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대사관 | 유관기관 | 한인회 | 유학생회 | 기타한인단체 | 한인동포업체 | 주재상사 | 유럽내 추천사이트 | 해외동포 언론사이트

단독 사설
단독 칼럼
단독 인터뷰
독자기고/특별기고
엣세이/여행기/장편소설
유럽한인 취재뉴스
유로저널특집/기획취재뉴스
취재/독자/동영상
한인사회 게시판
정부/대사관 공지
재미있는 유머
경제뉴스
국제뉴스
정치뉴스
사회뉴스
기업뉴스
문화뉴스
연예뉴스
건강뉴스
여성뉴스
스포츠뉴스
내고장소식
독일뉴스
영국뉴스
베네룩스
프랑스뉴스
유럽뉴스
동유럽뉴스
스칸디나비아
스페인/이탈리아
오스트리아/스위스
그리스/터키/포르투갈
유럽각국 전시정보
유럽각국 이민정보
유럽각국 생활정보
유럽각국 교육정보
유럽각국 문화정보
여행기사 정보제공
유럽각국 여행정보
유럽각국 연금제도
유럽소비자 제품평가
공공기관/기업광고
동포업체 및 기타/해외
번역/통역, 관광, 가이드
민박, 하숙, 호텔

조회 수 285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어느덧 12월, 올해의 마지막 달이다.

겨울에도 좀처럼 눈 구경이 어려운 런던답지 않게 11월 마지막 날, 12월 첫 날에 많은 눈이 내려서 온통 새하얀 풍경을 바라보니 더욱 12월인 게 실감이 간다.

올해도 그토록 치열했던 먹고사는 전쟁을 그래도 잘 치렀구나 하는 안도감, 그리고 올해처럼 내년도 무사히(?) 살아남아야 할텐데 하는 간절한 바램이 교차한다.

그런데, 12월이 되니 긴장이 조금 풀어져서인지 일이 하기가 싫다. 좀 쉬고, 좀 즐기고 싶다.

그러고 보면 우리 직장인들은 퇴근을 기다리며 하루를 살고, 주말을 기다리며 일주일을 버티고, 또 이렇게 12월을 기다리며 한 해를 지내는 것 같다.

비록 평범한 직장인들과는 달리 이렇게 글도 쓰고, 음악도 하는 등 다채로운 삶을 살고 있을지언정, 어쨌든 내 일상의 가장 큰 비율은 어쩔 수 없이 규칙적인 출퇴근이 반복되는 월급쟁이 직장인이다.

아무리 한국인 헤드헌터라는 독특한 직업을 갖고있다 해도, 아무리 일을 즐긴다 해도, 어쨌든 이 세상 모든 월급쟁이 직장인들이 그렇듯 필자 역시 출근하는 그 순간부터 퇴근을 기다리고, 월요일이 시작되는 그 순간부터 주말을 기다린다.

수도 없이 많은 이메일을 읽고 쓰고, 수도 없이 많은 전화를 받고 걸다보면 어느새 몸과 마음이 모두 녹초가 되어간다. 게다가 간혹 예상치 않은 업무 상 사건/사고가 터지거나, 아니면 정말 이상한 사람들과 상대하게 되면 그 스트레스는 배가 된다.

사람을 대하고 사람을 연결하는 게 직업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수 많은 사람들을 겪어야 한다. 어린 시절 그토록 내성적이고 숫기가 없던 내가 이런 일을 하고 있다니, 스스로도 놀래 자빠질 지경이다.

그렇게 마주치는 많은 사람들 중 업무관계를 떠나서도 정말 사적으로도 친하게 지내고 싶은 좋은 분들도 있는 반면, 정말 어떻게 이런 사람이 다 있을까 싶은 불쾌한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고 명색이 헤드헌터가 사람을 대하면서 싫은 내색을 할 수도 없는 노릇, 결국 그것들을 삭히다 보면 자연스레 스트레스가 눈덩이처럼 커져간다.

그렇게 피로와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무렵, 기다리고 기다리던 퇴근 시간이 찾아와 그 모든 피로와 스트레스로부터 나를 탈출시켜준다.

어느덧 어둠이 내린 시간, 오늘 하루 중 온전히 나만을 위해 쓸 수 있는 그 몇 시간이 남아 있음에 그래도 감사하며 걷는 퇴근길의 발걸음은 출근길보다 몇 배는 가벼우리라.

그렇게 며칠간의 출퇴근이 반복되다 보면 이제 진짜 에너지가 소진되었음이 느껴진다. 하루만 더 출근했다가는 폭발(?)하겠다 싶을 무렵, 역시 기다리고 기다리던 금요일 저녁이 찾아오고 주말이라는 달콤한 선물을 만끽한다.

퇴근과 주말, 직장인에게는 고통스런 사막을 걷다가 만나는 오아시스와도 같다.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 해도 퇴근과 주말이 지켜지지 않는 직장은 다니고 싶지 않다.

돈은 나중에 벌면 되고, 아니면 조금 적게 쓰면 된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돈을 받은들, 그렇게 돈과 바꾼 퇴근과 주말은 나중에 어떻게도 되돌릴 수가 없다.

수 년 전 한국에서 친구가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하고서, 매일 밤 늦게 퇴근하는데도 기필코 그 밤 늦은 시간에 단 30분이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느라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더 늦어진다고 했다. 그래서, 그냥 퇴근하고 바로 자는 게 낫지 않겠냐고 했더니, 그 친구는 이렇게 대답했다.

“직장인이 되고나니 하루 24시간 중 나를 위해 쓰는 시간이 거의 없어지더라. 그렇게 단 30분이라도 뭔가 하고싶은 짓을 하지 않으면, 내 소중한 하루가 그냥 소멸되어버리잖아.”

그렇다, 퇴근은 내 소중한 하루가 그냥 소멸되지 않고, 그래도 내가 살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몇 시간의 자유를 허락해준다는 의미가 있다.

주말도 마찬가지다. 한국에 있을 때, 주말에도 출근하면 그만큼 더 많은 돈을 받는 것을 알았지만, 처음부터 나는 주말에는 일을 안 한다고 못을 박았더랬다.

영국에서도 주말에 일을 하면 좀 더 통장 잔고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나는 결코 주말에 일을 할 생각이 없다.

물론, 주말에 음악 연주를 하게 되거나, 취재를 나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그것들은 단지 해야 되기 때문에 하는 ‘일’이 아니라, 그보다는 하고 싶어서 하는, 하면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이기에 주말에도 연주를 다니고, 취재도 다닌다.

그렇게 퇴근과 주말이 있기에, 우리는 그래도 고단한 하루를, 힘겨운 한 주를 버텨낸다. 소진된 에너지를 충전하고, 상한 마음을 치료한다. 그리고, 단지 먹고살기 위해서만 인생을 사는 게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에게 상기시킨다.

12월은 그렇게 고단한 하루와 힘겨운 한 주들이 무수히 반복된 뒤에 찾아오는 한 해의 종착역이다.
비록 새 해가 되면 다시 달려야겠지만, 그래도 12월 종착역에서는 마음껏 즐기고 쉬자.  
그 종착역에 도착한 당신에게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유로저널광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전성민의 '서른 즈음에' - 필자 소개 file 유로저널 2007.01.19 12983
193 집,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는 곳이면 된다 (1) 유로저널 2011.01.22 2966
192 사는 곳 vs 그리운 곳 유로저널 2011.01.16 3923
191 떠날 때를 알 수 없으니... file 유로저널 2011.01.08 2751
190 끝과 시작 유로저널 2010.12.28 2759
189 크리스마스 이브에 ‘그렘린’을 보는 이유 file 유로저널 2010.12.12 3579
» 퇴근을 기다리고, 주말을 기다리며, 12월을 기다리듯... 유로저널 2010.12.03 2858
187 음악이라는 것... file 유로저널 2010.11.22 2664
186 문득 세월이 흘렀음이 진하게 느껴진 어느 날에... 유로저널 2010.11.14 2492
185 천재 보컬도 좋지만 싱어송라이터가 그립다 유로저널 2010.11.05 3075
184 그 시절, 그 녀석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유로저널 2010.11.01 2921
183 한국의 노약자석 vs 영국의 노약자석 file 유로저널 2010.10.24 8581
182 차세대 포럼, 그리고 동포사회 file 유로저널 2010.10.17 3055
181 서른 넘어 다시 만난 ‘백 투 더 퓨처’ file 유로저널 2010.10.10 4683
180 영국 6년차, 런던 나그네의 보석상자 file 유로저널 2010.10.03 3667
179 나는 런던의 한국인 헤드헌터 - 마지막 (구직자 조언 추가 in 2011) 유로저널 2010.09.20 5294
178 나는 런던의 한국인 헤드헌터 (7) 유로저널 2010.09.11 2926
177 나는 런던의 한국인 헤드헌터 (6) file 유로저널 2010.09.06 2992
176 나는 런던의 한국인 헤드헌터 (5) 유로저널 2010.08.29 2658
175 나는 런던의 한국인 헤드헌터 (4) 유로저널 2010.08.21 2526
174 나는 런던의 한국인 헤드헌터 (3) 유로저널 2010.08.14 2392
Board Pagination ‹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20 Next ›
/ 2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연락처 | 회사소개 | 광고문의 | 찾아오시는길 copyright@ EKNews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