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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13년 만의 정권교체와 함께 국가의 새로운 리더를 맞이할 전망이다. 영국은 물론 유럽,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한 판 선거였다. 필자 옆자리에 않은 영국인 동료는 물론, 다국적 동료들도 요 며칠 동안은 틈만 나면 선거 얘기에 열을 올렸다. 총선 후보들의 TV 토론회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어제 토론회 봤냐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영국에 6년 째 살다보니 이렇게 총선도 지켜보게 된다. 사실, 처음에 총선이 치러진다는 말을 듣고는 당연히 한국의 대통령 선거일처럼 영국도 선거날이 공휴일인줄 알고 하루 쉬겠구나 기대를 했었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선거날이라고 따로 쉬지 않고 그대로 일과가 진행되면서 틈나는대로 가서 투표를 한단다. 참 특이한 놈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 종료시간인 밤 10시에 투표자들이 몰려서 일부는 투표를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이에 대한 논란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기에 처음부터 하루를 팍 쉬고 마음껏 투표를 하라고 했어야지... 차기 영국 총리가 될 것으로 확실시되는 보수당의 리더인 데이빗 카메론은 총리로서는 비교적 젊은 44세로, 그야말로 영국 정치의 새로운 모델로 떠올랐다. 사실, 필자는 한국에 있을 때부터도 정치에 그다지 관심이 많은 사람은 아니었는데,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영국 기사를 쓰다보니 어쩔 수 없이(?) 영국 정치에 대해 하나 하나 알게 되었다.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집권 당시만 해도 영국 정치에 대해 잘 몰랐고, 토니 블레어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다. 그러다가 그가 물러나고 후임자로 역시 같은 노동당 출신으로 재무장관을 역임했던 고든 브라운이 총리가 된 시점부터는 영국 정치와 브라운 총리에 대해 꾸준히 관찰할 수 있었다. 그런데, 브라운 총리가 처음 총리가 된 시점의 얼굴과 이제 총리에서 물러나는 요즘의 얼굴을 보면 그 사이에 사람 표정이 참 많이 바뀌었고, 특히 그 사이에 참 많이 늙어버렸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과묵하고 강단있는 이미지로 기대를 모으면서 총리가 된 브라운 총리는 초반에는 제법 인기를 얻었으나, 곧 여러 악재들이 겹치면서 인기가 급락했다. 무엇보다 영국의 불경기가 심화되면서 영국인들은 사사건건 브라운 총리와 집권 노동당을 씹었고(?), 야당들도 지난 10년 간 영국을 이 지경(?)으로 만든 노동당 정권과 브라운 총리를 갈아치워야 한다고 맹공을 가했다. 잘 해야 본전인 정치바닥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지난 몇 년간 맘고생이 심했을터, 브라운 총리의 변해버린 얼굴에는 그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지난 번에도 비슷한 주제의 글을 썼지만, 그 사람의 마음이 신기하게도 그 사람의 얼굴에 드러난다. 근심과 마음고생이 심하고, 다른 이들로부터 상처를 받거나 비난을 받으면 얼굴도 그렇게 바뀌어 간다. 매일 매일 보면 모르지만, 몇 년 전 모습과 비교해 보면 확연히 바뀐 것이 보인다. 그나마 말발 좋고 얍삽한 전형적인 정치꾼들은 그런 비난과 공격을 교묘히 피해가고 반격하며 때로는 이용도 하면서 그야말로 정치를 하건만, 가끔 말주변도 별로고 융통성도 부족한 정치인들은 속수무책 불쌍한(?) 얼굴이 되어간다. 안타깝게도 브라운 총리의 최대 약점이 바로 이 말주변 부족, 융통성 부족이었다. 사실, 리더는 그가 이끄는 조직이 크고 작고를 떠나서, 정말 잘 해야 본전이고 어쩔 수 없이 늘 자신을 반대하는 이들, 자신에게 불만을 가진 이들에게 끊임없이 욕을 먹고 공격을 당하는 자리이다. 필자처럼 별 볼일 없는 사람조차도 인생에서 몇 번의 몇 번의 리더를 경험했다. 중학교 시절 두 번의 반장, 그리고 군대에서의 내무반장. 진짜 별 것 아닌 자리였는데도, 반장을 할 때면 꼭 학급에 필자의 반장 스타일(?)이나 업무(?) 방식에 불만을 품는 불순세력(?)들이 존재해서 필자의 화를 돋구었다. 군대 내무반장 때도 마찬가지였다. 필자가 속햇던 중대는 조금 특이한 연대 본부중대라서 한 내무반에 무려 63명이나 있었던 나름 거대 조직이었다. 정말 공정하고 착한(?) 내무반장으로서 최선을 다 했건만, 꼭 보면 불만을 품거나 엉뚱한 뒷통수를 쳐서 필자를 곤란하게 만드는 녀석들이 존재했다. 그야말로 꼬딱지만한 조직을 이끄는 리더도 이토록 어려운데, 하물며 전 국민을, 국가를 이끌어야 하는 리더는 그 고충이 정말 상상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렇게 고충이 심한 리더를 그토록 하고 싶어하는 인간들이 무수히 존재한다는 것은 정말 미스테리다. 특히, 부끄럽게도 우리 한국인들은 두 명만 모여도 조직을 만들고 리더를 뽑는, 정치를 참 좋아하는 민족이다. 그것이 신실한 책임감과 조직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정말 아름답지만, 안타깝게도 그보다는 리더의 자리를 하고 나면 떨어지는 콩고물에 더 관심이 많아서 리더가 되고자 혈안이 된 이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어쨌든, 리더가 된다는 것, 참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아무쪼록 몇 년 뒤 데이빗 카메론의 얼굴이 지금에 비해 불쌍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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