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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6 02:03
런던의 박물관 갤러리 사용법 3 데이트 모던 3
조회 수 2507 추천 수 0 댓글 0
<문화현장 22> 런던의 박물관 갤러리 사용법 3 데이트 모던 3 성공한 미술사조와 성공하지 못한 두 미술사조는 왜? 초기 입체파의 그림들이 ‘ㄴ’자로 걸려 있는 벽을 마주하고 있는 벽에는 입체파에게 영향을 받은 이탈리아의 미래파(Cubism, Futurism)와 영국에서 출발한 보티시즘(Vorticism )의 그림이 걸려 있다. (Room 2) 시인 마리네티가 1909년 2월 20일자 파리 '피가로(Le Figaro)'지 1면에 발표한 '미래주의 선언(Manifeste du Futurisme)'후 출발한 이 사조는 올해로 100년이 되었다. 당시 공격적인 태도로 속도와 운동감을 표현했던 작품들을 보며 흥분해 들떠있던 작가들의 분위기를 엿보는 것도 흥미 있는 일이다. 그 옆에는 영국에서 시작된 보티시즘(vorticism)의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사실 이 보티시즘이란 영국에 아니면 어디에서도 볼 수도 없는 작품이고 물론 들어볼 수도 없는 이름 없는 사조다. 20세기 초 영국 런던에서 일어난 이 운동을 ‘소용돌이주의’라고도 한다. 화가이며 소설가인 P.W. 루이스, 시인 E. 파운드가 중심이 되어 제창해 1914년 ‘반역예술센터’ 그룹잡지 [블라스트]에 보티시즘을 선언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발족되었다. 보티시즘이란 이름이 붙게 된 것은 이 잡지에서 부제로 Vortex(소용돌이)라는 말을 쓴 데서 비롯되었다. 이 운동에는 시인인 파운드, 소설가이자 화가였던 루이스, 화가 E.A. 워즈워스ㆍW. 로버츠ㆍL. 아트킨슨, 조각가 J. 엡스타인 등이 참가하여 문학과 미술이 연대하여 출발했으나 동네 미술 운동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들이 추구했던 경향은 프랑스 입체파와 이탈리아 미래파에 그 뿌리를 두고 입체파의 기하학적 조형과 미래파의 운동감을 취하며 나름대로의 변화를 모색했으나 뚜렷한 특징을 보여주지 못하고 그들을 극복하지 못해 아류로 전락해 버리고 만 것이다. 하나의 미술운동이 탄생하고 그 것이 세계 미술사적 중심으로 편입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보티시즘보다는 지명도가 다소 높은 미래파는 파리 '피가로(Le Figaro)'지 1면에 '미래주의 선언(Manifeste du Futurisme)'를 선언하고 화려하게 국제적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그들은 독재자인 무솔리니와 함께 동반자적 발걸음을 맞추다가 무솔리니 몰락과 함께 세계 미술사에서 뒤로 사라진다. 결국 이 두 번째의 방에는 후기 인상파의 시각적 방법론과 산업혁명 후의 근대화의 유산이 만들어준 두 개의 실패한 미술사조와 성공한 미술사조의 작품들이 나란히 걸려 있는 셈이다. 다시 한 번 천천히 돌아보며 성공한 미술사조에 편입된 그림들과 변방의 그림들이 어떻게 다른가 보고 실패한 사조의 미술과는 구별되는 점이 있는 가 살펴보는 것도 흥미 있는 일이다. <전하현/ writer, hyun.h.Jun 미술사가, 문화 평론가, 미술사를 강의하며 본지에 세계문화사(유로저널)와 세계미술사(한인신문)를 연재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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