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청소년 웰빙, 세계 최하위권 불명예

30개 주요 산업국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영국의 청소년들이 건강, 생활습관, 학업 성취 등의 영역에서 최하위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데일리 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특히 이 같은 결과는 영국 정부가 해당 영역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음에도, 그에 부합하는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싱크탱크 OECD(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는 30개 주요 산업국가들을 대상으로 청소년, 어린이들의 웰빙에 대해 조사를 벌였으며, 그 결과 영국의 청소년들은 타 국가에 비해 음주, 10대 임신, 자퇴, 무직 등 여러 영역에서 열악한 결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음주, 흡연, 10대 임신의 항목만을 비교할 경우, 영국은 터키와 멕시코를 제외하고 최하위를 기록했다.  

15~19세 청소년 중 학업에도, 직업에도 종사하지 않는 이른바 니트(NEET)족의 비율은 10%로, 이탈리아, 터키, 멕시코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 결과, 영국의 청소년들에게 지출되는 공공예산은 출생부터 18세가 될 때까지 평균 £90,000에 달해 매우 높은 수준으로 드러났으며, 가계 소득 역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드러났으나, 정작 그에 따르는 결과는 효과적이지 못한 것으로 지적되었다. 또한, 사회 유동성 역시 낮은 수준으로, 대부분 자녀들은 그 부모의 경제적 위치를 능가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청소년들의 음주 문제 역시 심각한 수준으로, 13~15세 청소년의 33%가 2회 이상 술에 취한 적이 있다고 응답, 같은 연령대 미국 청소년의 12%, 프랑스 청소년의 14%가 그렇다고 응답한 것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타 국가에 비해 여자 청소년들의 음주 비율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2회 이상 술에 취한 적이 있다는 15세 여자 청소년은 50%를 기록, 44%를 기록한 남자 청소년보다 오히려 그 비율이 높았다.

10대 임신율 역시 멕시코, 터키, 미국에 이어 네 번째로 높았으며, 이와 함께 유아 사망율은 30개 국가 평균을 웃돌았다. 이와 관련해 OECD의 보고서는 영국 정부가 미혼모에게 지나치게 관대한 수당을 지급하여 이들로 하여금 장기간 실업 상태를 유지시키는 반면, 이들의 어린 자녀들의 건강과 안전은 열악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정환경을 조사한 결과, 잉글랜드 내 16세 이하 청소년들의 경우 70%가 부모 두 명과 함께 성장하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스코틀랜드의 경우 68%, 웨일즈는 66%가 이에 해당했다. OECD가 조사한 30개 국가의 평균은 75%로, 영국은 이 부문에서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이번 OECD의 보고서와는 별도로 2년 전 유니세프(UNICEF)가 조사한 결과에서도 영국의 어린이들은 21개 주요 선진국들 가운데 가장 열악한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 바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와 관련해 막대한 예산을 지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대상자를 보다 철저히 파악하고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 예산에 부합하는 효율성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Dawn Primarolo 어린이부 장관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전하면서, 그러나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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