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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9 21:00
금융기관 임직원 보수 감시 또 감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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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임직원 보수 감시 또 감시해야 혈세받고도 보너스 흥청망청...도덕적 해이 극심 지난해 9월15일 미국 굴지의 대형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Lehman Brothers)가 파산했다. 이어 다음달에는 굴지의 보험회사 AIG가 미 정부로부터 1800억달러(우리돈으로 약 265조원)라는 천문학적인 혈세를 긴급수혈받아 부도 위기를 넘겼다. 이후 줄줄이 사탕식으로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 및 다른 나라도 퍼진 이야기는 다 알고 있다. 그런데 24-25일 미국 피츠버그시에서 열리는 세계 주요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금융기관 임직원들의 보너스 상한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시발은 역시 AIG였다. 우리나라 일년 예산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혈세를 지원받아 파산을 막은 회사가 올 3월 중개인들에게 무려 1억6천만달러(약 1900억원 정도)의 보너스를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오마바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이를 강력하게 비난했고 AIG 회장은 의회에 불려나가 크게 혼이 났다. 그런데 이 문제를 두고 미국과 영국 대 프랑스, 독일 간의 의견차이가 크게 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원칙은 동의하지만 이 문제를 그리 강력하게 밀어부치지 않고 있는 반면 프랑스와 독일은 보너스 상한제를 정책 우선순위로 두고 피츠버그 정상회담에서 회원국들이 이 문제에 합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영성과와 무관한 급여 및 보너스 자본주의 사회에서 열심히 일해서 정당하게 돈을 벌어 세금을 제대로 내면 문제가 없다. 그런데 금융기관은 물론 기업 임원의 급여 문제의 핵심은 경영성과와 무관하게 급여나 보너스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즉 회사가 잘 되고 이런 공이 경영자에게 있다면 거액을 받아도 문제가 없지만 회사가 망했거나 경영이 좋지 않은 데도 보너스 환수 조항이 없어 보너스를 그대로 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보너스 상한제를 두고 큰 시각차가 드러나는 것은 금융위기의 근본원인에 대한 상이한 시각 때문이다. 프랑스와 독일은 이번 금융위기의 근본원인이 영미식 자본주의의 대폭적인 규제완화, 이를 틈탄 금융기관 임직원들의 탐욕으로 거액의 파생상품에 투자, 이 투자상품이 부동산 가격의 폭락으로 휴지가 되면서 자본주의 근간을 흔들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금융규제 강화와 급여 및 보너스 규제를 하는 것이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위한 우선순위이다. 프랑스 정부가 강조하는 윤리적 자본주의, 혹은 효율성과 연대성을 강조하는 독일식 사회적 시장경제 시각에서는 보너스 상한제는 우선순위이다. 특히 금융위기로 서민의 생활은 도탄에 빠져드는데 혈세로 기사회생한 금융기관 임직원들이 흥청망청 보너스 잔치를 벌이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반면에 미국은 국제경제체제의 불균형이 경제위기의 도화선이 되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만성적인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를 겪고 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한다. 이런 국채를 대표적 흑자국가인 중국과 독일, 일본이 마구 사들여 미국의 경제를 지탱해주고 있다. 따라서 이런 불균형을 시정하지 않으면 경제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물론 미국 일부에서도 지나친 규제완화와 금융감독 미비를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보고 있지만 이는 원인의 하나에 불과하다. 이런 상반된 시각 때문에 과연 피츠버그 정상회담에서 보너스 상한제가 합의될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기껏해야 큰 원칙에 합의하고 세부사항은 애매모호하게 남겨 둘 확률이 높다. 근로자 임금은 정체...임원 임금은 폭등 영국에서도 금융기관 임직원들의 보너스 문제가 불거졌다. 구제금융을 받아 정부가 대주주가 된 RBS나 Lloyds 은행의 임직원들도 보너스 잔치를 벌였기 때문이다. 최근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보도에 따르면 연금과 장기 인센티브 계획을 포함해 FTSE-100 회사(런던 주식시장에 상장된 100대 우량기업) 임원의 평균 급여는 1998년 1백만 파운드에서 2008년 4백만 파운드 정도까지 급등했다. 이는 보수관련 컨설팅을 하는 MM&K의 자료에 따른 것이다. 1998년 FTSE-100 임원들은 평균적으로 일반 근로자들보다 47배 더 받았다. 2008년 임원들은 근로자들보다 128배 더 받았다. 다른 컨설팅 회사 와츤 와이트(Watson Wyatt)에 따르면 영국 기업들은 임원에게 아일랜드 기업보다 조금 적게 주고 독일 기업보다는 훨씬 많이 준다. 영국 기업들은 전체 급여가운데 장기 인센티브(long-term incentive) 비중이 높은 경향이 있다. 기업 임원들의 급여가 급등하는 한 원인은 세계화 때문임을 이 잡지는 지적했다. 임원들은 시드니부터 프랑크푸르트에 이르기까지 일자리에 지원하며 한 거대도시에서 제공된 급여가 다른 도시에서 일할 당시의 최저 가이드라인 역할을 한다.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s)가 기업을 인수하면 임원들을 붙잡거나 새 임원을 고용할 때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보수가 뛰게 된다. 이런 점 때문에 상황이 잘못되어도 보너스를 환수할 수 없게 되었다. 또 하나는 결정된 기업 임원들의 보수액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보수책정 컨설팅 업체라는 산업의 성장도 임원들의 보수를 올리는 요인이다. 매우 놀랄만한 액수의 보수공개는 고액 연봉을 부추긴다. 우리나라 금융기관 임직원들의 급여는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아직까지 미국이나 영국처럼 고액 연봉을 받는 임직원은 드물다. 그렇다고 이 문제에 대해 강건너 불구경할 수는 없다. 우리 금융기관도 외국인 임원을 영입하는데 세계화 때문에 막대한 급여를 지불해야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보너스 상한제나 보너스 지급에 대해 G20 회원국들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유리하다. 안병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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