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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은 불확실성의 해, 승자와 패자는?
폴 케네디, 승자는 중국과 인도/패자는 러시아, 베네수엘라
독일도 상대적으로 괜찮은 입지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를 이해하는 키워드는 ‘불확실성’(uncertainty)이다. 영국의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30일 올해를 전망하는 기사에서 전 세계 경기침체 극복할 수 있을까? 중국은 위안화를 평가절상할까? 중앙은행들은 계속해서 협조할 수 있을까? 하는 많은 문제에 대한 답을 제시하면서 이런 질문 모두를 관통하는 핵심어로 불확실성을 꼽았다. 이런 불확실성을 염두에 두면서 올해 그래도 상황이 괜찮은 나라와 불리한 나라 등을 전망해본다.

          디커플링(decoupling)은 현실인가, 신화인가?/중국과 인도는 승자
      최근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올 경제를 분석하는 특집기사를 실었다. 성조기를 몸에 두른 사람이 절벽에서 떨어지는데 이 낙하중인 사람(미국인)을 세 사람이 잡아당기고 있다. 중국이나 인도 같은 신흥경제권(emerging economices)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서론에서 미국 등 선진국 경제와 신흥경제권 경제가 서로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지 않다는 이른바 ‘디커플링’(탈동조화)은 사실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제기했다. 즉 미국발 경기침체로 유럽연합(EU), 일본, 중국,우리나라 등 세계 각 국이 잇따라 경기침체나 경기둔화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흥경제권도 국가별로 차이가 있어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약간의 디커플링은 있다는 것이 이 기사의 논지이다.
     미국 예일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로 <강대국의 흥망>, <21세기를 준비하며>의 저자로 유명한 폴 케네디(Paul Kennedy) 교수도 지난 3일 미국 ‘블룸버그통신’ 기고문을 통해 경제위기라는 대도전속에서 상대적으로 괜찮은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를 분석하였다. 그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나라이다. 중국은 2007년까지 거의 연평균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하였으나 올해에는 7%내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된다. 미국이나 EU가 마이너스나 거의 제로 성장을 예상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약진이다. 인도의 경우 2007년은 9% 성장했으나 올해는 5%내외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도 중국과 인도가 경제위기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괜찮은 편이라고 분석하였다.
     친디아(Chindia:중국과 인도)가 이처럼 경제위기 가운데서도 선전할 수 있는 이유는 약간 상이하다. 중국은 우선 국내 저축률이 높은 편이다. 미국 시민들의 저축률이 마이너스이고 신용카드가 없으면 미국인들이 살 수 없는 것과 아주 대조적이다. 또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율이 18%에 불과하다. 지난해말을 기준으로 외환보유액도 1조9000억달러로 엄청나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재정이 괜찮기 때문에 경기부양책에 쏟아부을 돈이 있다. 다른 나라들의 경우 정부 재정적자도 심각하고 유동성 확보에 혈안이 되어 있는 상황이어 국채발행이나 돈을 빌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인도 금융기관들도 부실화가 그리 심각하지 않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증권에 그리 많이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는 또 대규모 부양책을 실시하고 있다.

           자원외교로 큰 소리 치던 러시아와 베네수엘라는 패자
     반면에 최근 몇 년간 유가의 고공행진으로 돈이 넘쳐흐르던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이란,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혜택을 입었던 브라질이나 칠레 등은 이번 경제위기에서 패자들에 속한다. 특히 러시아는 1998년 경제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걸하는 입장에 있었다. 그러나 2000년부터 유가가 오르기 시작하더니 지난해 상반기에는 배럴당 140달러를 돌파하였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로 수요감소가 계속되면서 유가는 현재 40달러선대로 추락하였다. 러시아나 베네수엘라는 벌어들인 돈으로 정부재정을 건전화하기 보다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많이 사용해 재정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따라서 경기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풀 돈이 많지 않다.

            중동부유럽 고전...독일은 선전할 듯
     지난 2004년 5월 유럽연합(EU)의 회원국이 된 헝가리, 에스토니아, 라트비아는 2007년까지만 해도 고속성장을 거듭하였다. 그러나 경제침체가 계속될 올해에는 상황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헝가리는 올 해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이 예상된다.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도 경기둔화를 피할 수 없다.
     반면에 독일은 영국이나 프랑스, 이탈리아 등 EU의 빅포(big four)와 비교해 괜찮은 편이다. 독일은 기계나 자본재 산업이 강하고 기반시설이 굳건하다. 또 소비자들도 부채를 많이 지고 있지 않아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정책적 재량이 남아 있다. 물론 올 가을 총선을 앞두고 대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기민당-기사당/사민당이 표심을 잡기 위해 인기영합적 정책을 실시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영국은 2000년 초부터 시작된 부동산 경기호황으로 부동산 붐이 불었다가 꺼지면서 모기지 업체와 은행이 부실이나 도산이 잇따랐다. 스페인도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서 비슷한 상황이다.
     올 해 경제위기에 직면한 각 나라들이 이 도전을 얼마나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가는 그동안 정부 재정의 건전함과 위기 속에서의 정책실행여부에 달려있다.
안 병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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