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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쇼팽 연주회를 앞둔, 대학시절 은사였던 전영혜 교수의 집을 오랜만에 방문하였다. 집안에 들어섰을 때 반기는 아름다운...
by 유로저널 / on May 07, 2008 00:17
지난 달, 쇼팽 연주회를 앞둔, 대학시절 은사였던 전영혜 교수의 집을 오랜만에 방문하였다. 집안에 들어섰을 때 반기는 아름다운 화단과 정원에서 뛰어 노는 강아지들, 그리고 곱게 꾸며진 새장 안에 있는 앵무새는, 꽃과 동물을 사랑하는 그의 모습을 여지없이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약속시간에 미리 온 관계로 거실에서 그를 기다리던 중, 연습실에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쇼팽의 선율을 들었다. 따스한 봄날에 향기로움을 더해주는 아름다운 소리였다. 감상도 잠시, 방에서 전영혜 교수가 나왔다. 환한 미소를 띈 채 나를 반겨준 그는 여전히 소녀 같은 순수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학창 시절에 기억하는 그의 모습은 다양하다. 열성적인 연주자, 엄한 학자, 모범적인 아내와 어머니, 그리고 무엇보다도 ‘순수함’이 묻어나는 사람이다. 그에 대한 순수한 느낌은 아마도 대화 속에서 묻어나오는 꾸밈없는 그의 ‘음악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행복’이라는 단어를 즐겨서 쓰던 그의 모습에서, 힘든 연습을 거쳐야 하는 이유로 한편으로는 회의적일 수 있었던 음악인생을 순수한 즐거움으로 승화시키는 것을 배웠고 앞으로도 소중하게 지켜나갈 것이다. 전영혜 교수에 대해서 잠시 설명하자면, 그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밀워키 콘서바토리에서 아티스트 디플롬을, 위스콘신 대학에서 연주전공으로 음악박사 학위(DMA)를 취득한 후 경희대 음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헝가리의 바르톡 현악 4 중주단, 예술의 전당 교향악 축제, 모스크바 챔버 오케스트라, KBS 교향악단(정기 연주회), 키예프 국립 교향악단, 슈트트가르트 실내악단 등 국내외 유명 연주 단체와 협연하였으며, 메디슨, 밀워키, 콜럼버스, 비엔나, 서울, 대전, 춘천, 광주 등 국내외에서 독주회를 개최하였고, 대화가 있는 음악회, 현대음악 강연 독주회, 위스콘신 대한 아티스트 초청 독주회 등 다양한 연주회를 가지기도 하였다. 또한 ‘George Crumb을 통하여 본 20세기의 확장된 피아노 기법’을 비롯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고, 피아노 음악 문헌의 사전인 ‘Music for piano by Friski & Freundlich’ 저서를 번역 출간, ‘피아노 Master Works(학예출판사-CD)’및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실황연주(Sony Label)음반을 출시했다. 동아, 조선, 한국, 세계일보, 미주리 국제 피아노 콩쿠르 심사위원을 역임하기도 한 그는 베토벤 소나타 연주에 이어 쇼팽연구 그리고 인상파 음악인 드뷔시, 라벨 연주회를 기획하는 등 음악가로서 뿐만 아니라 학자로서의 면모 또한 돋보이는 다양한 음악적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영혜 교수와 대화를 하던 중, 자연스럽게 주제가 이번에 열리는 그의 쇼팽 음악회로 흘러 가게 되었다. 평소부터 그의 깊은 음악성과 아름다운 톤에 대해서 존경을 해오던 터라 그의 연주에 관심이 많았고, 음악회를 앞둔 심경에 대해서 듣고 싶었다. 때마침 한 잡지사와 ‘연륜에서 피어나는 쇼팽의 아름다움’이라는 주제로 인터뷰가 이루어 진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내용에 대한 나의 궁금증과 더불어 그의 음악적 인생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쇼팽이 매우 서정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젊은 시절에는 그 감성에 매혹되어 그것만을 좋아한 것 같다. 그러나 세월이 지남에 따라 음악을 느끼는 법도 달라지는 것 같구나,, 쌓이는 것이 많다고 할까. 회상할 일도 많고 추억도 많고, 수 없는 기억들이 축적되는 것 아니겠니. 즐거운 기억, 아팠던 기억 등…, 이런 것들이 음악에 투영되어 쌓이는 것이지. 폭이 넓어지고 점점 진해진다고 할 수 있겠지. 최근 쇼팽을 접하면서 음악 특유의 멜랑코리가 있지만 깊이가 느껴진단다. 음악이란 것이 정량적으로 셀 수 있는 것이 아니듯이, 꽃을 피웠지만 언젠가 꽃잎이 되어 흐드러지듯이 음악도 우리에게 다가왔다가 사라져가는 아득한 것이거든. 어떻게 생각하면 덧없지만 그 찰나의 ‘아름다움’을 붙들고자 하는 마음, 또 그걸 붙들기 위해 우리는 또 많은 것을 쏟아 붓는, 그래서 참 외로운 직업인 것 같구나. 그렇기 때문에 그 아름다움이 더 쉬한 것 같고 매력 있는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아름다움도 깊어지는 거겠지.’ 이 내용속에, 세월이 흐르면서 쌓여진 삶의 경험을 음악으로 승화시키는, 연륜에서 묻어나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가진 음악인의 모습이 보인다. 아름다운 음악 철학을 가진 연주자이기에 아마 많은 이들이 그의 음악에서 감동을 받는 것이리라. 연주회를 앞 둔 와중에도 학생들의 수업에 열성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10여년 전,, 그의 옆에서 수업을 받던 나의 모습이 그립게 떠올려진다. -내용 중 일부는 전영혜 교수님의 허락 하에 피아노 음악 4월호에서 발췌하여 개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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