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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에 때가 끼어있습니다. 늘 실내에서 유리창으로 보이는 바깥세상은 흐릿합니다. 하늘도 흐릿하고 나뭇잎도 흐릿한 초록색입...
by eknews15 / on Jun 14, 2012 16:55
유리창에 때가 끼어있습니다. 늘 실내에서 유리창으로 보이는 바깥세상은 흐릿합니다. 하늘도 흐릿하고 나뭇잎도 흐릿한 초록색입니다. 울긋불긋 꽃들도 희끄무레하게 울긋불긋합니다. 모든 사물과 세상이 흐릿합니다. 빛나는 햇빛조차도 부옇게 보입니다. 늘 유리창을 통해서 바깥세상을 보는 사람들은 원래 하늘이 그렇고 나무와 꽃들도 원래 그렇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은 것들은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굵은 나뭇가지는 흐릿하게 보이지만 잔 가지는 보이지도 않고 벌레가 갉아먹고 있는 나뭇잎이 있지만 벌레도 나뭇잎도 분간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보이는 세상을 알아보겠다고 관찰하고 조사하여 분석하고 연구를 합니다. 희끄무레하게 보이는 세상을 연구해보았자 바깥세상을 제대로 알 수는 없습니다.
어느 날 바깥세상에 사는 사람이 유리창 안쪽에 사는 사람한테 바깥세상을 이야기해 줍니다. 그러나 유리창 안쪽 사람은 바깥세상사람이 하는 말을 통 알아듣지 못합니다. 아무리 애써 말해 주어도 알아듣지 못하고 바깥세상사람이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를 한다고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나중에는 바깥세상사람이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사회질서를 어지럽힌다고 내쫓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바깥세상사람이 하는 말을 듣지 못하게 하고 만나지도 못하게 단속을 합니다.
바깥세상사람은 왜 사람들이 자기 말을 듣지 않는지를 몰랐습니다. 어느 날 바깥세상사람이 유리창 안쪽 세상에 들어가서 관찰해 보았더니 유리창에 때가 낀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사람들이 유리창에 때가 낀 줄 모르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기 말을 듣지 않는 것이 아니고 자기 말을 듣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유리창에 때가 끼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때를 닦아보라고 권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때가 끼었다는 것을 인정하지도 않았습니다. 유리창은 원래 그러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바깥세상사람은 유리창 안에 갇혀 있는 줄도 모르고 바깥의 밝은 세상을 외면하고 사는 사람들이 측은하여 유리창에 때가 끼어있으니 때를 닦아야 한다고 끊임없이 사람들을 설득하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바깥세상사람의 말을 귀담아듣는 사람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사람들은 바깥세상 사람이 시키는 대로 유리창을 닦아보았습니다. 그러자 때를 닦아낸 만큼 바깥세상이 드러났습니다. 아직은 바깥세세상이 조금밖에 안보이지만 눈부신 햇빛과 선명한 초록의 나무, 아름다운 꽃들이 드러났습니다. 그동안 아무리 연구하여도 알 수 없었던 바깥세상이 유리창의 때를 닦아내자 그냥 드러나서 알게 되었습니다. 바깥세상사람이 안내하는 대로 유리창의 때를 계속 닦아내자 드넓은 바깥세상이 환하게 드러났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바깥세상 사람의 말을 따르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집니다. 그러나 유리창 안 세상을 지키려는 사람들은 더 굳세게 사람들을 단속합니다. 바깥세상사람의 말을 들으면 큰일 난다고 겁을 줍니다. 해서는 안 될 짓을 하면서도 잘못하는 줄 모릅니다. 바깥세상사람은 유리창을 다 닦은 사람에게 유리창을 깨부수라고 일러줍니다. 사람들은 그가 시키는 대로 유리창을 깨부수었습니다. 이제는 때가 낄 유리창이 없어졌고 유리창 안세상과 유리창 바깥세상이 하나가 되었습니다. 유리창 안에서 본 흐릿한 바깥세상은 없는 허상입니다. 유리창을 깨부수어서 드러난 바깥세상은 있는 실상입니다. 사람들은 허상 세상을 있다고 착각하고 있어서 실상 세상을 모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실상 세상(참세상=진리세상)이 아닌 허상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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