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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18 03:04
신부의 아버지(Father of the bride, 1991)
조회 수 2270 추천 수 0 댓글 0
계절의 여왕인 5월, 수많은 커플들이 백년가약을 맺는 웨딩시즌을 맞아 오늘은 필자가 특별히 아끼는 영화 가운데 한 편인 ‘신부의 아버지’라는 작품을 소개하려 한다. 개봉된 지 어느덧 15년이 넘는 세월이 흘러 제법 오래된 영화 축에 속하는, 또 그저 그런 헐리우드의 홈드라마로 여겨질 수도 있는 이 작품은, 그러나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결혼, 그리고 특별히 전세계적으로 공감될 수 있는 딸을 시집보내는 아버지의 심정을 무엇보다 따뜻하게, 그리고 유쾌하게 그려낸 수작으로 꼽고 싶다. 일단, 이 영화는 뮤지컬 배우이자 가수인 라이자 미넬리의 아버지이기도한 명감독 빈센트 미넬리 연출에 스펜서 트레이시와 엘리자베스 테일러라는 고전 명배우들이 출연한 1950년 작을 그대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오늘 소개하는 리메이크판을 연출한 찰스 마이어 감독은 최근까지 ‘나를 책임져, 알피’와 같은 소품용 코믹 드라마 장르의 작품을 몇 편 연출했으나 사실 그다지 지명도 있는 감독은 아니다. 그보다 이 작품을 이끄는 진정한 힘은 아무래도 미국인들의 가장 이상적인 아버지상이라는 스티브 마틴의 완벽한 배역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예의 그 소심하고, 그러나 다정다감한 미국 중년 남자의 전형을 보여주며 코믹 드라마 장르에서 일가견을 보였던 스티브 마틴에게 결혼으로 딸을 놓치고 싶지 않아하는, 그러나 사랑 많고 가정적인 아버지역은 말그대로 완벽한 캐스팅이었다. 또한, 그러한 남편을 다독이며 이성적으로 일을 처리해가는, 역시 다정하고 인자한 어머니 역의 다이안 키튼 또한 배역과 잘 어울리며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소개하겠지만 이 다이안 키튼은 현존하는 노년(?) 헐리우드 여배우들 가운데 아마도 가장 훌륭한 영화인으로 기억될 명배우로 ‘대부’ 시리즈에서 알 파치노의 아내 역으로, 또 ‘애니홀’을 비롯한 우디 앨런의 작품들에서의 활약으로, 심지어 50을 훌쩍 넘긴 현재까지도 변치 않는 미모와 연기력을 뽐내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원작에서는 엘리자베스 테일러라는 당대의 최고 여배우가 맡았던 딸 역을 소화한 킴벌리 윌리암스는 이 작품이 데뷔작임에도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으며, 우스꽝스러운 발음으로 아버지의 심기를 더욱 불편하게 만드는 웨디업체 사장으로 등장하는 마틴 쇼트(‘이너스페이스’에서 축소된 우주선이 담긴 주사를 맞게 되는 주인공) 역시 즐거운 웃음을 선사한다. 영화는 어느 날 결혼을 선언하고 나선 딸과, 그러한 딸을 보내고 싶지 않은 아버지의 결혼을 탐탁치 않아하는 반응, 그리고 그럼에도 딸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딸의 결혼을 축복할 수 밖에 없는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과 이를 통해 삶에 대한 진리, 영화 속 표현을 빌리자면 ‘Letting go’(순리를 따르는 것)에 대한 교훈을 깨닫는 과정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중학교 시절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영화속 배경이 되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샌 마리노라는 동네가 너무나 예쁘게 나와서 그저 철없이 미국 중산층의 생활풍경을 동경했던 적도 있었다. 사랑하는 딸이 언제나 곁에서 아버지를 최고의 남자로 여겨주길 바라는 아버지의 바램이 딸이 사랑하는 남자가 생기면서 무너지게 되고, 그로 인해 보호하고 책임져야 할 어린 딸이 어느덧 한 가정을 꾸려야 하는 성인으로 성장했음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시선은 더없이 따뜻하기만 하다. 올드팝 ‘My Girl’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아버지가 딸과 함께 뒷마당에서 일대 일 농구시합을 하는 장면, 그리고 결혼식 전날 잠을 이루지 못하며 딸의 어린 시절부터의 모습들을 떠올리는 장면, 딸의 결혼식을 통해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아내에 대한 사랑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족을 매개로한 따스한 정서가 영화 전편에 흐른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이들, 그리고 이미 결혼을 경험한 이들도 이 영화를 통해 결혼이라는 것이 삶에 가져다 주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의미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족간의 사랑을 통한 감동을 마음껏 맛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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