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
||||||||||||||||||||||||||||||||||||||||||||||||||||||||||||||||||||||||||||||||||||||||||||||||||||||||||||||||
|
||||||||||||||||||||||||||||||||||||||||||||||||||||||||||||||||||||||||||||||||||||||||||||||||||||||||||||||||
|
2014.11.24 17:44
내가 준 도움이 나에게 돌아왔다
조회 수 2170 추천 수 0 댓글 0
최근에 어떤 일을 준비하면서 변호사의 법률 조언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다고 내가 어떤 소송을 걸거나 소송에 걸린 것은 아니니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들은 염려 마시길. 어쨌든, 사소한 법률 조언이라도 변호사들로서는 공짜로 해줄 이유가 없고, 그러자니 나는 그 비용이 부담이 되던 차, 간단한 답변만 얻으면 되는 것이기에 혹시나 누군가가 선의로 나에게 도움을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내가 조언을 얻어야 하는 분야의 여러 변호사들을 검색해서 열 명 가량의 변호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보기로 했다. 나의 사연과 간단한 문의 내용, 그리고 혹시 비용 부담이 필요하다면 알려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렇게, 이메일들을 보내고 나자마자 한 곳에서 연락이 왔는데, 처음부터 돈을 내라는 말부터 했다. 그런데, 들어보니 내가 보낸 사연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게 그야말로 영 아니었다. 이어지는 답장들, 그리고 ‘30분 상담에 얼마’ 등 돈 얘기부터 꺼내는 답변들, 혹시나 누군가의 선의를 기대했건만 역시나 내가 너무 순진했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한 변호사가 친절하게도 답변을 보내왔다. 비록 짧은 단답형 답변들이었지만 내가 질문한 내용에 모두 답변을 해주었다. 당연히 너무나 고맙다고 회신을 보내드렸다. 그리고 나서 또 한 명의 변호사로부터도 이메일 회신이 왔는데, 잠시 통화하면서 무료 상담을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렇게 그 변호사와 통화를 했고, 그는 너무나 친절히 상담을 해주었다, 얼마든지 돈을 부과해도 되었을 그런 진심 어린 상담을. 그래도 열 명 중에서 두 명으로부터 이렇게 선의의 도움을 받았으니 나름대로 아직은 그렇게 아무 대가 없이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아직 존재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면서 문득 떠올랐다, 그 동안 내가 전화나 이메일로 상담해준 사람들이. 한국인으로서는 흔치 않은 헤드헌터라는 직업 덕분에 내 블로그를 보고서 상담을 요청하는 연락을 정말 자주 받는다. 그 중에는 제대로 된 질문이나 상담 요청도 있지만, 때로는 정말 황당한 혹은 심지어 불쾌해지기까지 하는 질문이나 상담 요청도 있다. 간단한 인사나 본인 소개도 없이 대뜸 답변을 내놓으라는 질문, 이미 내 블로그에 상세히 나와 있는 내용을 읽어보지도 않고 던지는 질문, 누가 봐도 한심하거나 황당한 질문...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그 모든 질문에 다 답변을 해줬다. 비록 질문을 받은 그 시기에 바쁜 일이 있어서 조금 뒤에 답변을 보내더라도, 단 한 번도 그 누군가의 질문이나 상담 요청을 무시한 적이 없다. 물론, 그런 답변이나 상담을 제공하는데 대한 대가를 요구한 적은 더더욱 없다. 사실, 헤드헌터로서 정말 나에게 영양가(?)가 있는 사람의 연락만 선별해서 답변을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나에게 그렇게 질문이나 상담 요청을 보내는 이들은 대부분 해외취업이나 해외에서의 도전을 고민하는 젊은이들이기에 나의 답변이 그들에게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다면 그것은 얼마든지 가치가 있는 일이라 믿어왔다. 나는 그렇게 지금보다 젊은 시절에 어느 누구로부터도 그런 조언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나마 해외에서 다양한 도전을 했던 사람들의 사연이 담긴 책을 읽으면서 나 또한 그런 꿈을 가져보곤 했다. 특히, 가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으로부터도 상담 요청을 받을 때가 있는데, 그들에게는 정말 성심껏 답변을 해주면서,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고 무엇이든 이룰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용기를 북돋는 말을 빠뜨리지 않는다. 우리 같은 성인들이 보기에는 그들의 고민이나 갈등이 우스워 보일 수도 있지만, 그들이 그 시기에 겪는 것들은 그들에게는 정말 인생을 뒤흔들 것 같은 엄청난 무게감이 있을 것이기에 나 역시 그 시기에 겪었던 것들을 떠올리면서 그들의 소중한 앞날을 위해 답변을 해주고 있다. 또, 한 번은 ‘락스타’가 꿈이라면서 영국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청년의 연락을 받고서 음악을 한다는 것에 대해, 그리고 음악에 대한 자세 등을 뮤지션으로서 정말 진지하게 답변해주기도 했다, ‘락스타’가 되기 전에 먼저 진정한 ‘락커’가 되라는 조언과 함께. 어쨌든, 나름 소중하다면 소중한 나의 시간들을 할애해가면서 그렇게 많은 이들에게 나름 진실되게, 또 정성껏 상담을 해주었던 게 어쩌면 이렇게 나 역시 누군가로부터 선의의 도움을 받게 된 까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가 베푼 선의를 꼭 이렇게 돌려받으려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괜히 그렇게 내가 누군가에게 준 도움이 나에게 되돌아온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만약 내가 그렇게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요청받았을 때 그것을 외면했더라면 이렇게 내가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 내가 누군가를 돕지 않았지만 나는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는다면 그것은 괜히 미안하거나 부끄러울 것 같았다. 살다 보면 우리는 반드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상황, 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누군가에게 준 도움은 언제든 어떻게든 우리에게 다시 돌아올 것이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