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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이사회(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수반들의 모임)에서 수반들은 금융위기 공동대처 방안 등을 논의하였다. 은행지분 매입을 꺼리던 미국과 달리 영국과 독일 등은 정부가 위기의 확산을 막기위해 은행 지분매입에 적극 나서 대조를 이루었다. EU 회원국 수반들은 이러한 조치에 대해 논의하였으며 금융위기 대처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하였다. 또 당시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지만 주제 마누엘 바로수 현 집행위원장의 2기 임기에 대해서도 대체적으로 합의하였다.

               미국도 유럽 따라 부실 은행지분 매입하기
      이번 금융위기와 이 위기의 실물부문으로의 확산은 미국이 진원지이다. 2001년 911테러이후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앨런 그린스펀 위원장은 경기침체를 막기위해 금리를 대폭 인하하였다. 이에 따라 경기도 다소 살아나자 미국 시민들은 너도나도 집을 구입하였다. 특히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조차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이라는 상품을 통하여 기존 금리에 1~2% 가산금리를 지불하고 집을 샀다. 그러나 경기과열로 2006년부터 FRB는 금리를 잇따라 인상하기 시작하였고 고공행진을 계속하던 부동산 가격도 증가세도 둔화되면서 급기야는 하락하기 시작하였다. 이 때문에 집 구입가격이 현재 시세보다 더 싸지자 많은 서브프라임모기지 대출자들은 집을 차압당하고 거리에 주저앉았다.
문제는 금융기관들이 서브프라임모기지를 바탕으로 수많은 파생상품을 만들어 거래하였고 이 과정에서 부실화된 금융기관들이 물리고 물리면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까지 번지었다.
이달 초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안이 통과되기 전 미국정부는 사례별로 구제조치를 취했다. 즉 금융기관이 부실화하면 구제금융을 주던지 도산처리하던지 하였고 종합적인 대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안은 종합적인 대책이다. 이런 대책조차 그러나 금융기관 지분의 매입을 담고있지 않았다.
반면에 영국은 부실화된 노던록을 비롯해 몇 개 금융기관의 지분을 매입하고 경영진도 교체하면서 과감하게 금융기관을 국유화하였다. 독일도 마찬가지였다. 위기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정부가 금융기관을 국유화해 시장에 신뢰감을 주는 대책을 취하였다. 또 독일은 예금자에 대한 전액 지급보상을 발표해 예금자들의 불안감도 해소하였다.
   이렇게 되자 미국도 금융기관의 지분매입이라는 대책을 최근에 발표하였다. 시장의 기능을 중시하는 미국으로서는 그간의 정책근간을 뒤집는 결정이지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유럽으로서는 미국발 경기침체라는 폭탄에 맞아 휘청거리지만 적합한 정책을 선택하였다.

            집권 2기 보장받은 바로수 집행위원장
  유럽연합은 아직 연방국가가 아니다. 그러나 통합이 상당히 진전돼 행정부와 사법부, 입법부 역할을 하는 기구를 보유하고 있다. 집행위원회(The Commission of European Union, the Commission)는 행정부 격이다. 법안과 정책을 제안하고 회원국들이 조약이나 규정 등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를 감독한다. 또 무역정책이나 통상정책의 경우 회원국을 대표해 협상하고 조약을 체결한다.
유럽통합의 과정에서 집행위원회의 역할은 중요하다. 집행위원장에 강력한 리더십과 함께 비전을 지닌 사람이 임명되면 유럽통합을 진전시킬 수 있다. 1985~1994 집행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자크 들로르(Jacques Delors)는 비전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유럽통합은 한 단계 진전시켰다. 1992년까지 회원국간의 국경없는 단일시장을 목표로 한 단일유럽의정서(Single European Act: SEA)를 통과시켰고 유럽연합조약(Treaty on European Union, 일명 마스트리히트조약)도 통과시켰다.
반면에 2004년에 취임한 주제 마누엘 바로수 집행위원장의 리더십은 그리 강력하지 못하다. 이렇다할 비전도 없다. 그러나 2002.6~2004.7월까지 포르투갈 총리를 역임한 바로수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실시하였고 영국이 선호하는 집행위원장이다. 올해 후반기 순회의장국인 프랑스나 독일도 바로수의 연임을 지지하였다. 일부 회원국가운데 헝가리의 사회당 등 중도좌파 정치인들은 바로수의 연임을 그리 내켜하지 않지만 그래도 주요 회원국들이 바로수의 연임을 지지하고 있어 그의 연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회원국들은 유럽의회와의 논의를 통하여 바로수 위원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바로수가 연임해도 경제침체에 접어든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정책공조는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리더십이 부족해 프랑스나 독일 등 주요 회원국의 이견을 조정하고 합의를 이루어 내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안 병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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