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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로 인한 대졸자들의 실업난이 극심해지면서 취업 필수요소로 여겨지는 인턴쉽 경력을 갖추기 위해 영국 대학생들이 돈을 주고 무급 인턴쉽 프로그램을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인턴쉽 자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특히 부유층 및 중산층 출신 대학생들이 돈을 내고서라도 인턴쉽 경력을 만들겠다는 풍조가 발생, 결국 이로 인해 일종의 빈부격차 현상이 대학생들의 취업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현재 영국 청년실업자의 규모는 무려 백만 명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대졸 신입 채용 역시 급감하면서 대졸 신입 실업률은 지난 2년 동안 20%나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취업에 성공한 이들 중 상당수는 저임금 단순 서비스, 노동직에 취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일반 사무직 취업을 위해서는 대학 재학 중 다양한 인턴쉽 및 직업 경험이 필수요소로 부각되었다.

그러나, 불경기로 인해 이러한 인턴쉽 역시 신청자가 급증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를 전문으로 알선하는 업체들이 등장, 인턴쉽을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어 대학생들에게 비용을 부과하고 나섰다. 결국, 대학생들은 취업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서 안 그래도 무급인 인턴쉽에 참가하기 위해 오히려 돈을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실제로 University of Dreams라는 알선 업체는 대학생들에게 2개월 간 런던에서의 숙식, 취업 세미나, 인턴쉽 과정을 묶어서 1년치 대학 등록금보다 비싼 £5,800의 비용을 부과하고 있었다. 또 다른 알선 업체인 Global Experiences 역시 숙식을 포함하여 총 15주 코스의 인턴쉽을 최고 £8,000의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해당 업체들은 대학생들이 치열한 취업시장에서 보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이에 대한 댓가를 기꺼이 지불하려 한다고 전하고 있다.

또한, 일부 자선단체들이 이러한 인턴쉽 상품을 경매에 부치는 사례도 있었다. 이는 이미 미국에서는 흔한 사례로, 어린이 자선기구 NSPCC는 유명 경매업체 Christie’s에서의 한 달 인턴쉽 프로그램과 투자은행 Rothschild에서의 일주일 인턴쉽 프로그램을 경매에 부쳐서 각각 £4,600, £1,500의 낙찰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옥스포드 대학의 취업 관리부 Jonathan Black 대표는 이러한 인턴쉽 상품을 판매하려는 업체들이 정기적으로 학교에 연락을 해왔다고 전하면서, 특히 이들은 런던 시티지역 금융 업체들이나 유명 미디어 업체들에서의 인턴쉽 상품을 주로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Black 대표는 이러한 업체들이 취업을 놓고 불안해하는 학생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대학생들은 스스로의 노력으로도 얼마든지 이러한 인턴쉽 자리를 찾을 수 있는 만큼, 이러한 상술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학생 연합(National Union of Students)은 이들 업체들이 학생들의 어려운 처지를 악용해 부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직업 훈련 카운슬(National Council for Work Experience)의 Heather Collier 대표는 이러한 현상은 결국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부유층이나 중산층 출신 대학생들에게 부당한 혜택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한편, 일부 고용주들 역시 이 같은 현상을 악용하여 유급 근로자들을 감원시키고 대학생 무급 인턴으로 해당 인력을 대체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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