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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술의 눈을 열어 준 거인 '고야'12

고야의 여섯 번째의 만남으로 이룬 블랙 페인팅 (Black Paintings)의 세계 1

고야의 미술작품 세계를 통하여 그 동안 사람이 살면서 만날 수 있는 다섯 번째 만남의 과정을 살펴보았다.
이제 마지막 여섯 번째 만남을 고야를 통하여 간접이나마 경험해 보자.  여섯 번째로 만날 수 있는 것은 ‘삶과 우주의 본질적인 신비가 만나 빚어지는 환상의 경계’세계다. 이 삶과 환상의 경계를 경험한 사람들이 신화를 구성하고 엮어 내며 각자의 집단을 실질적으로 리드해 나간다.

현실의 세계도 다 섭렵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에겐 환상이란 먼 피안의 세계일 수 밖에 없다.
우주의 본질적인 신비를 자기의 삶 속에서 경험한 사람들이 본 환상은 환각제나 착시 현상이 불러일으킨 환상과 다르다.
그것은 첫째로 생명의 본질적인 욕망과 맞닿아 있다. 두 번째로 우주와 자연의 순화적 질서와 섭리에 연결이 되어있고 세 번째로 이 전자의 둘이 그것을 만나 경험한 사람의 내성(內省)에서 합치되어 나타난다는 점이다.

첫 번째, 생명의 본질적인 욕망과 맞닿아 있는 환상은 이미 드러난 신화적인 구성과 그 세계관에서 우린 그것이 무엇인가 찾아볼 수 있다.
모든 신화는 인간과 집단의 욕망이 발현되어 구성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먹거리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간절한 기원에서 그것을 해결해 주는 한 인격체를 구성하고 그것에 대해서 그 고민을 덜기 위해 기도하거나 주문을 외기 시작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신이 농경신이고 목축 신이고 어부를 위한 용신이나 해신이다.

두 번째로 우주와 자연의 순화적 질서와 섭리에 연결된 환상이란 꿈꾸는 이의 삶과 자연에 대한 경험과 통찰력으로 인해 그 환상이 자연 질서나 섭리를 꿰뚫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당연히 ‘개꿈’과 일반인의 착시현상과 구별되는 것은 물론이다. 고대 시대에선 이런 통찰력이 있는 주술사들이나 여신들이 사회를 통제하고 이끌었다.

세 번째, 첫 번째 인간의 보편적 원초적 본성(本性)이 두 번째 우주와 자연의 순환적 질서와 섭리가 자신의 내면에서 만나 일어난 환상은 종교적 선지자나 시대적 예언자의 행적이나 위대한 예술가의 작품 속에서 만날 수 있는 환상이다.

우리 같은 범인들은 바로 그들의 행적과 작품을 통하여 ‘인간의 심연(深淵)과 자연의 신비를 연결하는 고리인 신화적 세계를 경험하고 여기서 신화적 환타지와 삶의 고리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엿볼 수 있다.

이 만남을 우린 고야가 묘사한 ‘블랙 페인팅’ 작품들을 통하여 간접이나마 체험할 수 있다.
사실 필자는 이 ‘블랙 페인팅’의 작품 세계를 펼쳐 놓기 위해 그 동안 11번의 글을 준비해 그것을 블랙 페인팅을 이해하기 위해 오르는 계단으로 사용했다.

고야(1746-1828)는 1819년 마드리드 교외 근처의 2층 가옥을 매입한다. 그 집은 우연하게도 청각장애자가 주인이어 "Quinta del Sordo," "Deaf Man's Villa"라 호칭되고 고야가 인수함으로 그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게 되었다.
고야는 1819년 두 번째로 쓰러져 중병을 앓게 된다. 이 때 그의 나이는 73세였다. 사실상 당시의 평균 수명으로 보거나 작가의 나이로 보면 더 이상 재기는 하지 못할 나이였다.
이 때 그의 친구인 의사(Dr Arrieta)의 정성스런 간호로 다시 회복하고 1820년부터 23년 간 그의 집 벽에 그린 14점의 음산한 주제의 어둔 그림, 블랙 페인팅(Black Paintings)을 그린다.

이 그림들이 세계를 놀라게 하고 그의 천재성과 위대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마무리 하게 해준 것들이었다.

543-02.jpg
▲그림설명1/ 고야와 그의 친구인 의사(Dr Arrieta), 그는 이 그림에 Dr Arrieta가 정성스럽게 보살펴 주어 감사하다는 내용의 글을 적어 넣었다.

543-01.jpg
▲그림 설명 2/ 블랙 페인팅이 그려져 있던 고야의 방.
다음 호에 구체적으로 살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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