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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인종 구성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지가 보도했다. 지난 1986년만 하더라도 런던 시민 중에서 외국 태생은 모두 120만명으로 런던 전체 인구의 17.6%였지만 2006년에는 220만명으로 30.%로 늘어났다.
런던은 오래 전부터 이민자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과거에는 시기별로 특정한 지역 사람들이 집중되어 있었다. 17세기말에는 프랑스에서 탄압을 받던 위그노교도가 대거 몰려왔고 200년 뒤에는 러시아의 유대인들이 런던을 피난처로 찾았다. 2차대전 이후에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서인도제도,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에서 이민을 많이 받아들였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런던으로 오는 이민자는 아일랜드, 인도, 케냐, 자메이카, 사이프러스, 방글라데시 등 몇 나라에 국한되어 있었다. 그러나 2006년이 되면 나이지리아, 스리랑카, 가나, 남아프리카, 파키스탄, 미국 같은 나라들이 추가되었고 최근에는 폴란드, 소말리아, 터키에서도 많이 온다. 세계화와 교통의 발달 덕분에 이제는 전세계 모든 나라에서 런던으로 이민을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국 인구의 12%가 런던에 살지만 이민자는 40%가 런던에 산다.
그러나 런던을 떠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미국, 프랑스, 호주, 뉴질랜드처럼 잘 사는 나라에서 온 사람은 결국은 떠난다. 반면 동유럽 출신을 비롯하여 상대적으로 못 사는 나라에서 온 사람은 눌러사는 경향이 있다. 2005년의 경우 잘 사는 나라 출신은 런던으로 온 사람보다 런던을 떠난 사람이 52,000명 더 많은 반면 못 사는 나라 출신은 런던으로 온 사람이 237,000명 더 많았다.
선진국 출신이 런던을 떠나는 이유는 런던이 싫어서는 아니다. 선진국 출신으로 런던에 사는 사람은 주로 금융권의 번듯한 직장에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기한이 되면 본국이나 해외 다른 지점으로 근무지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 또 모국의 생활수준이 높기 때문에 아무래도 생활기반이 있는 자기 나라로 되돌아가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가난한 나라에서 온 이민자도 학력은 영국인의 평균보다 높다. 이민자들 때문에 실업률이 높아졌다는 증거는 없다. 이민자들은 대부분 열심히 일을 하고 또 소비를 하기 때문에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도 그만큼 늘어난다.
그러나 이민자들이 늘어나면서 주택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어 소득 수준이 낮은 런던 주민들과의 사이에 갈등이 불거질 소지가 있다. 특히 런던 동부에서는 새로 오는 이민자와 기존의 주민 사이에 한정된 주택과 자원을 놓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5월 노동당의 마거릿 호지 의원은 몇 세대 전부터 살아온 주민보다 이민자에게 주택을 먼저 배정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민자가 늘어나는 것은 전세계적 추세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1980년과 2000년 사이에 외국에서 사는 사람의 숫자는 9600만명에서 1억7400만명으로 거의 갑절로 늘어났다. 특히 런던처럼 개방적이고 국제적이고 경제적으로 활력이 넘치는 도시는 그만큼 기회가 많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영어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높은 기대를 안고 런던으로 몰려온 이민자들에게 런던이 기대에 부응하는 보상을 앞으로줄 수 있을 것인지 속단하기는 어려다. 그러나 다양한 인종이 어울려 사는 국제도시라는 이미지가 런던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고 그것이 경제적 이익을 가져왔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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