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대사관 | 유관기관 | 한인회 | 유학생회 | 기타한인단체 | 한인동포업체 | 주재상사 | 유럽내 추천사이트 | 해외동포 언론사이트

단독 사설
단독 칼럼
단독 인터뷰
독자기고/특별기고
엣세이/여행기/장편소설
유럽한인 취재뉴스
유로저널특집/기획취재뉴스
취재/독자/동영상
한인사회 게시판
정부/대사관 공지
재미있는 유머
경제뉴스
국제뉴스
정치뉴스
사회뉴스
기업뉴스
문화뉴스
연예뉴스
건강뉴스
여성뉴스
스포츠뉴스
내고장소식
독일뉴스
영국뉴스
베네룩스
프랑스뉴스
유럽뉴스
동유럽뉴스
스칸디나비아
스페인/이탈리아
오스트리아/스위스
그리스/터키/포르투갈
유럽각국 전시정보
유럽각국 이민정보
유럽각국 생활정보
유럽각국 교육정보
유럽각국 문화정보
여행기사 정보제공
유럽각국 여행정보
유럽각국 연금제도
유럽소비자 제품평가
공공기관/기업광고
동포업체 및 기타/해외
번역/통역, 관광, 가이드
민박, 하숙, 호텔

default_style == 'guest'"> guestbook">

숲이 아름다운 산 중턱 양지바른 곳에 아담하지만 꽤 넓은 호수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깊은 산중에 있어...

by 유로저널  /  on Jan 05, 2010 19:20
숲이 아름다운 산 중턱 양지바른 곳에 아담하지만 꽤 넓은 호수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깊은 산중에 있어서 인적이 거의 없고 고즈넉했습니다. 이따금 목마른 토끼나 노루가 목을 축이고 가기도 하고 이름 모를 작은 산새가 날개를 파닥이며 멱감는 일 말고는 호수의 정적을 깨는 일이 없습니다.

봄이면 온갖 꽃이 피어 호수 가를 아름답게 장식하고 꽃 향기에 이끌려온 나비가 호수에 비친 꽃에 앉으려다 물에 빠지기도 하였습니다. 여름이면 더위에 지친 다람쥐가 호수 가로 쪼르르 달려와서 온 몸을 적시고 노루가 첨버덩 물에 뛰어들기도 합니다. 더위를 못 이긴 숲 속의 짙은 녹음과 하늘이 통째로 호수에 빠져듭니다. 가을에는 울긋불긋 곱게 물든 단풍이 맑은 호수 물에 비치어 호수를 물들이고 단풍잎이 잔잔한 호수 위를 떠 다녔습니다. 겨울이면 순백의 하얀 세상이 깊은 침묵 속에 봄을 기다립니다.

어느 날 호수 가 산에서 돌이 데굴데굴 굴러 오더니 호수에 풍덩 떨어졌습니다. 잔잔한 호수에 파문이 일었습니다. 처음 겪는 일이라 호수는 깜짝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돌을 힘껏 공중으로 밀어냈습니다. 하늘 높이 튕겨 올라간 돌이 다시 풍덩 호수로 떨어졌습니다. 조금 전에 일어났던 파문에 새로운 파문이 가세하여 더 큰 파문이 일어나고 서로 뒤엉켜 복잡해졌습니다. 호수는 당황하여 떨어지는 돌을 계속 밀어냅니다. 밀어낸 돌이 다시 떨어질 때마다 파문이 점점 커지면서 넓게 퍼져나갔습니다. 풍덩 떨어지면 밀어내고, 떨어지면 다시 밀어내고 ….. 파문을 일으킨 돌을 밀어내면 밀어낼수록 파문은 커졌습니다. 파문이 넓게 넓게 퍼지다가 급기야는 호수 전체로 퍼져나가서 호수 물이 통째로 출렁거리기에 이르렀습니다. 떨어지는 돌을 밀어내느라 지친 호수는 기진맥진하여 풍덩 떨어지는 돌을 그냥 내버려두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호수의 파문이 잦아들었습니다. 한참 후에 평온을 되찾은 호수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돌을 받아들이지 않고 밀어내어 그 돌이 다시 떨어질 때마다 파문이 커졌었는데 지쳐서 떨어지는 돌을 밀어내지 않고 그냥 받아들이자 파문이 제풀에 없어졌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제 호수는 돌이 떨어져도 겁내지 않고 돌을 받아들였습니다. 처음에는 풍덩 소리를 내며 잠시 파문이 일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잠잠해졌습니다.

호수는 언제나 그냥 있습니다. 노루가 다가와 꿀꺽꿀꺽 물을 마셔도, 다람쥐가 온몸을 물에 적시고 부르르 몸을 떨어도, 산새가 물을 첨벙거리며 멱을 감아도, 주먹만한 돌이 풍덩 굴러 떨어져 파문이 일어도, 폭풍이 몰아쳐 흙탕물이 흘러 들어와도, 가뭄에 호수 물이 줄어들어도, 겨울에 북풍한설(北風寒雪)이 불어와 호수 물을 꽁꽁 얼어붙여 옴짝달싹 못하게 하여도 언제나 변함없이 그냥 있습니다.

댓글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2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된다 유로저널 10/01/20 19:28 1464
181 ? 유로저널 10/01/20 19:24 1263
180 도(道)를 이루는 때 유로저널 10/01/20 19:13 1169
» 파문(波紋) 유로저널 10/01/05 19:20 1171
178 거짓을 버려야 참을 얻는다 유로저널 10/01/05 19:18 1381
177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 유로저널 10/01/05 19:09 3234
176 오만(傲慢) 유로저널 10/01/05 19:06 1384
175 새해에는 열린 마음으로 유로저널 09/12/04 23:06 1236
174 가지미와 바라미의 꿈(3) 유로저널 09/12/04 22:05 1166
173 가지미와 바라미의 꿈(2) 유로저널 09/12/04 20:29 1044
172 가지미와 바라미의 꿈(1) 유로저널 09/12/04 20:27 1121
171 어떤 사람들 유로저널 09/10/06 19:39 1639
170 새장 속의 새 유로저널 09/10/06 19:24 1506
169 머무르는 사람 유로저널 09/10/06 19:17 1260
168 마음을 다하여, 목숨을 다하여, 뜻을 다하여 유로저널 09/10/06 19:08 2556
167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유로저널 09/10/06 19:04 1261
166 자격 없는 사람 유로저널 09/10/06 19:00 1114
165 작심삼일(作心三日) 유로저널 09/10/06 18:56 1210
164 바로 보고 바로 아는 것이 없다 유로저널 09/10/06 18:54 1322
163 사람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유로저널 09/08/24 22:03 992
Board Search
 
  연락처 | 회사소개 | 광고문의 | 찾아오시는길 copyright@ EKNews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