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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7 19:15
‘스트레스 테스트 스트레스 받네!’
조회 수 1016 추천 수 0 댓글 0
‘스트레스 테스트 스트레스 받네!’ 미국와 독일 스트레스 테스트에 상이한 반응 미국발 금융위기는 색다른 용어를 양산하고 있다. 부실자산은 영어로 ‘유해한 자산’(toxic asset)이라고 불린다. 또 요즘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라는 말이 빈번히 언론 보도에 오르내리고 있다. 무엇이 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말인가? 신문을 읽다보면 용어가 많이 나와 스트레스를 받게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두고 미국과 독일, 프랑스가 상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왜 무엇 때문에 그럴까? 스트레스 테스트가 각 국을 열받게 만들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불황에 우울한데 이런 말이라도 속시원스럽게 풀어보자. 개별 금융기관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테스트 자체가 불필요 미국은 이달 초 금융기관의 재정건전성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를 보면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19개 기관가운데 모두 10곳이 모두 746억달러의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금융기관의 재정상황을 정확하게 공표해 이를 채우고 나면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되고 그러면 돈이 다시 돌게 된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하면서 “미국 은행들을 뒤덮고 있던 불확실성의 구름이 걷혀졌다”라는 말을 했다. 그러나 결과발표에 대한 뒷말도 무성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일부 언론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재무부가 금융기관들의 재정건전성 평가를 하는데 보충해야 할 자산을 높게 잡았다가 은행들의 간청으로 이를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즉 정부는 금융기관들의 부실정도가 심해 많은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는데 은행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를 낮췄다는 것. 어쨌든 미국은 경제위기에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금융기관들의 스트레스를 측정, 현 상황을 공개하고 스트레스 해소방안을 권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런데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럽 각 국에도 스트레스 테스트를 권고하자 독일과 프랑스가 발끈하고 나섰다. 독일, 스트레스 테스트 “불필요하다” 독일의 페어 슈타인브뤽(Peer Steinbrueck) 재무장관은 최근 연방하원에서 발언을 통해 “미국의 스트레스 테스트가 발표이전에 변경되었기 때문에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FRB와 재무부가 은행들의 간청을 들어 재무건전성을 조금 높여주었다는 점을 간접 비판했다. 슈타인브뤽 재무장관은 또 “개별 금융기관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공개는 이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저하시킨다”며 반대했다. 그는 금융기관에 대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겠지만 개별 은행별로 발표하지 않고 몇 개 금융기관이 모두 얼마정도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총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개별은행의 자본건전성 발표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다는 시각인 반면 독일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 뜨린다고 보고 있다. 문제를 정반대로 인식하고 있다. 독일 재무장관이 이처럼 정반대의 시각을 제시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우선 정치인에게는 재집권이 최대의 목표이다. 올 9월말 독일에서는 총선이 예정되어 있다. 현재 대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기민당/기사당과 사민당은 표심잡기에 여념이 없어 정책을 두고 다른 목소리를 내는데 여념이 없다. 이 때문에 총선을 앞두고 금융기관 종사자들에게 표를 빼앗길 개별 금융기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공개를 좋아할 리가 없다. 아무래도 재무건전성이 떨어진다고 판명이 난 금융기관들은 자체적으로 자본확충을 하지 못하면 정부의 공적자금을 수혈받게 되고 이럴 경우 지원에 대한 대가로 감원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슈타인브뤽 재무장관은 사민당원의 중진 의원으로 총선을 매우 의식하고 있다. 프랑스도 독일과 유사하게 기존의 감독기구가 금융기관 감독을 잘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스트레스 테스트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지난달 초 런던에서 열린 주요국 경제정상회담(G20)에서도 금융규제 강화를 정책우선순위로 두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선호한 미국이나 영국과 정책대조를 보였다. 아무래도 독일이나 프랑스는 ‘먹튀자본’, 즉 단기간의 이윤을 얻기위해 헐값에 기업을 사들여 투자이익을 올리고 떠나는 헤지펀드에 대한 감독당국의 감독미비가 금융위기를 유발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미국이 제대로 하지도 못해 80여년만에 최대의 경제위기를 촉발하고도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이나 충고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생각도 깔려 있다. 또 하나는 유럽연합(EU) 차원의 스트레스 테스트가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금융기관 감독은 아직도 상당수가 개별 회원국 차원에서 시행되고 있고 EU 차원에서는 조정하고 협력하는 정도이고 강제력이 없다. 27개 회원국 가운데 16개국이 단일화폐, 유로를 채택해 이들 나라들의 금융정책-이자율 인상이나 인하-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이루어진다. 반면 세금인상이나 인하와 경기부양 등의 재정정책이나 경제정책은 각 국이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물론 EU가 국경없는 단일시장이어 회원국 금융기관들이 다른 회원국에서 영업을 할 때 기본적으로 따라야할 최소한의 준수조건이 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고 유럽차원의 강력한 감독권한이 없다. 이번 금융위기에서 미국과 EU 회원국간의 정책차이나 인식의 차이가 많이 드러나고 있다. 스트레스 테스트도 양자간의 차이점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로 의미가 있다. 일부에서는 미국 금융기관의 경우 그동안 부실자산액수를 공개하고 상각을 많이 단행한 반면 유럽의 금융기관들은 아직 부실자산 상각을 그리 많이 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유럽 금융기관들의 부실과 그 여파가 심각한 문제가 되리라고 보고 있기도 하다. 이런 전망이 사실로 드러날지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이 문제는 우리에게도 먼 나라의 일이 아니다. 올해 만기예정인 우리나라의 단기외채는 2000억달러 정도. 유럽은행이 이 외채의 60%를 빌려주었다. 따라서 독일이나 영국 등 주로 서유럽은행의 부실이 더 커져 최악의 경우 외채를 연장해주지 않는다면 이는 국내 금융기관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헝가리나 체코, 발트3국 등의 경제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서유럽 은행들은 이들 신규 EU회원국에 많은 돈을 빌려주었다. 따라서 신규 회원국 은행이 부실에 빠지면 서유럽 은행의 부실, 우리 대외외채 연장 어려움, 우리 금융기관의 부실이라는 연쇄반응이 이어질 수 있다. 지난 2월말 영국의 ‘이코노미스트’가 신흥시장 가운데 우리가 금융위기에 매우 취약하다고 진단, 국내 정책당국을 당혹하게 했다. 이코노미스트의 분석도 위에 언급한 서유럽은행의 동구권 과다노출 등을 근거로 들고 있다. 너무 낙관할 필요도 비관할 필요도 없지만 중요한 점은 현실을 똑바로 인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안 병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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