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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에 있는 큰 나무의 씨앗 두 개가 바람에 날려 하나는 골짜기의 비탈진 곳에 떨어지고 다른 하나는 양지바른 언덕배기에 떨어...
by eknews15 / on May 07, 2011 17:31
숲 속에 있는 큰 나무의 씨앗 두 개가 바람에 날려 하나는 골짜기의 비탈진 곳에 떨어지고 다른 하나는 양지바른 언덕배기에 떨어졌습니다. 하얀 눈이 온 누리를 덮은 겨울 한 철을 나고 봄이 되어 따스한 햇살에 눈이 녹아 내리자 두 개의 씨앗은 싹을 틔워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비탈진 골짜기에 떨어진 씨앗은 그늘진 곳이어서 햇빛을 많이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열심히 물과 거름을 흡수하였습니다. 한편 양지바른 언덕에 떨어진 씨앗은 태양이 자기에게 특별히 빛을 많이 쬐어 준다고 생각하면서 물과 거름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선택을 받았다는 자부심에 가득 차서 그늘진 골짜기에서 자라는 나무를 비웃었습니다. “참 안되었다. 나하고 같은 나무에서 나왔는데 어쩌다가 저렇게 어두운 골짜기에 떨어져서 고생을 할까” 골짜기의 나무는 언덕 위의 나무가 비웃는지도 모르고 물과 거름을 빨아들이는 데 열중하였습니다. 세월이 흘렀습니다. 골짜기에 떨어진 씨앗은 열심히 물과 거름을 흡수하여 튼튼하게 자랐습니다. 키도 쑥쑥 자라서 산등성이 언덕 위로 얼굴을 내밀 정도가 되었고 이제는 햇빛을 잘 받게 되었습니다. 이 나무 말고도 골짜기의 나무들이 키가 커져서 온통 언덕배기를 뒤덮을 만큼 자랐습니다. 골짜기의 나무는 쉬지 않고 열심히 물과 거름을 빨아들였습니다. 언덕 위의 나무는 여전히 태양의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에 젖어서 게으름을 피웠습니다. ‘지가 그래 봤자지. 나는 태양의 선택을 받았지만 너는 버림을 받았어’ 세월이 흘러 골짜기의 나무가 울창하게 자라서 골짜기는 말할 것도 없이 언덕까지도 다 덮어버렸습니다. 애초에 언덕에서 자란 나무는 이제는 골짜기에서 자란 나무에 가려서 햇빛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숨쉬기도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골짜기의 나무를 ‘같은 나무에서 난 씨앗인데 이럴 수 있느냐’고 원망합니다. 또 태양이 자기를 버렸다고 원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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