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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작품을 바로 보기 7
새로운 미술의 눈을 열어 준 거인‘고야’5



고야의 세 번째,
인간의 내면과의 만남

고야는 거울 이미지를 단순히 예술상의 표현의 효과, 얀 반 야이크와 같이 화면의 심도를 깊게 하고 공간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다.
또 벨라스케스와 같이 신비성이나 이미지의 중첩 효과를 위해 사용한 것도 아니었다.
그는 인간에 대한 성찰의 방법으로 마치 '우리 자신을 똑 바로 보자'라는 깨달음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음을 그의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다.
1810년에서 12년 사이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고야의 그림(Les Vieilles)를 보자. 마귀같이 생긴 여자가 늙은 여자에게 거울을 들어 보여주고 있다.
거울의 뒷면에는 Que tal이란 글자가 쓰여 있는데 이것은 How are you?란 뜻으로 인사보다는  당신이 어떤가? 어떻게 보이는가? 냉엄하게 묻고 있고 착각하지 말고 자신을 들여다보라고 고야는 부드럽게 충고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내면에 있는 동물성을 그는 표현하고 있다.
겉으로 착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여자의 내면에 대한 유혹과 위험성을 뱀과 칼로 드러내고 있다. (La Mujer vibora)
또 55번의 판화는 여인의  다른 속성을  묘사하고 있다. 75세로 생일을 맞는 여인은 아직도 자신이 예쁘다고 생각하며 친구의 방문을 받고 거울을 보고 있는 여인의 모습도 보인다.(hasta la muerte caprichos 55)
언제까지나 아름답고 싶은 여인의 속성이 자신에 대한 환타지를 만들어 낸다. 이 여인을 둘러싼 세 사람의 표정을 자세히 살펴보자.
한 사람은 비웃고 한 사람은 허공을 향해 민망스런 시선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한 여자는 마치 웃음을 참지 못해 등 뒤로 얼굴을 숨기고 손 수건으로 자신의 입을 가리고 있다.
인간의 대한 고야의 성찰과 깊은 사색은 그의 그림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것은 그의 미술세계가 무의식의 세계로 진입하는 블랙페인팅과 전쟁의 피해와 참혹함을 겪고 난 사이의 중간 과정에 보여준 예술 세계였다.
이러한 인간의 내면에 대한 표현은 지금은 놀라운 것이 아니다.
개인의 심리학적 성찰이 프로이드로 인하여 이루어지고 집단의 상징과 무의식이 칼 융에 의해 다시 집성되고 20세기 이후에 심리학은 많은 발전을 이루며 개인의 자아성찰과 발견에 많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인간의 내면에 또 다른 자신이 있고 이 다른 자신이 고아의 그림에 묘사된 것처럼 때로는 냉혹하고 잔인한 수성(獸性)이 있다는 것도 이젠 상식이 되었다.
그러나 200여 년 전에는 전혀 그런 징후나 관찰이 사회에 선행되지 않았을 때였다. 이와같은 상황에 고야의 인간에 대한 깊은 사고가 배인 그림들이 놀라운 것이다.
고야의 인간에 대한 성찰에 대한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배경이 깔려 있는 것이 아닌가 필자는 추측하고 있다.

첫째는 1775년부터 1792년까지 산타바르바라의 왕립 타피스트리 제작소에서 밑그림을 그리며 일을 할 때의 경험이다. 이 때 스페인에서는 타피스트리를 위한 그림의 주제를 바꾼다.
당시까지의 주제는 그리스 신화나 성서의 주제나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고야가 일을 시작할 때 주제를 바꾸어 스페인의 사회에 대한 풍속등 자국의 나라에 대한 내용으로 바꾼다.
이것은 사실 작은 일이 아니라 혁명적인 전환이었다.
고야는 밑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도 다양한 계층의 스페인 사회를 관찰하고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 때 그는 귀족들의 생활뿐만 아니라 민중들과 죄수의 모습까지 관찰하며 표현했다.
둘째는 유럽에서 패권을 차지하고 있었던 스페인 왕조가 몰락하고 프랑스의 공격을 받았으며 프랑스 혁명의 소용돌이 현장을 엿보고 다시 자국의 국민들이 학살 당하는 과정을 그는 목격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들은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가장 그에게 슬픔을 주고 자신의 내면 깊이 들여다보고 통한을 품게 한 까닭이 있었다.
이것이 세 번째 이유이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까닭에 대해서 다음 호에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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