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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해 품는 말고, 잘 때 꾸는 얘기다.  

 

필자는 꿈을 잘(?) 꾼다. 꿈을 꾸는 것은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이라는데, 어쨌든 잠을 잤다 하면 아무리 짧게 자도 꼭 꿈을 꾸었고,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꿈을 꾸는 것을 너무나 즐겼다.

 

어쩌면 내성적인 성격과 형제 하나 없는 외로움에, 그렇게 꿈에서나마 이런 저런 모험(?)을 하면서 그 외로움을 달랬던 것일 수도 있고, 어쨌든 성인이 된 오늘날까지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오늘은 또 어떤 꿈을 꾸게 될까 은근히 설레이곤 한다.

 

세상의 그 어떤 것도 눈치 볼 게 없고, 책임질 게 없는 꿈 속은 마치 영화 속처럼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세계다. 우리는 현실에서 언젠가 경험했던 것을 꿈 속에서 재생하기도 하고, 때로는 현실에서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것을 꿈에서 겪어 보기도 한다.

 

가끔은 너무나 재미있는 꿈을 꿔서 자다가 큰 소리로 웃기도 하고, 그 꿈의 내용이 너무 흥미진진해서 이 내용을 영화 시나리오로 옮겨야지 마음 먹었던 꿈도 여럿 있었다.

 

반면에 너무나 슬픈 꿈을 꿀 때는 자다가 엉엉 울기도 한다. 특히나, 부모님이 돌아가셨다거나 하는 내용의 꿈을 꿀 때면 뜨거운 눈물이 줄줄 흘러내린다. 그런 꿈을 꾸다가 깨어나면 그게 꿈이었다는 사실에 어찌나 감사하던지.

 

신기하게도 어떤 꿈들은 마치 드라마처럼 시리즈(?)로 연결이 되기도 한다. 지난 번 꿈에 나왔던 장소에 다시 가서 꿈이 연결되기도 하고, 꿈을 꾸다가 중간에 깨어서 화장실을 다녀온 뒤에 다시 잠을 청하면 앞서 꾸었던 꿈에 연결해서 꿈을 꾸기도 한다.

 

미국에 있을 때 꿈에서 영어를 하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너무나 신기했던 기억도 난다. 룸메이트로부터 내가 영어로 잠꼬대를 하더라는 얘기를 듣고서 까닭 모를 뿌듯함(?)도 느꼈던 것 같다.

 

영국에서 한 번은 어느 결혼식 파티에서 연주를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연주비 외에 고급 중국 레스토랑에서의 식사까지 대접을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그 좋아하는 중국음식을 그것도 공짜로 먹게 되다니, 뭘 먹게 될까 너무나 설레였고, 급기야 나는 연주 전날 밤 꿈을 꾸면서 커다란 잠꼬대로 내가 좋아하는 메뉴들을 주문했다.

 

꿈을 꾼다고 다 잠꼬대를 하는 것은 아닌데, 필자는 그런 면에서 잠꼬대가 좀 심한 편인 것 같다.

 

군대에서는 교회일을 담당하는 군종병을 했던 탓에 괜히 사람들 앞에서 쉽게 화도 못내고, 욕도 할 수 없었다. 한 번은 불침번을 서는 고참이 꼭두새벽에 그 순하던(?) 내가 자다가 아주 심한 욕을 퍼붓는 것을 듣고서 놀래 자빠졌다고 한다.

 

평소 쉽게 감정 표현도 안 하던 내가 거친 욕설을 했으니 놀랄 만도 하다. 당시 쫄병 시절 어지간히 스트레스를 받았을 테고, 그 스트레스를 꿈에서 푸느라 참았던(?) 욕을 뱉었나 보다.

 

잠시 다른 얘기지만, 사실 불침번을 서면서 듣게 되는 군인들의 잠꼬대는 정말 재미있다. 훈련소 시절에는 워낙 군기가 바짝 들어서, 자다가 우렁찬 목소리로 관등성명(이름과 계급)을 대는 잠꼬대를 자주 듣게 된다.

 

자대에서는 보직에 따라, 그러니까 취사병은 요리하는 잠꼬대를 하고(심지어 자면서 도마에다 칼질하는 동작을 취하는 놈도 봤다), 운전병은 자다가 “좌회전하겠습니다!”라고 외쳐댄다. 그들은 진정 꿈 속에서도 군인이었던 것이다.

 

한 편으로 누구나 자신의 꿈과 현실이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기 마련인데, 필자 역시 그런 적이 몇 번 있었다.

 

가장 신기했던 적은 한 번은 한국에 있을 때 꿈에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지 오래된 교회 후배가 갑자기 등장해서 한국에서 만났다. 그렇게 친한 후배도 아니었는데, 다음 날 교회에 갔더니 거짓말처럼 그 후배가 유학을 떠난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서 교회에 나온 것이었다.

 

, 한 번은 이미 ‘서른 즈음에’에 여러 번 등장한 죽마고우 친구 성훈이에 대한 얘기인데, 꿈에서 성훈이네 집을 놀러갔는데, 성훈이의 아들 세민이와 함께 또 다른 애가 같이 놀고 있는 것이었다.

 

다음 날 성훈이로부터 이메일이 왔는데, 와이프가 둘째를 임신했다는 소식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그 둘째는 쌍둥이로 밝혀졌고, 나는 꿈에서 세민이 말고 다른 애를 한 명만 봤으니, 100% 정확히 맞아 떨어진 것은 아닌 셈이 되버렸다.

 

이렇게 간혹 꿈과 현실의 어떤 신기한 연결고리들이 발견된다고 해서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꿈이 신통하다는 둥, 또 기독교인들은 자신의 꿈이 뭔가 하나님의 계시인 양 호들갑을 떨면서 자신의 영이 특별나다고 하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그냥 꿈은 꿈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꾼 꿈이 현실에서 기가 막히게 나타났다고 해서 내가 대단히 영적이거나 신통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냥 우연히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일상 속에서의 잠재 의식이 꿈에 반영되는 것이라고도 하는데, 일정 부분 맞는 얘기인 것 같기도 하다.

 

도대체 꿈의 정체는 무엇일까?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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