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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몸은 정교한 카메라입니다. 오감(五感;몸-카메라)으로 인지하는 순간 찍어서 마음(필름)에 담아놓습니다. 매우 정교하여 ...
by 유로저널 / on Sep 28, 2008 19:39
사람의 몸은 정교한 카메라입니다. 오감(五感;몸-카메라)으로 인지하는 순간 찍어서 마음(필름)에 담아놓습니다. 매우 정교하여 태어나서 이 순간까지 살아온 삶을 세세하게 다 찍어 담습니다. 한 컷씩 찍는 것이 아니고 연속적으로 찍습니다. 지금도 찍고 있습니다. 사람의 몸은 고성능 카메라입니다. 눈으로 본 영상(이미지)만이 아니고 귀로 들은 소리, 코로 맡은 냄새, 혀로 맛본 것, 온몸의 촉감으로 느낀 것까지 다 찍어 담습니다. 이렇게 찍어 담은 것이 개개인의 마음세계(사진세계-허상세계)인데 태어나 살면서 보고 듣고 배우고 경험한 것(온 세상과 온 삶)이 다 들어있습니다. 아는 것,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모두 마음세계에 담아놓은 것들입니다. 담아놓지 않은 것은 알 수도, 생각할 수도, 말할 수도 없습니다. 이같이 사람은 자기 마음세계에서 살고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세계는 참 보잘것없습니다. 허블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는 우주는 실제 우주의 극히 일부밖에 되지 않는데 사람의 눈으로 보는 우주는 허블 망원경으로 관측되는 것의 수천억(조) 분의 일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사람이 아는 것은 무한한 우주에 존재하는 것에 비하면 먼지 한 알만큼도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자기 마음세계에 갇혀서 많이 안다고 생각하고 내세우고 자기 마음세계의 기준잣대로 세상을 보고 자기가 옳다고 합니다. 사람에게는 이렇게 보잘것없는 마음세계가 전부입니다. 그리고 마음세계에 매여서 짐 지고 삽니다(‘고해(苦海)’참조). 이러한 마음세계를 가진 사람이 지금 이대로 죽으면 어떻게 될까요? 아는 것이라고는 자기 마음세계에 담아놓은 것밖에 없으니 그 마음세계에 머물겠지요. 살아서도 마음세계에 갇혀 살고 죽어서도 마음세계에 갇혀 있겠지요. 그런데 마음세계는 외면(外面)의 세계(있는 세계)를 ‘찍어놓은 것’입니다. 찍어놓은 것은 허상(=없는 것)입니다. 또 나의 마음세계는 내 마음 속에만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나의 마음세계를 보고 알 수 없습니다. 실제로 있다면 누구든지 보고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하늘에 떠 있는 달은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에 누가 보아도 알 수 있지만 그것을 찍어서 내 마음에 담아놓은 달은 사진이지 실제의 달이 아니기 때문에 나만 알 수 있지 다른 사람은 알 수 없습니다. 내 마음에 있는 달은 허상입니다. 그러니 사람은 살아서도 허상의 마음세계에 머물고 죽어서도 허상의 마음세계에 머뭅니다. 또 허상의 마음세계는 없는 것 - 죽어있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지옥입니다. 목숨이 있는 동안은 몸(카메라)이 있어 새로운 것을 계속 찍어 담을 수 있으나 목숨이 다하여 몸이 없어지면 아무것도 찍어 담을 수가 없습니다. 살면서 찍어놓은 것이 전부입니다. 목숨이 다하면 없는 마음세상에서 머물 것입니다. 살아서 마음세계를 없애지 않으면 마음세계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목숨이 다하여 천국 간다는 말은 빈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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