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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연구중에 여름방학에 컬리지에서 파타입잡을 가졌다. 일을 하면서 함께 일하던 폴란드 친구들을 알게 되었다. 2004년 5월1일 폴란드와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발트3국, 키프로스, 몰타.  주로 과거 공산권에 속했던 중.동부유럽 10개국이 유럽연합 (EU)에 가입했다. EU가입이후 신규 회원국 국민들은 비교적 자유롭게 다른 회원국으로 가서 공부하거나 취업할 수 있다. 폴란드 학생이 영국대학교에 입학하면 영국인과 같은 학비를 낸다. 비유럽연합 학생의 학비와 비교해 보통 1/3정도에 불과하다.
     필자의 폴란드 친구는 폴란드에서 대학교를 졸업했으나 별다른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고 케임브리지로 와서 이런 일 저런 일을 했다. 이 친구는 컬리지에서 월~금요일까지 일하고 주말에는 다른 곳에서 청소부로도 일하고 있었다. 청소부 평균 임금은 시간당 5파운드. 하루 4시간씩 주당 5일씩 근무하면 한달 월급이 약 4백파운드정도 된다. 필자가 놀란 것은 영국 청소부의 월급이 폴란드 의사의 연봉보다 많다는 것이었다.
     폴란드 물가가 영국보다 몇배 싸고 1인당 국민총생산도 영국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폴란드 1인당 국민총생산: 1만3300달러, 영국은 3만300달러) 1이다. 이렇다보니 폴란드 의사도 영국으로 많이 오고 젊은이들도 앞다투어 영국으로 와서 일하고 있다. 폴란드 기업은 야단이 났다. 정작 자국에서 일해야 할 젊은이들이 월급이 많은 영국이나 다른 유럽연합 회원국으로 속속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런 젊은이들을 붙잡아둘 뾰족한 방법이 없다.
     유럽연합의 동구권 확대이후 동구권 사람들의 서유럽 이주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독일이나 영국, 덴마크, 아일랜드 같은 나라는 공통적으로 낮은 출산율로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동구권 사람들이 이런 나라에 와서 일을 하는 것은 법적으로도 별로 문제가 없다. 또 신규 회원국 국민들이 기존 회원국으로 와서 일을 해도 대개 청소부나 건설근로자 등 그 나라의 3D 업종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기존 회원국들로서도 이 사람들이 자국 국민의 일자리를 뺏았지는 않는다. 문제는 어느 사회나 포퓰리스트 정치인이나 이에 편승하는 언론들이 있어 이주민 문제를 대개 부정적으로 묘사한다. 또 마치 이주 노동자들이 범죄의 온상인 것처럼 취급하는 경우도 흔다.
     경제논리로는 필요한데 이런 문제가 정치문제가 되면서 논란이 커지는 셈이다.
     영국과 스웨덴 등 일부 기존 EU 회원국은 신규 회원국 국민들이 거의 별다른 제약없이 자국으로 들어와 일할 수 있게 했다. 폴란드 같은 신규 회원국 국민들은 영국으로 와서 직업을 얻고 당국에 신고만 하면 된다. 3D 직종의 인력이 필요하고 또 인력이 들어오면 당연히 시장원리에 따라 경쟁을 하게 되니까 자국 기업들이 필요한 인력을 구할 수 있으리라는 이유에서였다. 반면에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등 중.동부유럽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회원국들은 7년간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금지했다. 즉 신규 회원국 국민들이 들어와서 일을 하려면 취업허가가 필요하다.
     최근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의 이주 붐을 분석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유럽내 폴란드 노동자들 (취업허가서 기준)
     독일: 32만1800건
     영국: 12만9400건
     아일랜드: 6만4700건
     이탈리아: 3만3500건
     네덜란드: 2만6500건
     노르웨이: 2만3800건 (유럽연합회원국이 아님)
     오스트리아: 1만8100건
      (출처: 파이낸셜타임즈 2006.8.29)

     폴란드 사람들이 독일에서 일하려면 까다로운 취업허가를 취득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폴란드인들에게 가장 많은 취업허가서를 발급했다. 보통 폴란드에서 버스나 기차를 타고 2~3시간이며 독일에 온다. 폴란드안을 여행하는 것과 비슷한 거리이다. 독일에 와서 청소부라도 해서 1년만 일하면 폴란드에서 몇 년간 잘 살 수 있다. 이런 좋은 기회가 있는데 누가
가만히 있겠는가?
     유럽의 대이동을 보면서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간의 이주 노동자들을 한번 생각해 본다.
     일본에서 불법취업하고 있는 한국인들은 꽤 많다. 대개 이들이 하는 일도 폴란드사람들이 서유럽국가로 와서 하는 일과 비슷하다. 일부는 범죄조직에 가담하기도 한다. 과거 역사 때문에 일본과의 관계는 좋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일본이 우리보다 잘 살기 때문에 일본으로 돈을 벌러가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연변에 살던 많이 동포들이 국내에서 일하고 있다. 어떤 동포의 경우 농장에서 거의 노예와 비슷하게 일을 했다. 동포를 농장에 소개해준 중간 브로커가 동포 임금의 상당부분을 소개비로 챙겼다. 고국이라고 한국을 찾아왔던 많은 중국 동포들이 아픈 기억을 안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아는 한 교수님은 정년을 한 후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중국교포를 위해 일을 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한국에 있는 중국교포를 존중해주자는 것이 이 분의 목표이다.  
    안병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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