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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0월 16일 토요일) 런던 시내 Royal National 호텔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영국협의회가 주최한 ‘영국 차세대 포럼’이 열렸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주최하는 대부분의 행사는 남북관계, 통일, 탈북자 등에 대한 주제로 이루어지나, 특별히 어제 차세대 포럼은 이러한 남북관계, 통일과 관련해 그야말로 젊은 차세대들의 직접 참여하여 발표도 하고 토론도 벌이는 자리였다.

그런데, 너무 남북관계, 통일에 대해서만 의견을 나누면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질 수 있기에 어제 포럼에서는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차세대의 역할’, ‘남북관계 개선방안과 차세대의 역할’이라는 핵심 주제 외에도 ‘동포사회 단합을 위한 차세대의 역할’이라는 조금은 이색적인 주제도 포함이 되었으며, 이 이색적인 주제를 맡은 발제자가 다름아닌 필자였다.

처음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로부터 ‘동포사회 단합을 위한 차세대의 역할’에 대해 발표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는 솔직히 거절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이제 영국에 온 지 고작 5년이 조금 넘은 필자인 만큼, 동포사회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으며, 비록 내가 유로저널 기자라고 해도 동포사회와 관련된 취재나 글을 쓴 적이 없는 만큼, 이 주제를 발표할 자격이 없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또, 아직 어리다면 어린 필자가 동포사회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기도 했다.

어쨌든, 그럼에도 결국 ‘동포사회 단합을 위한 차세대의 역할’에 대해 발표는 필자의 몫이 되어 어제 포럼에 발제자로 참여하게 되었다.

어제 포럼에 참여한 차세대들(?) 중 필자를 제외한 7명의 사회자, 발제자, 토론자분들은 모두 영국에서 박사과정 중이신 석학들이셨다. 모두들 정말 너무나 명석하시고 훌륭하신 분들이셨고, 특히 사회를 맡으신 전 시사저널, 주간동아, 동아일보 신동아팀 기자셨던 성기영 선배님의 진행은 정말 탁월하셨다.

역시 세상은 넓고 뛰어난 인재들은 정말 많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그리고, 그 뛰어난 인재들이 다름아닌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들이라는 점이 정말 기분 좋았다. 모두들 인품들도 너무 좋으시고, 비록 훗날까지 인연을 이어갈 지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 잠시나마 훌륭하신 분들을 만나서 겪은 것 만으로도 내게는 너무나 값진 경험과 배움이 된 것 같다.  

필자가 발표한 주제는 ‘동포사회 단합을 위한 차세대의 역할’이었는데, 사실 동포사회에 아직 차세대가 전혀 관여하고 있지도 않고, 더 솔직히는 대다수의 차세대가 동포사회에 관심조차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어쩌면 진짜 주제는 ‘동포사회의 세대교체와 차세대’쯤이 되어야 했다.

아래 내용은 필자가 작성한 발제문의 일부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앞서 언급했든 필자가 감히 동포사회를 논하기에는 지식도, 경험도 너무 부족한 만큼, 그저 어느 젊은 한인의 어설픈 의견 정도로 너그럽게 봐주시면 좋겠다.

모두가 알다시피 영국의 유일한 한인 동포사회는 뉴몰든이라는 런던 남서부 지역의 조그만 주거타운에 형성되어 있는 바, 차세대 한인들은 뉴몰든을 넘어서 동포사회를 성장, 발전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영국인,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를 벌이고, 한인 동포사회를 뉴몰든 바깥으로 꺼내서 런던, 그리고 영국 전체를 무대로 나아가야 한다.

타 지역 한인들, 한인회들과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상호 간 협력 체계를 갖추어야 하며, 영국의 모든 한인들이 영국 한인 동포사회라는 하나의 울타리와 하나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연합을 이루는 것도 차세대의 몫이다.  

또한, 차세대는 지역사회 내에서 한인 동포사회의 권익을 대변해야 하며, 지역사회와의 활발한 소통과 교류를 통해 한인 동포사회가 지역사회의 우수한 일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가까운 미래에는 뉴몰든 한인 동포사회가 속한 킹스톤(Kingston) 자치구, 써리(Surrey) 자치주의 공직 관료들 중에서 한인 출신도 발견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한인 동포사회의 차세대는 우선 현재 동포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기성세대의 자녀들, 그리고 유학 및 현지 취업을 통해 정착한 후발주자들로 구성될 것이다. 이러한 젊은 세대들이 한인 동포사회 차세대로 등장하고 그들에게 기대되는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재 한인 동포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기성세대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기성세대들은 젊은 한인들이 동포사회에 관심이 없다고 하기 전에 당장 자신의 자녀는 동포사회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기성세대의 자녀세대들이 먼저 동포사회의 튼튼한 근간을 이룬 상태에서, 유학이나 현지 취업을 통해 영국에 뒤늦게 정착한 후발주자들을 적극 포용하여 동포사회를 유지, 확장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바람직하다.

그리고, 차세대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 기성세대는 차세대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기성세대가 이룬 성과가 곧 차세대의 혜택으로 연결될 때 차세대들은 기성세대가 이룩한 동포사회를 넘겨받는 역할을 기꺼이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기성세대와 현재 한인 동포사회의 지원을 통해 그들 한 명, 한 명이 안정적으로 영국에 정착하고, 동포사회의 일원으로서 의식을 갖춘다면, 이는 더 없이 바람직한 동포사회의 세대교체로 연결될 것이다.

* 제 발제문 전문은 유로저널 웹사이트(eknews.net)의 ‘서른 즈음에’ 게시판에 작성된 이번 이야기 ‘차세대 포럼, 그리고 동포사회‘편에 첨부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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