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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9 03:01
<문화현장 40> 사이즈 0에 지배되고 있는 또 하나의 세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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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세인트 마틴의 졸업 작품 발표회, 최고상을 수상한 황록씨 사진 2/ 황록씨의 작품 사진 3/ 한국의 마켓 패션을 주도하고 있는 동대문 패션 행사 <문화현장> 사이즈 0에 지배되고 있는 또 하나의 세계 2 오늘 날의 패션의 주류 현상이 현실 세계에선 입을 수 없는 제로 사이즈와 판타지 영역에 집착하는 것은 정말 재미있는 현상이다. 왜 디자이너들은 현실 속에서 입지도 못할 세계로 상상의 날개를 펼치고 대중들은 환호와 갈채를 보내는 것일까? 아래 사진은 이번 세인트 마틴에서 최고상에 해당하는 상을 수상한 한국인 졸업생 황록씨의 의상들이다. 세인트 마틴 등 대부분의 패션 학교에선 학생들에게 단순한 옷의 기능성에서 해방되어 옷을 만들 것을 직접 간접으로 강요하고 있다. 기능성을 벗어난 디자인은 사실상 순수예술(Fine Art)을 의미한다. 오늘날 디자이너들이 자기의 숍에 내놓는 상품으로서의 옷과 전시장에서 발표하는 작품으로서의 옷들이 다른 것은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갈채와 주목받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 사회의 대표적 디자이너의 옷들은 그 시대인의 열망과 욕망이 반영된 것이라는 점이다. 사회에 유행하는 패션 현상은 그 시대의 총체적 사회 현상을 반영한 사회적 이미지다. 당연 패션의 움직임과 흐름으로 그 사회를 진단하고 대중들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제 옷은 단순한 실용성과 기능성에서 벗어나 개인의 이미지를 수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젠 아이들도 아침에 일어나 그 날의 분위기와 예정된 일정에 맞추어 자기가 옷을 선택해 골라 입는다. 이 때 어떤 이미지로 어떻게 연출하며 가지고 있는 옷들 중에서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을 선택해 착용한다. 물론 그 날 자기가 할 일과 갈 곳을 고려해 환경에 맞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이미지를 갖기를 희망한다. 거리에 서서 지나가는 행인들을 자세히 관찰하면 자기만의 고유의 이미지를 뚝뚝 흘리고 다니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이미지를 밖으로 보이지 않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는 ‘오늘 난 옷을 개판으로 아무렇게나 입고 나왔어요.’라고 하거나 ‘나의 흐트러진 모습을 보세요.’라고 말을 해준다. 즉 옷을 입는다는 행위는 자기만이 갖고 있는 고유의 정신세계나 개성, 사고와 주장들을 이미지로 드러내는 일이다. 옷을 입을 줄 안다는 것은 자기의 내면의 세계와 열망들을 적절하게 표현할 줄 안다는 의미이고 이것은 자기가 누구인지 조금은 들여다 볼 줄 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러한 옷들이 80년대를 기점으로 새로운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다. 실질적인 기능성과 부와 상류층에 대한 열망과 허영의식 정도를 커버하던 옷의 세계가 왜 갑자기 형이상적 세계로 확장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옷의 세계에는 서로 다른 세 개의 갈래가 존재한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첫째는 최고의 상류층과 유행에 민감한 마니아가 중심이 된 패션디자이너의 옷 세계, 둘째는 스트릿 패션(Street fashion)으로 분류되는 사회적으로 유행되는 옷들의 세계, 마지막으로는 의류 백화점이나 시장의 매장으로부터 유행되는 마켓 패션(Market fashion)이다. 청바지와 실용적인 옷들에 약간의 미의식이 가미된 의류들은 30년대부터 새로운 변화를 거듭하며 본격적으로 세 갈래로 분화되며 발전한다. 예를 들어 거리 패션으로는 1930년대부터 2차 세계 대전 중에 유행했던 스윙 키드와 스윙 패션, 40년대의 조티 패션, 1950년대의 테디 보이와 60년대의 히피 패션과 포크 문화, 70년대 말과 80년에 등장한 펑크와 레게 문화, 이어터진 자메이카 칼라, 90년대는 힙합과 알엔 비가 유행하며 랩 패션 등이 새로운 유행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패션계는 조금 다르다. 샤넬’을 만든 가브리엘 샤넬(Gabrielle CHANEL)로부터 본격적인 디자이너의 세계가 펼쳐져 얼마 전에 죽은 알렉산더 맥퀸에 이르기까지 많은 수많은 변화가 거듭된다. 마켓 패션은 일반 대중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발전해 왔다. 1800년대 말부터 시작되어 오늘 날 마크엔 스펜서나 H&M, 한국의 동대문 시장 패션 등으로 각 지역의 정서에 맞게 분화되어 왔다. <이 글은 다음호에 계속 됩니다.> <전하현/ writer, hyun.h.JunⒸ 미술사가, 문화 평론가, 미술사를 강의하며 국내 매체에 미술과 문화 평론 등을 연재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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