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를 넘는 청년실업률 해결하고자 스페인 정부는 독일식 견습제도(La Formacion Profesional Dual)를 도입하였지만, 정작 현지 기업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새로운 견습생들을 받아들일 만한 여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봉급을 받고 일하면서 학업을 병행하는 견습제도는 현재까지 독일, 오스트리아, 덴마크, 프랑스, 스위스 등 많은 유럽국가에서 청년실업을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를 스페인에 성공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먼저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있다고 스페인 일간 엘 파이스 El Pais지가 8월 11일자의 보도를 통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우선 스페인 경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99.8%로 많은 견습생들을 수용할 만한 여유 있는 기업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게다가 95%의 기업이 0명에서 9명만을 고용하는 소규모 사업장이다.
견습제도가 독일에서와 같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큰 기업 뿐 만이 아니라, 작은 규모의 사업장에서도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바르셀로나 상공회의소(La Camara de Comercio de Barcelona) 총재 미켈 발스 Miquel Valls는 “견습제도에 대한 반발은 독일에서도 있었던 일이다. 기업가적 사고방식은 극복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견습제도는 추가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아닌 투자라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실업계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은 10만 명이지만, 이 중 600명만이 견습제도의 혜택을 볼 수 있었다. 내년에는 견습생으로 채용될 인원이 1800명으로 세배로 늘어날 예정이지만, 실업계 학생의 총 인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모자란 수치이다.
견습생으로 채용된 학생들은 회사와 정식계약을 맺으며 일정량의 봉급을 받는다. 또한 사회보장보험 등 정규직으로서의 모든 혜택과 의무를 누리게 된다. 3주간의 노동과 1주간의 학업을 병행하게 되며, 학업과 노동시간의 분배는 사정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다. 독일 견습생의 초임은 약 600유로이며, 3년 동안의 견습생활을 지속하면 1000유로까지 인상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회사는 한 견습생 당 약 10만 유로의 비용을 투자하게 되는 셈이다.
7%의 청년실업률을 유지하고 있는 독일에 비해 50%를 넘어선 스페인의 실업률은 매우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교육제도의 개혁을 통한 청년실업 문제 해결이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앞으로 남은 의무는 그동안 전통적인 방식으로 실업계 학생들을 무급으로 고용해 왔던 2만 2000개 기업에게 새로운 견습제도를 받아들일 것을 설득하는 일이다. 미켈 발스는 견습제도를 도입하는 기업들에게 공적자금을 통해 재정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