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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콩’과 중국의 아시아 지역 패권
    “중국은 아시아에서도 패권적 위치에 있지 못하다”

       최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상콩’(Shangkong)이라는 신조어를 선보였다. 중국의 상하이(Shanghai)와 홍콩(Hongkong)이 힘을 합쳐 글로벌 금융센터로 대두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 신조어 출현의 배경이다. 미국발 경제위기로 글로벌 금융센터로 자웅을 겨뤄왔던 미국의 뉴욕이나 런던은 점차 위상이 약해질 것이다. 반면에 상하이와 홍콩은 두 도시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중국 당국이 좀 더 노력만하면 새로운 글로벌 금융센터가 될 수 있으리라고 전망했다.
       미국이나 영국, 동남아 등 세계 각 지역에서 중국의 부상과 대응정책이 화두가 되고 있다. 동아시아 역사에서 중국과 일본 모두 동시에 강대국이었던 때가 없었다는 점, 그리고 중국은 평화로운 부상을 강조하지만 과연 그럴까하는 점이다. 국가간 힘의 불균형과 이것이 빚어내는 불평등한 국제관계를 중시하는 현실주의(realism) 정치이론의 시각에서 보면 강대국은 파워(power)를 행사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인용한 FT의 상콩 이라는 단어도 중국의 부상이라는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주간지 뉴스위크(Newsweek)는 중국의 부상관련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칼럼을 게재했다. 즉 중국은 아시아에서조차 지도적인 위치에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주장을 전개하며 분석해본다.

            ‘중국식 모델’은 문제투성이-일본, 한국보다 많은 점에서 뒤떨어져
     우선 중국의 경제규모는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보다 크다. 그러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나 기술력, 제도의 선진화는 매우 뒤떨어진다.
               <표 1 중국과 일본, 한국의 GDP 비교, 출처: CIA World Fact book 2009년판>


  GDP
  1인당 GDP
  인구
  국토면적
산업구조
   중국
4조2220억달러
  6000달러
13억
959만평방킬로미터
농업 10.6%
제조업 49.2%
서비스업 40.2%
   일본
4조8440억달러
   3만4200달러
1억2700만명
  37만평방킬로미터
농업 4.4%
제조업 27.9%
서비스업 66.4%
   한국
8575억달러
2만6000달러
4천850만명
9만8480평방킬로미터
농업 3%
제조업 39.5%
서비스업 57.6%

   비고
공식환율기준
구매력평가기준

  
(1인당 GDP는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일반적인 지표보다 더 높게 나옴)

우선 GDP를 보면 중국이 일본을 많이 따라잡았다. 양국가 모두 4조달러가 넘었다.  말 그대로 중국은 ‘잠룡’에서 욱일승천하는 용이 되고 있다. 반면에 1인당 GDP의 경우 일본이 중국보다 약 5.5배, 우리나라는 중국보다 4.3배가 많다. 산업구조도 중국은 농업비중이 10%를 넘고 서비스업도 40%를 약간 넘고 있으나 우리나라와 일본은 서비스업 비중이 훨씬 높다. 중국 지도부도 중국식 성장의 문제점으로 낭비가 심한 중복 과잉투자, 부실한 국영기업, 대규모 자본수출, 심각한 환경오염 등을 지적했다.
     이런 통계수치와 함께 무시할 수 없는 지표가 정치제도이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중국과 비교, 덜 부패했고 효율적인 행정체제를 지니고 있다. 아울러 일본의 기술경쟁력은 월등하게 앞서 있다. GDP의 3%는 넘는 돈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으며 첨단기술부터 철강까지 일본은 첨단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뉴스위크는 또 우리나라의 혁신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일본과 중국이라는 ‘고래에 낀 새우’라는 위치의 한국은 국제혁신지수 조사에서 2위를 차지했다. 반면에 중국은 27위에 그쳤다.
     현실이 이런데도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의 아시아내 지도력을 의문시하지 않고 수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뉴스위크는 우선 아시아 국가에 펴져 있는 유교적 전통이 위계구조와 질서를 존중하기 때문에 중국의 지도력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세계화시대에 인터넷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싱가포르는 이를 적극 활용, 이 지역내 경쟁력을 갖추었다. 마찬가지로 중국도 인터넷의 발달로 검열이나 통제를 일일이 다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또 하나는 중국의 군사력이 과연 일본을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중국은 아직 항공모함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데 일본은 이를 보유하고 있다. 항공모함없이 군사력을 다른 지역에 투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중국의 지도력을 아시아에서 조차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군사력을 확대하는 중국에 대한 정책이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중국의 부상과 일본의 견제, 양국가의 라이벌 관계 때문에 아시아내 다자적 협력기구 결성은 쉽지 않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등 양국이 상호관심사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다보면 협력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수도 있다고 여기고 있다.
안 병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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