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는 뮤지컬에 대해서 소개해 보고자 한다. 이유는 뮤지컬이 세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 장르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클래식만큼의 제대로 된 소개가 이루어지지 않은 듯해서이다. 클래식 음악의 연장선상이며 20세기 대중적인 음악문화의 주역으로 자리잡은 뮤지컬, 역사와 대표적인 음악가들, 그리고 작품과 간략한 특징에 대해서 설명하겠다.

 뮤지컬(musical)은 19세기 후반 오페레타 및 음악 극의 형식을 답습하면서 20세기 초반에 시작된, 그때까지 음악 문화의 주역이 되지 못했던 미국을 중심으로 발달한 대중 음악 극이다. 이는 오페라에 비해 가벼운 코믹오페라, 오페라 부프(bouffe; 18세기 초 프랑스에서 일어난 희가극, 경쾌한 음악을 주로 한 코믹한 희가극인 오페라 푸파 에서 발전된 것)가 미국에 건너가 노래와 춤, 연기가 섞이며 오락성 짙은 소재로 만들어진 것이다. 첫 작품으로는 ‘거지 오페라(1728,John Gay; 1685-1732)’ 로 런던에서 첫 공연이 이루어졌고 이는 풍자적인 내용과 영국에서 유행하던 대중 노래에 가사를 붙여 공연한 것으로써 뮤지컬의 원형을 보여준다. 그 후 길버트 (W.Gilbert;1836-1911), 설리번(A.Sullivan;1842-1900)의 ‘마법사’, ‘마카도’ 등을 기점으로 영국의 뮤지컬은 미국으로 전파된다.

 미국 최초의 뮤지컬은 ‘검은 악당(The black crook ;1866)’ 으로 미국에서 엄청난 흥행기록을 세웠다. 뉴욕의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공연된 이 작품은 어설픈 작품성을 보였지만 거대한 무대효과와 연기자들로 큰 규모를 자랑하며 미국 뮤지컬의 성화를 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얼빙 벌린(Irving Berlin;1999-1989),’ ‘콜 포터(Cole Porter;1891-1964)’, ‘조지 거쉰’, ‘리처드 로저스(Richard Roders;1902-1979)’의 활약은 미국 내에서 뮤지컬의 입지를 화려하게 증명하였다. 미국문화와 인종 문제 등의 소재를 다루며 대중 문화로서의 한 획을 구축한 이들의 작품은 가장 미국적 분위기의 뮤지컬을 수놓는 것이었다. 특히 거장인 리처드 로저스와 해머스타인 2세는 ‘오클라호마’ 란 작품을 발표했고 이 작품은 미국 전역을 강타하며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전의 작품들은 스타 배우중심의 스토리 전개로 극의 흐름상 엉뚱한 시점에 주인공이 등장하기도 하며 대부분의 주위환경이 이들의 포커스로 전개되었었다. 하지만 이 작품 이후로 현실적인 스토리, 음악과 가사의 상호적 관계, 적절한 배역의 무게 감 등 여러 가지가 균형이 맞는 세련된 뮤지컬이 탄생되었다. 이를 계기로 로저스와 해머스타인은 ‘왕과 나’, ‘사운드 오브 뮤직’ 등의 걸작들을 탄생시켰고 이들은 영화화되는 인기를 누렸다. 조지 거쉰의 재즈와 클래식 양식의 접목은 오늘날 뮤지컬 레퍼토리의 효시가 되었고 프랑크 뢰써(Frank Loesser;1910-1969)의 ‘아가씨와 건달들’ 번스타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작품성 있는 뮤지컬의 정상을 보여주었다.

 미국에 자리를 내어주었던 뮤지컬의 원조인 영국에서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 를 시작으로 위치 탈환을 꾀하였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와 ‘에비타’를 히트시키며 연달아 ‘캐츠’, ‘오페라의 유령’으로 세계를 석권하기 시작하였다. 이외에 ‘스웨니 토드’와 ‘조지와 공원에서의 일요일’을 작곡한 손드하임(Stephen Sondheim; 1930~), 미셸 쇤베르크(1945~)의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등의 다양한 작품들은 새로운 변화를 거듭하며 뮤지컬의 다양성에 큰 기여를 하였다.

 뮤지컬의 줄거리는 대부분 두 쌍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외의 인물들이 주인공과 비슷한 극적 문제를 갖고 행동한다. 대부분이 해피엔딩 이며 합창의 중요성이 오페라와 비슷하다. 또한 다양하고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막대한 제작비와 인력이 요구된다. 초기의 영국 뮤지컬을 시작으로 오늘날의 뮤지컬은 대부분 약 20개 정도의 악곡으로 구성된 2막 구조로 되어있다. 이러한 구성은 오케스트라 연주의 서곡으로 제시부분과 프러덕션 넘버(production number; 대체로 1막의 중간부분이나 끝, 혹은 2막의 첫 부분에 나오는 곡, 뮤지컬의 하이라이트)로 이루어진다. 이외에 흥을 돋구기 위해 극의 도중 유머러스 하게 끼어드는 ‘쇼 스타퍼(show stopper)’, 오페라와 비슷한 아리아, 공연된 주요 멜로디나 아리아, 합창을 짧게 편집해 보여주며 화려한 막을 내리는 커튼 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