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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하늘의 별 만큼이나 수 많았던 우리의 이야기들
바람같이 간다고 해도 언제라도 난 안 잊을테요
         -윤형주 작사, 노래 ‘우리들의 이야기’ 중에서

12월은 하루 하루가 지나갈 때마다 무언가 아쉽고 서운한 느낌이 들게 만드는 달이다. 한 해의 끝자락, 시간은 언제나 그렇듯 우리를 쉬지않고 또 다른 여정으로 이끌어왔다. 조금이라도 더 만끽하고 싶었던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들도, 반면에 한 시라도 빨리 지나갔으면 했던 힘들고 슬펐던 순간들도, 시간은 조금도 지체하지도, 재촉하지도 않고 늘 주어진 만큼만을 허락했다.

2009년 1월 1일 새아침을 맞이하며 과연 또 한 해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두려움과 설레임으로 시작한 지난 한 해, 그리고 그 어느 해보다 정신없이 달려왔던 한 해, 12월은 그렇게 앞만 보며 달려왔던 한 해를 잠시나마 뒤돌아볼 수 있는 유일한 기간이다.

열심히 달렸던 순간 순간 중에는 몰랐는데 이렇게 뒤돌아보니 참 많은 이야기들이 쌓여 있다. ‘밤 하늘의 별 만큼이나 수 많았던 우리의 이야기들’이라는 노랫말처럼 그 많은 이야기들이 마음 속에서 수 많은 별빛이 되어 반짝이고 있다.

결코 쉽지만은 않은, 결코 즐겁지만은 않은, 그래서 마치 밤하늘 같이 어두울 수 있는 우리네 삶을 그럼에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그 별빛인 것 같다. 만약에 우리네 삶이 마냥 쉽고, 마냥 즐거운, 그렇게 환한 하늘이었다면 우리는 별빛을 발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 별빛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 속 별이 되어버린 우리네 삶의 조각 조각들을 빛나도록 해 주는 그 어두운 밤하늘에, 우리 삶의 고통과 슬픔들에 감사해야 한다.

이렇게 지나고 나면 모든 것들이 반짝이는 별이 되어 밤하늘을 수놓을 텐데, 지나고 나면 모든 게 소중해지고 그리워질 텐데, 우리는 늘 이 사실을 잊어버리고 힘겨운 순간들이 찾아오면 큰 고통과 슬픔에 사로잡히곤 한다. 혹시 여러분 중 그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 그렇게 큰 고통과 슬픔에 사로잡혀 있다면, 언젠가 지금 이 순간 조차도 아름다운 별이 되어 여러분 마음을 환하게 비추며 반짝이는 날이 찾아올 것이다.  

소중한 사람들, 감사한 일들, 알게 모르게 주어졌던 행복의 조각들, 이것들을 늘 발견하면서, 느끼면서 지냈더라면 좋았을텐데, 우리는 어리석게도 지나고 나서야 그것들을 깨닫곤 한다. 그나마 지나고 나서야 그것들을 깨달았는데 다행히도 그것들이 여전히 제 자리에 있는 것이라면 괜찮다. 아주 간혹 우리는 지나고 나서야 그것을 깨달았는데 슬프게도 더 이상 그것이 그 자리에 없는 경우를 경험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슬픈 경우는 소중한 사람의 존재를 잊고 지냈다가 그것을 뒤늦게야 깨달았는데 그 때는 이미 그 사람이 곁에 없는 경우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여러분의 밤 하늘을 밝게 비추는 별빛이 되어 주었던 소중한 사람이 지금 이 순간에라도 문득 떠오른다면 이 글을 읽는 것조차 잠시 멈추고 지금 당장 그 사람에게 진심으로 사랑과 감사를 전하시길 바란다.

지난 한 해 동안 내게 이런 저런 사랑과 도움을 베푼 사람들, 그 소중한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 하나 다시 그려보며 그들에게 다 전하지 못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12월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 한 편으로는 이렇게 뒤돌아보면 지난 한 해 동안 알게 모르게 저지른 잘못들,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이에게 고통과 상처를 준 부끄러운 순간들도 하염없이 떠오른다. 이미 늦었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그럼에도 지금이라도 용서를 구하고 사과한다면 그것 역시 또 하나의 아름다운 별빛이 되어 여러분의 밤 하늘을 비추리라.

어쩌면 어느 누군가에게는 정말 기억조차 하기 싫은, 안좋은 기억들로만 가득했던, 그래서 두 번 다시는 떠오르지 않았으면 하는 최악의 해가 2009년도일 수도 있겠다. 특별히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참 힘겨웠을 한 해였다. 하지만, 아무리 그 고통과 슬픔이 컸음에도 이렇게 생각해 보시라, 시한부 인생을 살다가 2009년이 되기 바로 전에 이 세상을 떠난 그 누군가에게 2009년은 단 하루라도 살아보고 싶었던 평생 소원이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그것이 유쾌한 것이든 불쾌한 것이든, 웃음이었든 눈물이었든, 지난 한 해 동안 여러분 마음에 별이 되어 자리하고 있는 그 수많은 일들이 언젠가는 여러분의 삶을 더욱 아름답게 비추는 날이 찾아올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지난 한 해의 순간 순간들 모두가 더 없이 소중하고 아름답게 간직되리라.

이제 얼마 지나지 않으면 2009년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은 과거의 시간으로 잠들어간다. 밤 하늘의 별 만큼이나 수 많았던 우리의 이야기들은 어느새 바람같이 떠나갈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떠나간다 해도 언제라도 잊지 않을 우리들의 소중한 이야기들, 그 소중한 이야기들을 만들어가는 하루 하루가, 순간 순간이 여러분 모두에게 커다란 행복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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