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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6 02:30
스승을 잘 만나야 하는 이유
조회 수 2852 추천 수 0 댓글 0
‘위대한 탄생’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즐겨 시청하고 있다. 나 자신이 음악을 하는 사람이기에 당연히 음악이 중심이 되는 이 프로그램이 재미있을 수 밖에 없고, 특히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일반인들의 멋진 재능과 그들의 도약하는 모습이 너무나 감동적이다. 이와 함께, 한국 가요계에서 그야말로 쟁쟁한 인물들이 멘토 시스템을 통해 이들을 조율하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매력이다. 그 중에서도 나는 그는 다른 멘토들과 다른 점이 여럿 있는데, 그 중에 한 가지가 바로 제자들이 갖고 있는 고유의 매력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 그리고 다른 멘토들이 자신의 제자들에게 퍼붓는 지적에도 흔들림 없이 자신이 믿는 음악과 노래의 지향점을 꾸준히 제자들에게 불어넣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오늘 이야기를 쓰는 것은 이번 주에 탈락한 조형우라는 출연자 때문이다. 덧붙여서 이제는 제법 네티즌들의 미움(?)까지도 받고 있는, 나 역시 너무나 실망해버린, 그러나 그런 부정적인 반응이 본인의 잘못이 아닌 데이비드 오라는 출연자 때문이기도 하다. 내가 통기타를 치면서 노래하는 사람이기에 당연히 나는 첫 예선에서부터 통기타를 메고 나온 출연자들을 유심히 보았고, 그들에게 호감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제 2의 해바라기, 제 2의 고 그 중에서 둘 다 통기타에 기반을 둔 어쿠스틱한 음악을 좋아하는 출연자들로, 전자음이나 백댄서 등 요란한 외적인 장치들 없이도, 그야말로 순수한 악기 소리와 목소리만으로 충분히 좋은 음악을 선사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유로움과 순수한 감수성을 지닌 친구들이었다. 데이비드 오는 방시혁의 제자가 되었는데, 조금 불안해 보였다. 방시혁은 철저한 기획과 요란한 무대로 아이돌을 키워내는 유능한 제작자일지언정, 데이비드 오가 갖고 있는 어쿠스틱 뮤지션의 매력을 키워줄 수 있을 지는 의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소박한 남방 차림에 통기타를 치던 데이비드 오는 점점 잊혀지고, 짙은 화장과 요란한 의상에 기타는 폼으로 메고서, 그야말로 기계음과 요란한 무대 효과에 데이비드 오의 매력은 점점 퇴색되어 갔고, 어느새 실력이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져 갔다. 결국 방송에서 멘토들은 그에게 긴장을 너무 많이 했다고 하는데, 당연한 것이다. 이건 마치 고 통기타 선율에 자유롭고 순수한 노래를 부르던 이가, 과도하게 연출된 요란한 무대에 섰으니, 당연히 본인 스스로도 맞지 않는 옷을 입었다는 어색함에 좋은 무대를 만들 턱이 없다. 데이비드 오 역시 온갖 기계음으로 떡칠이 된 무대에서, 이제 더 이상 첫 예선에서 보여준 그의 매력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멘토 방시혁은 데이비드 오의 무대를 평하면서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락커 같았다"고 했다. 통기타를 치면서 자작곡을 부르던 그 내츄럴한 어쿠스틱 뮤지션을 망가뜨려도 이렇게 망가뜨릴 수가 있을까? 인터넷에는 데이비드 오의 이번 무대가 최악이라는 혹평과, 이런 식으로 나간다면 그가 곧 탈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물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좋은 것이다. 대중가수가 되기 위해서는 너무 고유의 색깔만 고집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가장 어울려 보이는 것을 억지로 바꾸게 하는 것은 결국 그를 망치는 것이다. 나는 ‘위대한 탄생’을 보면서 스승을 잘 만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는다. 비록 다른 멘토들의 혹평을 받을지언정, 그럼에도 제자들이 지닌 고유의 매력을 최대한 존중해주고 그것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조율한 반대로 제자들이 지닌 고유의 매력을 무시해 버린 채, 자신이 좋아하는 색깔로 제자의 색깔 위에 덧칠해 버리거나, 다른 이들의 구미(?)에 맞도록 제자의 색깔을 바꿔버린 다른 멘토들의 가르침. 해맑은 웃음으로 통기타를 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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