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유럽연합(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지 40년만에 일부 우파들을 포함해 내각 각료 등 영국 고위 인사들이 잇달아‘탈 EU’론을 주장하고 있다.
석 달 전 실시된 파이낸셜타임스 여론조사에서 영국인들의 33%만이 EU 잔류에 찬성했으며,영국 상공회의소가 4000개 기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64%가 “EU에 남는 게 낫다”고 응답했다. 지난 2일 지방선거에서는 여당의 연립 정부가 참패하고 탈EU 기치를 내세운‘영국독립당’이 선전했다.
지난 7일에는 나이젤 로슨 전 재무장관이‘경제적 비용’을 들며 탈퇴론에 기름을 붓자,마이클 고브 교육장관은 지난 11일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민투표에 부친다면 나도 탈퇴에 찬성할 것”이라며 “유럽 블록의 바깥에 있는 편이 영국에 유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필립 해먼드 국방장관도 같은 날 “지금 같은 환경에서라면 탈퇴에 한 표를 던지겠다”고 거들면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마저 고민에 빠졌다.
특히 보수당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영국 내‘고립주의자’들이 유럽 경제권을 주도하는 독일·프랑스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탈퇴론을 들고 나왔다. 2000년대 들어 노동당 정권 10년을 거치며 EU에 대한 거부감이 사그라졌나 싶더니, 몇 년 새 다시 탈퇴론이 커졌다.
영국 우파들은 물론 보수당에서 까지 “유럽연합(EU)에 남을지, 탈퇴할지를 놓고 투표를 한다면 나도 탈퇴에 한 표를 던지겠다.” “EU에 남아 있는 것보다 나오는 편이 더 비용이 싸게 먹힐 것이다.” “영국은 유럽과의 관계를 다시 설정해야 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영국 EU 탈퇴론자들은 “탈퇴를 한 뒤에 EU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을 수 있다”고 말한다. EU의 규제를 피하고 비용부담을 줄이면서도 시장에 접근할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EU 안에 남아 있는 한, 영국에 유리하게 국제조약들을 고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영국이 프랑스에 비해 푸대접받고 있다는 불만도 깔려 있다. 고브 교육장관은 “유럽과 영국 모두를 위한 최상의 거래는 영국이 유럽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캐머런 총리는 지난 1월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해 재집권한다면 2017년 이전까지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말해 아직은 탈퇴를 논할 때가 아니라고 언급했다. 연립정권의 한 축인 자민당과 야당인 노동당도 “EU 탈퇴 논란은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뿐 경제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