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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30 10:56
핀란드, 유럽연합(EU)과 ‘늑대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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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의 나라 핀란드와 유럽연합(EU)이 때아닌 늑대전쟁을 벌이고 있다. 멸종위기에 빠진 동물을 보호하려는 EU와 자식같이 여기는 순록을 빼앗기지 안으려는 지역주민들간의 싸움이다. 자세한 내막을 알아보자. 늑대와 순록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서 북쪽으로 약 600km 떨어진 조그만 시골동네 사라바라(Saaravaara).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 곳은 북극에서 아주 가까운 동네로 이 곳 주민들에게 순록은 운송수단이자 식용의 고기로 사용되는 아주 중요한 재산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수십마리 순록이 잇따라 죽임을 당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순록을 죽이는 늑대의 출현, 이를 둘러싼 주민과 핀란드 정부, EU의 행정부 역할을 하는 집행위원회(집행위)간의 갈등이 점차 깊어지고 있다. EU집행위원회는 늑대나 시라소니, 갈색 곰 등 멸종위기에 빠진 동물 보호를 골자로 하는 지침(Directive)을 2001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에따라 EU 27개 회원국정부는 자국내에서 이런 멸종위기에 빠진 동물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고 이를 준수하지 못하면 집행위로부터 경고를 받고 제소되기도 한다. 핀란드 정부는 지난 몇 년간 이 지침을 잘 지켰다. 이러다보니 순록을 데리고 사냥을 주업으로 삼는 사라바라 주민들의 불만이 커졌다. 순록이 한마리 두마리 죽어나가면서 몰래 늑대를 죽이기도 했지만 정부가 이를 금지하면서 숨바꼭질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주민들이 순록과 자녀들을 늑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늑대 사냥허가를 요청해도 신통치않다. 절반 정도의 요청이 거부당하기 때문이다. 핀란드 농림부는 일년에 30건의 사냥허가증만 발행하고 있다. EU지침 때문에 죽어가는 순록의 수는 급증했다. EU지침이 시행되기 전인 1998년 22마리의 순록이 시라소니의 급습을 받고 죽었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이 숫자는 무려 102마리로 5배 가까이 늘었다. 주민들, 늑대 때문에 러시아와 EU 집행위원회 증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기 때문에 순록을 죽이는 늑대는 대개 국경너머에 서식하는 러시아 늑대들이다. 2차대전당시 러시아의 점령으로 러시아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지니고 있는 주민들이 많은데 이제는 러시아 늑대 때문에 러시아 증오 감정이 커지고 있다. 40살의 주민 티모 모일라넨은 “옛날에는 러시아 사람들을 증오했는데 이제 러시아 늑대와 시라소니를 증오한다”고 IHT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주민들은 특히 자국이 1995년 1월1일 EU회원국이 되기 전에 순록을 해치는 늑대나 시라소니 등 포악한 동물들을 마음대로 사냥할 수 있었는데 이제 이런 권한을 빼앗겨 버렸다며 불만이 매우 크다. 핀란드 정부는 주민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들어가며 EU지침을 지키왔는데 일년전 EU집행위원회로부터 제소당했다. 집행위는 핀란드 정부의 멸종위기 동물 보호가 미흡하다며 핀란드를 유럽연합법원(European Court of Justice: ECJ)에 제소했다. 법원이 핀란드의 보호조치를 미흡하다고 판결을 내리면 핀란드 정부는 동물 사냥 금지 규제를 더 강화해야만 한다. 현재 핀란드 정부는 집행위와 주민들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주민들은 정부가 자신들의 재산도 제대로 지켜주지 못한다고 비판을 퍼붓고 있다. 반면에 정부는 주민들을 보호해주고 싶어도 EU회원국으로서 의무를 다해야 하기 때문에 그럴수가 없다. 핀란드는 특히 EU지침을 제대로 지켜 늑대 등 멸종위기에 빠진 동물들의 수가 급증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추산에 따르면 1996년 이 지역에 약 100마리 늑대밖에 없었으나 현재는 300마리 정도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참다못한 이 곳 주민들은 EU집행위원회 스타브로스 디마스 환경담당 집행위원에 항의서한을 보냈다. 어떤 과격한 주민은 디마스 환경담당 집행위원 우편함에 총알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위협도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비록 이 지역주민들은 EU의 벽서지역 지원 프로그램인 구조기금으로부터 일부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막상 위협적인 늑대나 시라소니로부터 순록과 자녀들도 보호하지 못하는 마당에 EU지원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 안 병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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