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3번째 국정연설의 대표적인 항목인 이민법안이 실제적으로 공포될 때까지는 몇 개월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지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각료들은 유럽에서 가장 엄격한 이민법을 만들고자 하는 카메론 총리의 서약을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에 대해 이미 6개월 이상 토의해왔으며 그 중심에는 이민자들의 보조수당 수혜 및 공공 서비스 이용 규제 방안이 자리하고 있다.
다른 유럽 국가로부터 이주해 오는 이들에 대한 ‘엄중단속’과 같은 표제는 만들어 내기 쉽지만 어떻게 ‘엄중하게’ 단속해 나갈지 그 세부에 대해 동의안을 마련하는 것에 있어서 연립정부는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표면을 건드렸더니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졌다”고 묘사했다.
3월에 누출된 이메일들 중에는 불법 이민자들의 자녀들이 영국 학교에 다니는 것을 금지시키는 보수당의 제안을 자민당의 데이비드 로우 의원이 거절했다는 내용이 있다. 마찬가지로 의사들과 공공지원주택 사무관, 복지 수당 관련 사무관들 모두 이민국 사무관의 역할을 간접적으로 부담하게 되는 것를 무척 꺼리고 있다.
그로 인해 올해 말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에 대한 노동 시장의 제한이 풀리고 나면 이들 국가들로부터 이주해 올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세부적인 제안들에 대한 진전이 매우 더딘 상황이다. 정부의 이민법안에 대한 브리핑에는 어떤 실제적인 조치들에 대한 사항이 거의 없다. 대신 “이민자들의 NHS(국민의료보험) 이용을 규제”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 역시 이민자들이 장래에 개인건강보험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지, 혹은 이주 전 어떤 “NHS 본드”와 흡사한 것을 미리 보내 놓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그에 대한 연립정부의 논의는 현재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로운 이민법안 내에서 정부가 특정하게 언급한 것은 단지 두가지 뿐이다. 외국 죄수들을 추방하는 것에 대해 이민법에 실려 있는 기존의 2차적 입법을 1차적 입법으로 옮기는 것과, 2백만 명의 임대주들을 대상으로 불법 이민자들에게 세를 줄 경우 심한 벌금을 물릴 것이라고 위협하는 것이다.
이 두가지 모두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인들의 영국으로의 예상 이민 규모에 대해 실제적인 영향을 거의 주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미 판사들은 외국인 죄수들의 추방을 고려해야 할 시 죄수들의 인권과 영국의 국익을 절충할 의무가 있다. 한 해 추방 당하는 5,000명의 죄수들 중 단지 180명 정도만이 인권적인 호소를 통해 영국에 머문다는 사실을 비추어 볼때 그 영향은 미미할 수 밖에 없다.
임대주가 새로운 임차인의 이민 상태를 검사하도록 하는 법안은 루마니아인, 불가리아인은 물론 다른 EU국민들에게도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영국인들이 다른 EU 국가들에 거주할 권리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들도 영국에 살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조치가 제대로 시행되려면 임대주가 의무적으로 주택 임대인으로써 등록을 해야하고 이민자들은 거주 허가 혹은 이민자 ID 카드를 발급 받는 것이 의무화 되어야만 한다. 제레미 헌트 보건부 장관이 어떻게 이들 법안들이 운용될 수 있는가 설명하는 데 고전했던 것도 무리가 아니다. 헌트 장관은 “이 제안들은 단지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분야들을 발표하는 것”일 뿐이고 추가적인 세부는 “오직 시간이 적절할 때 제공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동안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정부는 기존 이민법들에 대한 사소한 변화들을 지적하고 있다. 이민자들은 구직자 수당을 처음 6개월간 청구할 수 없으며, 공공주택 청구권에 대한 최소 거주 기간은 2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하지만 구직자 수당 제한의 경우는 이미 현존하는 직업사무소의 규정과 별로 다르지 않다. 공공주택 청구권은의 경우, 지방 정부들은 이미 그러한 청구 요건을 정할 수 있다. 뉴햄 지역의 경우 이미 최소 자격을 2년으로 규정해 놓았다.
연립정부에게 있어서 문제는 이민자들의 거주 허가제 혹은 외국인 ID 카드 제도가 공공서비스 이용에 대한 이러한 제한을 감시하기 위해 필수적이라는 사실이다. 신분 카드를 폐기하기로 서약했던 두 정당들이 과연 이를 쉽게 번복할 수 있을 지가 궁금해진다.
영국 유로저널 김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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