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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월요일엔가 런던 레스터 스퀘어에서 스파이더맨 3편의 프리미어 시사회가 열렸다. 이번 시간에는 전세계적으로 기본 이상의 흥행실적이 보장되는 몇 안되는 수퍼히어로 시리즈의 개봉을 앞두고 역대 가장 사랑 받아온 수퍼히어로 3인방의 스크린 활약을 다뤄보려 한다. 무엇보다 이 수퍼히어로들의 탄생과정을 이해하려면 D.C.코믹스와 마블코믹스라는, 1930년대 후반 미국의 만화시장에 대혁명을 가져온 전통의 두 거대 만화사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D.C.코믹스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수퍼맨’, ‘배트맨’ 시리즈가 있으며, 마블코믹스는 ‘헐크’, ‘스파이더맨’, ‘엑스맨’등을 탄생시켰다. 이 두 만화사의 작품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는지를, 또 미래에도 사랑 받을지를 떠올려 보면 이들이 영화사에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엄청난 것 같다.


수퍼맨

1940년대부터 TV드라마 등을 통해 다수 영상으로 제작되었으나 본격적인 영화로 제작된 것은 1978년 ‘Superman-The movie’라는 제목으로 만들어진 영화부터이며, ‘오멘’, ‘리쎌웨폰’으로 오락영화에 재능을 보인 리차드 도너 감독이 연출했다. 무엇보다 신인으로 주인공 수퍼맨 역을 맡은 크리스토퍼 리브는 전 세계적으로 수퍼맨의 이미지를 가장 널리 알렸으며, 이후 4편까지 이어진 시리즈를 찍었으나 낙마사고로 전신마비 환자로서 사망할 때까지 꿋꿋한 인간 승리의 정신을 보여주면서 전 세계인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될 수퍼맨으로 남게 되었다. 또한, 본편에서 수퍼맨의 아버지로 출연하는 말론 브란도나 세기의 악당 렉스로 출연하는 진 핵크만을 통해 거장들의 조연연기로도 화제를 모았었다. 세 명의 수퍼히어로 중 순수인간(?)의 혈통이 아닌, 지나치게 초인적인 인물이며, 또 너무 미국적인 이미지를 강조해서 조금 거슬리는 감도 있으나, 연인인 로이스와 밤하늘을 날아다니며 데이트를 즐기는 장면에서 보여지듯 가장 낭만적인 로맨티스트이기도 하다. 2편까지는 제법 괜찮게 만들어졌으나 3, 4편은 차라리 제작되지 말았어야 할 졸작으로 비평, 흥행 양면에서 전작들에 비해 실패한 바 있다. 2006년에는 4편이 개봉된 지 거의 20년 만에 크리스토퍼 리브의 젊은 시절을 쏙 빼닮은 브랜든 루스가 수퍼맨을 연기하며 ‘엑스맨’의 실력파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연출로 ‘수퍼맨 리턴즈’가 제작, 개봉되었다.


배트맨

수퍼맨 못지 않게 여러 번 TV와 영화로 제작되었으나 역시 최고의 작품은 시각연출의 귀재인 팀 버튼이 감독한 1989년 버전이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고담시의 암울하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만화보다 더한 상상력과 시각 효과를 극대화한 세트로 살려낸 그의 연출력은 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 일등공신. 역시 무명에 가까웠던 마이클 키튼이 배트맨으로 열연, 수퍼히어로의 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외모에도 불구하고, 어린 시절부터 간직된 내적인 상처와 이중생활에서 오는 갈등으로 고뇌하는 배트맨과 브루스 웨인을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 무엇보다 잭 니콜슨의 악당 조커는 정말 최고, 이후 2편에서는 팽귄맨으로 데니 드 비토와 캣우먼으로 미셸 파이퍼까지 가세하면서 그야말로 최고의 라인업을 자랑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팀 버튼과 마이클 키튼이 떠난 3편부터는 갈수록 화려해지는 출연진에도 불구하고 전작들에 비해 완성도와 재미가 떨어져 갔다. 아무래도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팀 버튼만의 분위기 연출과 평범한 이미지인 마이클 키튼이 진지하게 그려낸 배트맨 이미지를 넘어설 수 없었던 듯. 2005년 젊고, 연기력과 스타성을 고루 갖춘 크리스찬 베일을 배트맨으로 데뷔시키며 배트밴의 탄생 배경에 대한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간 ‘배트맨 비긴즈’가 개봉되었는데 그나마 배트맨 2편 이후의 시리즈들 보다는 괜찮은 것 같다.


스파이더맨

수퍼맨이나 배트맨에 비하면 TV시리즈 정도가 만들어졌을 뿐, 영화로서는 가장 적게 만들어졌으나, 2000년대 들어서 제작된 총 세편의 시리즈는 정말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오랫동안 영화로 제작되지 않아서 흥행을 장담할 수 없었던 스파이더맨의 스크린 데뷔를 성공으로 이끈 원동력은 무엇보다 연출을 담당한 샘 레이미. ‘이블데드’라는 충격적인 공포영화를 통해 전세계 영화광들을 열광시켰으며, 비록 흥행에 성공하진 못했지만 스파이더맨과 여러모로 유사한 1990년 작 ‘다크맨’은 이미 스파이더맨 연출을 위한 습작이었을 듯. 역대 성공한 수퍼히어로 영화의 주인공들이 무명에 평범한 인간의 이미지였던 것을 그대로 답습해서 기용한 토비 맥과이어나 여주인공으로 전형적인 미녀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는 커스틴 던스트를 기용한 것도 성공했다. 샘 레이미 특유의 탄탄한 연출력으로 그려진 스파이더맨의 탄생이 1편의 매력이라면 뉴욕의 고층빌딩 사이를 거미줄을 쏘며 날아다니는 스파이더맨의 볼거리 가득한 활약은 2편의 매력. 이번 3편은 또 어떤 매력으로 다가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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