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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초(楚)나라에서 창과 방패를 파는 상인이 ‘이 창은 예리하여 어떤 방패라도 꿰뚫을 수가 있다. 그리고 ...

by eknews15  /  on May 14, 2012 19:56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초(楚)나라에서 창과 방패를 파는 상인이 ‘이 창은 예리하여 어떤 방패라도 꿰뚫을 수가 있다. 그리고 이 방패의 견고함은 어떤 칼이나 창으로도 꿰뚫지 못 한다’ 고 자랑하였다. 어떤 사람이 ‘자네의 창으로 자네의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되는가?’ 하고 물었더니 상인은 대답하지 못 하였다고 하는 이야기에서 모순(矛盾 = 창과 방패)이라는 말이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모순이라는 말은 말이나 행동의 앞뒤가 서로 맞지 않음을 일컫는 말입니다.

사람의 언행에는 모순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강 상류 상수원 보호구역에 매운탕 집을 운영하는 사람이 환경지킴이 활동을 한다고 어느 TV에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매운탕 집에서는 생선 내장과 비늘과 먹고 남은 음식찌꺼기 같은 음식 쓰레기가 계곡에 노출되고 있어서 거기서 나오는 더러운 물이 주변 땅에 스며들기도 하고 계곡 물에 흘러들어 상수원으로 유입되고 있었습니다. 이따금 사회 저명인사들이 공식 석상에서는 학처럼 고고한 말을 하고는 뒤로는 비리에 연루되기도 하고 변명과 거짓말을 일삼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때로는 신앙인과 성직자들도 성추문으로 세상을 놀라게 합니다.

애초부터 사람은 모순적인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개는 모순적이지 않습니다. 숲 속의 나무도 모순적이지 않습니다. 유독 사람만이 모순적입니다. 만물만상은 그냥 순리대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인위적인 것들을 만들어 놓고 그것에 맞추어 살아왔습니다. 가풍(家風), 가훈(家訓), 도덕률(道德律), 사회의 풍습과 제도, 관념과 관습, 종교의 율법 등 순리에 맞지 않는 수많은 인위적인 것들을 만들어 놓고 그것에 구속되어 살다 보니 그 인위적인 틀 속에 사는 존재가 되어 살고 있습니다. 인위적인 틀 속에 살다보니 틀을 깨고 나오는 일탈(인위적인 것 = 틀)을 저지르게도 됩니다.

신앙생활도 모순에 차있습니다. 예수님이나 석가모니가 수행 중에 물리친 것들(색욕, 식욕, 물욕, 부귀공명)을 달라고 조릅니다. 주지 않을 것이 분명한데도 말입니다. 믿는다 하면서 믿는 분의 말을 따르지 않습니다. 가진 것을 가난한 이웃에게 나누어 주라는 말에 부자청년은 도망치고 맙니다. 많은 신앙인의 모습입니다. ‘처자와 전토를 버리고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는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처자(인연)와 전토(재물)를 꽉 붙잡고(집착을 가지고) ‘나’를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가 가장 소중합니다. 믿는 분보다 더 사랑하고 소중한 것들(돈, 사랑, 명예, 가족...)이 많습니다. 성현들이 보여준 삶과 하신 말씀은 다 버리라는 것인데 가진 것을 버리기는커녕 더 달라고 조릅니다. 가지고 이루려고 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복 받았다고 합니다. 죄인은 행복해서도 안 되고 행복할 자격도 없는데 행복하려 합니다. 망념의 존재는 없어져야 하는데 더 행복해지려 합니다. 죄인과 망념의 존재가 행복해지면 죄인과 망념의 존재는 더 강해집니다. 하나님과 부처님이 죄인과 망념의 존재가 강해지도록 그들이 원하는 것을 줄 리가 없습니다. 마음으로 짓는 것도 죄라고 하는데도 마음으로 수없이 많은 죄를 짓고 있습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는데도 모르게 하기는커녕 인정받고 싶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은근히 자랑하고 내세웁니다. 일어나는 마음을 억누르고 감추어서 그렇지 믿는다 하면서 믿지 않는 일이 참으로 많습니다. 따른다고 하면서 겉으로만 따르고 마음이 따르지 못하는 경우도 참으로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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