 세력의 부상이 겹치면서 경기 부양책을 위한 정치적 합의도 쉽지 않다.

이와같은 시점에서 독일 내 경제 전문가나 기관들의 대부분이 내년에도 독일 경제의 순풍을 기대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킬 세계경제연구소(IfW)는 2025년에도 독일 경제가 정체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베를린 경제연구소(DIW)는 0.2%의 마이너스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밖에도 뮌헨 경제연구소(Ifo)는 새 정부가 올바른 경제 정책 방향을 설정한다면 1.1%의 국내총생산(GDP) 증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Ifo의 경제 연구 책임자 티모 볼머스호이저(Timo Wollmershäuser)는 “경제가 구조적 도전을 극복하는 데 성공하지 못하면 GDP 성장률은 0.4%에 불과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현재의 침체 국면이 일시적인 약세인지 아니면 영구적이고 따라서 고통스러운 경제 변화인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IfW와 DIW의 전문가들은 2023년 GDP가 이미 0.3% 감소한 데 이어 내년에는 경제가 0.2%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독일 뉴스 전문매체 엔티비(ntv)가 보도했다. 

킬 소속 경제학자들은 “독일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대폭 하향 조정된 전망치를 요약했다. DIW의 전문가들도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고 있으며 구조적인 문제를 고려할 때 지속 가능한 회복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내년 중반부터 들어서야 경제가 '세 단계'로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다”고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DIW는 2026년 경제 성장률을 1.2%로 전망한 반면, IfW는 0.9%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fo는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2026년 1.6%의 성장이 가능하지만,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0.8%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DIW의 경제 책임자인 제랄딘 다니-크네들릭(Geraldine Dany-Knedlik)은 “우리는 경기 침체와 구조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수출에서 매우 강하고 독일 경제의 중추로 간주되는 제조업에 특히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경제학자와 정부 자문가들은 미국의 무역 정책 발표가 역풍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새 미국 행정부가 수입품에 대한 징벌적 관세와 같은 보호무역주의 발표를 시행하면 수출에 추가적인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킬 연구소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다니-크네들릭은 “최근 기업들의 경쟁력 저하로 인해 수출이 세계 무역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도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경제연구소(IW)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가 이미 고용 시장에 많은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2000개 이상의 기업 중 38%가 내년에 일자리를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조사 대상 기업의 17%만이 직원을 더 채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고용주들과 가까운 성향의 쾰른 경제 연구소(IW)는 “고용 전망은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더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산업계의 상황은 암울해 보인다. 산업 부문 기업 중 14%만이 직원을 더 고용하고 싶다고 답한 반면, 44%는 일자리를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그 밖에 서비스 제공업체들 사이에서도 비관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노동 시장이 안정화되었지만, 설문조사에 따르면 35%의 기업이 이 분야에서도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답했고, 응답 기업 중 23%만이 신규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장기적 경제 침체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독일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새로운 선거로 인해 기업과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DIW는 “연정 결렬 이후 교착 상태로 인해 기업들은 향후 독일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투자를 보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IfW 역시 이를 경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4일 2025년 독일 성장률 예상치를 종전 1.1%에서 0.7%로 하향했다.

그러면서 OECD는 금년 독일 성장률 전망치를 제로로 유지했다. 이는 2024년과 2025년 유럽 20개국을 이뤄진 유로존의 평균 성장률 1.3%, 1.5%를 크게 밑돈다.

다만 OECD는 2026년 독일 경제성장률이 1.2%로 대폭 가속한다고 내다봤다.

독일 유로저널 김지혜 기자 jhkim@theeuro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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