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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30 06:36
살리에리가 모짜르트를 죽였다?
조회 수 7225 추천 수 0 댓글 0
1791년 12월 5일, 서른 다섯 살의 아까운 나이에 모짜르트는 사망하고 만다. 당시 모짜르트의 죽음을 놓고 많은 소문이 나돌았는데 병으로 인한 사망 설과 함께 누군가가 모짜르트를 독살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 내용을 보면 프리메이슨 단원이었던 모차르트가 비밀조직이었던 이 단체의 비밀을 자꾸 폭로하자 다른 단원에 의해 독살 당했다는 설 등 크고 작은 가십거리 정도의 억측들이 나돌았다. 그 중에서 동시대의 음악가인 ‘살리에리’에 의한 독살 설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데, 특히 1984년에 나온 영화’아마데우스’는 모짜르트에 천재적인 재능에 시기한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에게 레퀴엠을 작곡하게 만들며 서서히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그리고 있다. 이 영화 때문에 살리에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모짜르트의 살인범이라는 오명으로 남아있는데 이 것은 사실이 아니다. 살리에리에 대한 오해 이탈리아 출신인 안토니오 살리에리 (Antonio Salieri 1750-1825)는 16세 때 빈으로 건너와 궁정작곡가로 활동하다 궁정악장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다. 그의 오페라 'Les Danaïdes 다나이드'와 'Les Horaces 오라스'가 파리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작곡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된다. 작품으로는 약 40곡에 이르는 오페라 •발레음악 •교회음악 •오라토리오 등이 있다.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보여주었듯이 살리에리는 당시 성공한 음악가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모짜르트의 재능에 시기심을 품었다는 것인데, 이 것은 충분히 사실로 볼 수 있다. 그 당시 빈에서 모짜르트에 대해 시기심을 가진 음악가는 살리에리 뿐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모차르트가 죽은 후 한 신문에는 음악가들 사이에 이런 대화가 실렸다. "그런 천재가 일찍 죽은 것은 아까운 일이야. 하지만 그가 그렇게 일직 죽지 않고 오래 살았다면 우리는 몽땅 굶어 죽었을걸." 모짜르트의 너무도 뛰어난 천재성은 모든 음악가들에게 살리에리와 같은 범행동기를 가지게 했던 것이다. 하지만 영화대로라면 살리에리가 모짜르트에게 비밀리에 레퀴엠 작곡을 의뢰하여 서서히 죽음으로 몰고 가는데 사실 레퀴엠 작곡을 비밀리에 의뢰한 사람은 살리에리가 아닌 프란츠 폰 발세크-스투파크 (Franz von Walsegg-Stuppach) 백작이었다. 아마추어 작곡가이기도 한 이 사람은 20세의 젊은 나이에 죽은 아내를 위해 미사곡을 의뢰했고 후에 영화 속 살리에리처럼 이 곡을 자기 곡인 것처럼 발표하기 위해서 비밀리에 의뢰한 것이었다. 결국 영화는 이 내용을 역이용한 셈이다. 실제로 살리에리는 평생 모짜르트를 살해했다는 소문에 시달려야만 했는데 임종 직전 제자인 이그나스 모슐레스(Ignaz Moscheles)에게 자신의 오명을 벗겨달라고 부탁한 것을 보면 얼마나 이것에 마음고생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에 살리에리의 불명예를 더욱 가중시키는 일이 발생했는데 러시아의 문호 알렉산더 푸시킨은 1830년 살리에리의 모짜르트 독살설을 그린 단막 희곡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를 발표하였고 러시아 작곡가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Nicholai Rimsky-Korsakov)는 1898년 푸시킨의 희곡에 곡을 붙여 오페라로 만든 것이다. 모짜르트의 진짜 사인은? 모짜르트는 1791년 11월20일경 병에 걸려서 2주일을 앓다가 사망했는데 그의 정확한 사인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모짜르트의 사망진단서에 적힌 병영열(military fever) 혹은 티푸스 때문이라는 것이 오랫동안 정설로 알려져 왔다. 그 후 1966년 스위스 의사 칼 바르(Carl Bar)는 모차르트의 병력을 검토한 결과 류마티스 열(rheumatic fever)이라는 꽤 신빙성 있는 새로운 주장을 내놓았고, 2001년 워싱턴 의과 대학의 전염병리학자 잔 허쉬만(Jan V. Hirschmann)은 모차르트가 설익은 돼지고기를 먹고 선모충 증에 걸려 죽었다는 새로운 학설을 발표했다. 그는 주장의 근거로 모차르트가 죽기 1달 반 전에 돼지고기를 먹었다는 편지를 아내에게 보냈던 사실과 선모충에 감염된 돼지고기를 먹으면 사람도 선모충증에 걸린다는 사실, 그리고 모차르트의 사망 당시 증세가 선모충 증의 그것과 일치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결국 살리에리는 당시의 어쩔 수 없는 시대상과 편견, 그리고 많은 예술가들에 의해 모짜르트의 살인범이라는 거짓된 불명예를 안게 되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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