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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의 모 기업에서 영국 신설 법인 설립 차 영국을 방문해서 필자를 통해 직원 채용을 하셨다. 면접관으로 오신 분은 그 기업에서 거의 평생을 근무하신, 그리고 그 동안 수 많은 직원들을 면접하고 채용하신 그야말로 베테랑이셨다.

필자가 확보한 몇 명의 후보들을 대상으로 3차 면접까지 매우 치밀하고 심도 깊게 인터뷰를 진행하셨는데, 하루는 필자에게 문득 이런 질문을 던지셨다.

“전성민 컨설턴트는 사람을 채용할 때 어떤 사람을 채용하라고 조언하시겠습니까?”

막말로 이걸로 먹고 사는 필자였건만, 기업의 베테랑 인사 담당자가 예고 없이 던진 이 단순하고도 어려운 질문에 순간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 당황했다. 하지만, 곧바로 이렇게 대답했다.

“저라면 선한 사람을 채용하라고 말할 것입니다.”

지난 3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헤드헌터로 근무하면서 고객사든, 구직자 후보든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왔다. 낯을 많이 가리고, 평생을 볼 사람이 아니면 잘 만나지 않는 필자에게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얘기를 나눈 것 자체가 어쩌면 너무나도 값진 경험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세상에는 참 선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 선한 사람들을 대하는 게 너무나 행복하다는 것을 배웠다.

고객사 중에서도 일을 떠나서 따로 뵙고 소주 한 잔 하며 그 분의 인생과 그 분의 경험에 대해 들어보고 싶은 고객들이 계셨고, 후보들 중에서도 이 분은 어떻게든 정말 좋은 일자리를 소개시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후보들이 계셨다.

특히, 어떤 후보들은 정말 내가 회사의 경영자라면 당장에라도 채용하고 싶을 만큼 선한 분들이 계셨는데, 너무나 운이 없어서, 또 이 분들이 너무나 약아빠지지(?) 못해서 취업에 성공하지 못하거나 때로는 영국을 떠나야 하는 경우들도 있었고, 그 때마다 정말 내 일처럼 안타까웠다.

얄궂게도 세상은 언제나 선한 사람의 편에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을 깨달았다.

때로는 비록 필자에게 실적을 가져다주는 고마운 후보지만, 정말 인간적으로는 환멸이 느껴지는 돈독이 오른 후보들이나 인간적인 도리를 모르는 후보들도 있었다. 그런데도 세상은 이들 편인지, 이들은 그렇게 욕심을 내고 약아빠진 만큼 원하는 것들을 대부분 얻어내고 그야말로 잘 풀려간다.

물론, 선하다는 것 만으로는 그 사람을 채용할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차라리 선하지 않더라도 일 잘하는 사람이 당장에는 유익을 가져오는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언제까지나 ‘선한 사람’을 추천할 것이다. 비록 당장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지는 못할 지언정, 그 선한 사람이 결국에는 그 조직에 진정한 유익함을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다.

혹시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전보다 어두워졌다면 그것은 어쩌면 우리가 그 ‘선한 사람’들을 외면하고, 대신 욕심 많고 약아빠진 사람들을 선택했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이 하는 일을 기계가 대신하게 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겠지만, 그럼에도 사람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그에 따라 헤드헌터와 같은 직종도 더욱 그 역할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어떤 영역이든 결국 차이를 만드는 것은 사람이니까.

아직도 이 일을 하기에 나는 너무나 모르는 게 많고 경험해보지 못한 게 많다. 그럼에도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고 도움을 주신 그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그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나를 찾는 그 한 명, 한 명을 위해 진심과 열심을 다하는 것이다.

지금도 나를 처음 찾는 한국 고객사에서 연락이 오면 나를 통해서 비즈니스를 하지 않으셔도 괜찮으니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시면 부담없이 연락 하라는 말을 빼먹지 않는다. 비록 내게 실적을 가져다 주지 못할 것처럼 보이는 후보들에게도 최대한 조언을 드리고 용기를 드리려 노력한다.

더구나, 나는 우리 회사에서 유일한 한국인 직원이자 영국에서, 그리고 유럽에서 유일한 한국인 헤드헌터다. 내 실적을 떠나서, 우리 회사의 성공을 떠나서, 나는 한국인으로서 한국기업들과 한국인 구직자들을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

앞으로 내가 얼마나 더 이 일을 하게 될 지 지금은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게 언제까지가 되든 지금까지 간직해 온 이 마음과 자세가 퇴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런던의 한국인 헤드헌터로 근무하는 지금의 경험들이 먼 훗날 값진 보람과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되길 바라며...

* 제게 연락을 주시려는 구직자 분들께 (2011년 2월 추가글로 올립니다)

이번 시리즈를 읽으신 많은 분들이 제게 취업 문의를 해오셨습니다.
비록 그 분들께 100% 만족스런 답변은 아니었다 해도, 최대한 성실하게 답변을 드리려 했습니다.

제게 연락을 주시는 분들 중 한 부류는 이미 영국 및 유럽에 체류 중이신 분들이고,
다른 한 부류는 한국에 계신데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분들이시더군요.

일단, 앞으로 제게 취업 관련해서 연락을 주시려는 분들은 제 회사 메일인 sungmin@perfect.eu.com
으로 연락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취업 관련해서 통화를 원하시는 분들은 회사 전화 +44 (0)20 7621 0055 로 연락 주시면 됩니다.
사실, 이렇게 전화번호를 공개하는 게 조금 부담스럽습니다만, 너무 같은 내용을 상세히 답변하다 보니
차라리 말로 신속하게 설명하는 게 더 편할 것 같더군요.

다행히 이 번호는 제 개인 직통이 아니고 회사 대표 번호라 전화 주셔서 ‘성민’을 찾으셔야 합니다.
저희 회사에 한국인은 저 한 명이라 일단 전화가 연결되면 영어를 써 주셔야 합니다.
물론, 저하고는 우리말로 대화 하시고요. ^^

이미 영국 및 유럽에 체류 중인 분들은 제게 CV를 주시건, 취업상담을 하시건 편하게 하시면 될 것 같고요,
문제(?)는 한국에 계신 분들입니다.

이 분들을 위해서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해외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체류비자 해결입니다.
많은 분들이 막연히 해외취업을 꿈꾸면서도, 정작 현실적으로 가장 고민해야 하는 문제인
체류비자에 대해서는 의외로 무심하시더군요.

최근 해외취업을 원하시는 한국에 계신 분들의 문의에 답변을 드리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게
바로 이 체류비자 때문에 이 분들께 다소 부정적인 혹은 냉정한 답변을 드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저 역시 한국에서 막연히 영국에서의 삶을 꿈꾸다가 이렇게 그 꿈의 언저리까지 온 경우라
가급적 저와 같은 분들께 정말 최대한의 도움을 드리고 싶고, 그 분들의 꿈이 꼭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현실의 벽을 무조건 다 넘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냉정한 사실 역시 인정해야 합니다.

사실, 영국은 제가 취업했던 불과 2007년도만 해도 외국인 취업이 그렇게 어려운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EU가 본격화되기 전에는 영어권 국가 중 외국인 취업이나 이민이 가장 쉬운 나라가
바로 영국이었습니다.

지금은 어학연수를 한 번 오려고 해도 엄청 까다롭게 학생비자 심사를 하지만, 불과 2003년도만 해도
학생비자를 한국에서 받지 않고 영국에 도착하여 공항에서 도장 한 방(?)으로 학생비자를 받던
영국이었습니다.

취업비자 역시 조그만 구멍가게 규모의 업체도 회계자료만 어느 정도 튼실하면 누구나 외국인에게
취업비자를 발급하여 이민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허락한 영국이었습니다.

그래서 초창기 영국 이민에 성공한 분들은 단순히 어학연수 차 영국에 왔다가 작은 한인업체나
심지어 미용실, 한식당 점원으로도 취업비자를 받아서 현지에 정착한 분들이 많습니다.

지금은 5년으로 바뀌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취업비자로 4년을 체류하면 영주권이 나왔으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비 유럽인 이민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중 2004년도 EU의 확장으로 인해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인들이 대거 영국으로 유입되고, 불경기 중 다른 EU국가 출신들 역시
일자리를 찾아 영국으로 몰리면서 영국의 이민자 급증 문제가 엄청 심각해집니다.

알다시피 영국은 학교, 병원 등이 무료이며, 그 외에도 다양한 복지, 사회기반 시설이 운용되는
나라인 만큼, 이렇게 이민자가 급증하면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게다가 영국인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정작 영국인도 일자리를 못찾는데 이렇게 마냥 이민자들을
받아줘야 하느냐는 영국인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게 됩니다.

그나마 지난 10년 간 정권을 잡았던 노동당 정부는 이민자에게 나름 관대했었는데
올해 정권이 바뀌면서 보수당-자민당 연립정권이 들어섰고,
보수당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민자를 철저히 제한하겠다고 공언해왔던 바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 그 공언들이 서서히 실천에 옮겨지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고용주의 스폰서를 통해 승인되는 취업비자를 연간 20,700건으로 제한하고,
고용주의 스폰서 없이 승인되던 다양한 취업비자들이 거의 없어지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학생비자까지도 엄격히 제한하는 방안이 지금 적극 검토 중입니다.

한 마디로 정말 영국이 필요로 하는, 혹은 영국에 막대한 투자금이나 세금을 내줄 수 있는
극소수의 인력을 제외하고는 이민자를 받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이민자를 받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장기 이민으로 연결될 수 있는 입국 경로 자체를 차단하겠다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아무리 우수한 인력도 비자 문제 때문에 영국 취업이 막히는
불상사가 발생합니다. 저희 후보 한 분은 구글에 지원해서 어느 정도 인터뷰를 통과했는데
비자 때문에 무산되었다고 하시더군요.

구글과 같은 글로벌 대기업조차 어쩔 수 없는 게 바로 이 비자 문제입니다.
저를 통해 채용을 많이 진행하는 삼성전자, LG전자의 영국 현지법인들도
요즘에는 제게 인력 요청 시 별도의 비자 문제가 없는 인력만을 보내달라고 대놓고(?)
요청하는 형편입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우수한 인력들이, 특히 한국의 젊은이들이 해외에서 꿈과 능력을
마음껏 펼치기를 간절히 바랬던 바, 또 이를 위해 제가 맡은 자리에서 나름대로 최선의
역할을 하고 싶었던 바, 이렇게 급변한 현실이 너무나 아쉽기만 합니다.

이민자의 포화상태로 인해, 또 불법 이민자들로 인해 영국이 피해를 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반면에 이민자들로 인해 덕을 본 것도 너무 많은 영국이 이렇게 배신(?)을 때리는군요.

영국 정부의 이 같은 이민 억제 정책이 영국에서 무조건 환영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요 기업들, 특히 금융사들, 또 대학들은 이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반 이민 정책을 내세우면 해외 기업들, 해외 우수 인력들, 해외 유학생들이
점점 영국을 찾지 않으려 할 것으로, 결국 그로 인한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입니다.

어쨌든, 당분간은 비자 때문에 한국에 계신 한국분들의 영국 취업이 극도로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영국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이 알아야 하는 비자 정보는 다음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영국 이민국 웹사이트입니다. http://www.ukba.homeoffice.gov.uk/workingintheuk/

다음 링크에는 영국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이 알아야 하는 비자 정보가 업데이트됩니다.
http://www.bia.homeoffice.gov.uk/news-and-updates/?area=Working

다음 링크는 영국 비자를 전문으로 다루는 한인 이민 컨설팅 업체입니다.
해외에서 한인업체나 한인들을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은 슬프게도 진리(?)입니다만,
이 업체는 다행히 영국 이민국에서 공인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신뢰하셔도 됩니다.
http://www.ukimin.com

저희 회사가 런던에 위치하고 있지만, 영국 외에 타 유럽국 채용도 진행하기 때문에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벨기에 등 국가에도 채용을 성사시킨 바 있습니다.

이러한 유럽 대륙 국가들은 그나마 영국에 비해서는 취업비자가 덜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영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 까다롭다는 것일 뿐,
유럽 전체적으로 실업이 심각하기 때문에 결코 만만한 상황은 아닙니다.

새 정권이 들어서고, 영국 및 유럽의 경제가 많이 악화된 관계로 당분간은
이런 저런 변화들이 발생했다 사라지는 과도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면 어느 정도 장기적인 방안들이 정착되겠지요.
그 동안은 어떤 길이 최선인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괜히 이런 얘기들을 써놓고 나니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영국, 유럽이 이민자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깨닫고 비 유럽인에게 취업비자의 문을
다시 활짝 열게 될 그 날을 기다려 봅니다.
유로저널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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