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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전략 시기찾기 정말 어렵네
    대공황시기의 큰 교훈, 잊지말자 1936-37년! 시기와 방법이 문제

      요즘 경제면 뉴스에서 출구전략(exit strategy)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경기침체 시기에 정부와 중앙은행이 사용했던 확장적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부작용없이 서서히 거두어 들이는 전략을 말한다. 경기침체로 정부는 실업자가 급증하자 실업급여에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하고 예산도 조기에 집행한다. 또 각종 근로사업 등을 만들어 실업자 구제에 나선다. 중앙은행은 금리를 낮추어 기업이나 개인들의 생산과 소비를 장려한다.
      이런 정책이 효과를 거두었다고 판단되면 정부는 이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 경기침체로 정부의 세수는 줄어드는데 적자재정을 감수하고 계속해서 정부 돈을 풀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리고 경기가 회복된다면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의 우려가 높다. 반대로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지 않았는데 섣불리 출구전략을 시행해 금리를 올린다면 경제회복이 싹이 트기 전에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정부나 중앙은행은 이런 출구전략의 시점(timing)을 제대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 FT)는 랜달 크로스너(Randall Kroszner)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미국의 중앙은행, 이하 연준) 이사의 칼럼을 통해 출구전략의 시기와 방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글을 게재했다. 이 글을 분석하면서 시사점을 알아본다.

                     상기하자 1936-1937년!
      경제학자들은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 시행했던 출구전략에서 역사적 교훈을 얻는다. 출구전략을 너무 일찍 도입해(1936-37년) 경제를 극심한 침체에 몰아넣었던 시기는 1937-1938년이다.
      대공황의 극심했던 1933년 약간의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기록했던 미국 경제는 36년까지 소폭의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당시 FRB는 경기회복이 이루지고 있다고 보고 1936년과 이듬해 시중에 나돌던 유동성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연준은 시중은행이 예금자의 인출요구에 대비해 법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법정 지급준비율을 높이라고 시작했다. 1936년 초 20%정도였던 지급준비율은 1937년 26%까지 올라갔다. 각 국의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을 감독하고 최종 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로서 시중은행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 도움을 준다. 경기가 좋지 않으면 시중의 돈가뭄(‘돈맥경화’)을 해소하기 위해 지급준비율을 낮춘다. 경기가 회복된다고 보면 인플레이션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지급준비율을 높인다. 이렇게 되면 시중은행은 예금대비 더 많은 돈을 은행 내부에 보유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시중이 풀린 돈의 양이 줄어든다.
      그러나 당시 미 연준의 출구전략은 뼈아픈 실책임이 드러났다. 출구전략을 실행한 다음해 그러니까 1937년과 1938년 미국 경제는 -5%에서 -10%로 최악의 경기침체를 경험했다. 흔히 말하는 ‘더블 딥’(double-dip)이다. 즉 경제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것을 경기침체라고 하는데 회복세를 보이던 경기가 다시 두 번이나 연속 하강하는 이중하강을 의미한다.

            국내 금리 2%, 미 금리 0~0.25%, 유로존 1%
      국내에서도 최근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금리를 6개월 연속 2%로 동결했다. 기획재정부도 아직은 출구전략을 시행할 단계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반면에 미국의 연준은 출구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듯한 신호를 보냈다. 연준은 12일 열린 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결정기구)성명서를 통해 금리를 현 수준인 0~0.25%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현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신중하면서도 낙관적인 견해를 제시했다.금융시장이 개선되고 있고 가계 소비도 안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따라 3000억달러 규모의 국채매입을 10월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이 시중에 있는 국채를 매입하게 되면 시중에 돈이 풀린다. 연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량의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중에 돈을 풀었는데 이런 프로그램을 2달 후에 그만 두겠다고 밝힌 것이다.
     아직 유로존(Eurozone, 단일화폐 유로화를 채택한 EU 27개 회원국 중 16개국)은 출구전략 도입 징후가 없다. 약간의 긍정적인 신호는 EU 최대의 경제대국 독일의 각종 경제지표이다. 수출과 산업생산이 증가세로 돌아섰고 일부 경제학자들은 3분기 경제성장이 플러스도 돌아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국내총생산에서 수출입이 차지하는 비중)는 80%가 넘어 그만큼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과 EU의 경기회복에 국내 경제회복이 기대는 비중이 높다. 각 국의 출구전략 검토여부와 도입시기는 국내 정책결정자와 기업들에게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출구전략을 실행한다는 것은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섰음을 의미하고 이는 우리의 수출시장이 활력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요 수출시장의 출구전략 등을 제대로 분석해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안 병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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