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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년만에 미국에 흑인대통령이 탄생했다. 설마 혹은 확실하다고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너무 감격하고 놀랐다. 오바마가 선거구인 시카고에서 11월4일 저녁(현지시각) 승리 연설을 했을 때 많은 참석자들이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의 연설도 감동적이다. 그는 첫 마디에 과연 미국의 민주주의가 살아있는지 의심했던 사람들이나 두려워했던 사람들도 오늘 밤 그 결과를 보았다. 여러분이 오늘 승리의 주역이다라는 말을 했다. 그리고 자기와 경쟁했던 공화당의 맥케인 후보를 애국자로 규정하며 흑백, 아시아계 모두 힘을 합쳐 경제위기와 테러와의 전쟁, 지구온난화 등을 극복하자고 호소했다.

     유럽에서도 오바마의 대선 승리를 환호하였다. 필자는 지난 여름에 이 칼럼에서 프랑스 사람들이 오바마 후보에 대해 매우 부러워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프랑스는 옛 식민지였던 아프리카계 이민자들이 많다. 그러나 이들은 프랑스 시의회나 시장이 되기는 했지만 아직 대통령 후보가 되지는 못했다. 아니 아직 프랑스에서 이런 일이 가능하리라고 생각이나 하고 있을까?
     그러나 오바마의 이런 환호속에 다른 중요한 소식이 묻혀 버렸다. 바로 선거일인 11월4일 러시아는 폴란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소도시 칼리닌그라드(Kalingrad, 옛 독일명 쾨니히스베르크- 2차대전 후 소련영토가 됨)에 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하였다.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러시아와 불량국가(rogue states, states of big concerns)의 핵무기 공격에 대응해 폴란드와 체코에 미국의 미사일 요격기지 건설을 포함하는 미사일방어계획(MD: Missile Defence)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즉 이 두 나라에 미국의 핵무기와 요격시설을 배치하고 러시아 등에서 만약에 발사할지도 모르는 핵무기를 사전에 요격한다는 것이다.

              오바마의 앞날 순탄치 않을 듯
     러시아는 미국의 MD 계획 대응책으로 자위권을 행사해 칼리닌그라드에 미사일을 배치한다고 밝혔다. 칼리닌그라드는 폴란드, 리투아니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이곳에 러시아 미사일이 배치되면 폴란드나 체코, 헝가리는 물론이고 독일이나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 대부분도 러시아 미사일의 사정거리안에 들어온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점을 우려하며 조지 부시의 공세적인 정책이 신냉전체제를 야기한 것이 아닌가하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러시아가 그러나 핵무기 배치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에 실제 배치에는 시간이 걸릴 테이고 이 과정에서 내년 1월 대통령에 취임하는 오바마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밖에 없다. 부통령 당선자인 조 바이든 (Joe Biden) 의원이 오바마가 취임하면 6개월안에 그의 용기를 테스트받을 것이라는 발언도 농담으로 했는데 이제 상황이 그렇게 되었다. 과연 오바마는 ‘폴란드 미사일 위기’로 치닫을 수도 있는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일부에서는 이 미사일 사건이 1962년 발생한 쿠바 미사일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그 해 10월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중이자 케네디 대통령은 쿠바행 선박의 전면 봉쇄와 미국이 이 문제를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경고하였다. 결국 협상을 통해 미국은 쿠바를 침략하지 않고 터키에 배치하려 했던 쥬피터 미사일 등을 배치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였고 소련은 쿠바에 건설중이던 미사일 기지를 그만두었다. 역사학자들은 당시 위기가 거의 3차대전으로 갈 뻔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문제는 경제-경제-경제
     그러나 오바마의 가장 큰 난제는 무엇보다도 대공황이후 최대의 경제침체인 경제문제이다. 내년도 미국의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제 경제위기가 시작되었을 뿐이다. 전임자인 조지 부시가 남겨준 유산은 경제가 가장 큰 문제이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 지구온난화 등 골칫거리가 산적해 있다.
     우리나라에서 한나라당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전임 정권이 남긴 ‘설거지’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오바마가 이런 발언을 할리도 없고 설령 한다 하더라고 유권자에게 통할리도 없다. 유권자들이 경제와 전쟁 문제 등을 해결하라고 오바마를 뽑았기 때문이다.
    과연 오바마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경제를 살리고 일방적인 아닌 다른 국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협조적인 국제관계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까? 필자는 너무 큰 기대를 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미국 정부는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일방주의 외교정책이 하나의 전통이다. 약간의 차이점은 대통령 개인에 따라 일방주의 외교정책의 톤이 조금씩 달랐을 뿐이다. 경제문제 또한 해결이 쉽지 않다. 이제야 경기침체가 시작되고 있을 뿐이다.
   안 병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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