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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세계 문화사 쟁탈 전쟁 1>

영국과 프랑스의 문화 전쟁

1984년 영국의 문화 기획자들이 터너상을 만들려 모였을 때, 유난히 강조한 언어가 있다. 그것은 런던이 새로운 예술을 태동하는 새로운 미팅 포인트(Meeting point)로 거듭나고자 하는 희망이었다.
1800년대와 1930년대까지 문화적 미팅포인트가 되었던 파리에서 다시 1940부터 옮겨진 뉴욕이 80년대 이후 길을 잃고 시들해지며 독일 쪽으로 옮겨가는 징조가 보이자 그들은 문화사 전쟁에 본격적으로 껴 들은 것이다.
서로 이질적인 문화가 만나 통합되고 정리되어 보편성으로 환원되면서 새로운 사조가 발생한다. 이때부터 그 통합으로 이룬 보편적 사조가 발생한 지역은 문화의 중심지로써 힘을 발휘하게 된다. 물론 나라의 부와 강대한 힘은 자국의 문화를 중심으로 세우는 기본적인 토양이 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1800년대의 대영제국은 문화사 쟁탈전쟁에서 비껴나 변방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런 문화적 열등감을 만회하고 이젠 변방이 아닌 세계의 중심에 서고자 터너상을 만들고 25년이 지났고 그동안 수 많은 작가들을 배출했다. 과연 터너상을 계기로 영국의 현대 미술이 세계의 중심에 서게 되었고 그들이 희망하는 미팅 포인트를 만들었을까?

‘영국의 대전시회와 파리의 만국 박람회’

런던과 파리를 중심으로 해서 벌어졌던 영국과 프랑스의 100년 문화전쟁에서 영국이 세 번의 판정패를 당한다. 첫 번째는 세계 만국 박람회 전쟁이다. 영국에선 1851년 크리스탈 팔레스에서 거대한 유리 전시관을 세우고 세계의 진기한 산물들을 모아 전시회(The Great Exhibition) 를 개최하고 4년 후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만국 박람회(The Exposition Universelle of 1855)를 연다.
영국에선 빅토리아 여왕의 남편인 앨버트 공이 직접 디자인과 설계에 참여하고 현장 시공을 지휘할 정도로 애착을 갖고 개최했다. 그러나 거의 비슷한 전시회를 통하여 이들 두 나라가 이국적 문화를 받아들이는 태도는 전혀 달랐다.
프랑스에선 이 전시회 이후 당시 주류를 이루고 있던 르살롱전 출신들을 중심으로 한 신고전주의적 전통적인 미술 사조가 흔들리고 다양한 미술의 갈래가 나오고 패션등에서 더욱 이국적인 색조와 무늬가 융합되고 더 나아가 인상파를 태동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그러나 영국에서 크리스탈 팔레스의 대전시회((The Great Exhibition)는 그들의 문화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한다. 이국적 취미를 선호하는 중산층들에게 실내장식의 다양성을 맛보게 해주었을 뿐이다. 문화적으로 유일하게 건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 부인’이다. 그는 전시장에서 일본 옷의 화려한 색과 선에 매료 되어 칼 한자를 함께 사가지고 온 후 집에서 일본 옷을 입고 칼을 휘두르며 혼자 장난치다 결국은 ‘나비부인’의 영감을 얻게 된다.
당연 그 때 일어난 라파엘로 전파들의 사조는 더욱 위력을 발휘하며 힘을 얻게 되고 보수성은 두터워진다. 더욱 존 러스킨등 평론가들은 자국의 문화와 미술에 취해서 새로운 변화를 외면하게 된다.
이 것이 영국과 프랑스의 1차 문화 전쟁에서 패배한 결정적인 까닭이다. 프랑스는 세계를 겸손하게 받아들여 그것이 한자리에서 함께 만날 수 있는 멍석을 마련하고 새로운 미팅포인트를 갖게 된다. 고갱이 남태평양의 색과 풍습을 받아들일 수 있었고 고흐가 일본의 목판화와 색을 들여 조합할 수 있었던 실험장으로 역시 자리를 내준 것이다.
그러나 영국은 자국이 세계의 중심으로 타국의 문화는 변방으로 오직 자신들의 문화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보조재로써 받아들였을 뿐이다. 자국의 우월성에 취해 그들은 세계 문화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외면하고 만다. 이로써 그들은 1차 문화전쟁에 패배를 하고 만다.

<다음 글/ 2차 문화전쟁으로 이어집니다>
<전하현/ writer, hyun.h.JunⒸ 미술사가, 문화 평론가, 미술사를 강의하며 국내 매체에 미술과 문화 평론 등을 연재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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