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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의 클래식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가 화제이다. 더욱이 얼마 전 드라마로까지 방영이 되어 그 인기와 관심이 더욱 커지는 계기가 되었다. 나도 2005년 여름 한국에 다녀왔을 때 우연히 이 만화를 알게 되었는데 금새 이 만화의 매력에 빠져들어 단숨에 끝까지 읽어버렸다. 지휘자를 꿈꾸는 남자 주인공 치아키 신이치와 약간은 엉뚱한 캐릭터인 피아노를 치는 여자 노다 메구미의 이야기, 왠지 모르게 우리 부부의 모습을 닮아서인가.. 아무튼 참 대단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 쉽지 않은 클래식 음악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재미와 정보, 그리고 나름대로의 감동까지 이끌어내는, 다신 한번 일본만화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가장 먼저 저력을 느낀 만화는 ‘미스터 초밥왕’이었다. 물론 우리 부부가 초밥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이 만화를 읽으면 작가가 이 작품을 그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을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음악적인 상식은 물론이고 음대생들의 생활이나 생각 등 매우 사소한 부분까지도 표현하고 있다. 특히 주 배경이 프랑스 파리로 옮겨지고 나서는 철저한 사전작업을 했다는 것을 여러 곳에서 느낄 수 있다. 파리의 거리나 건물. 카페 등도 실제로 존재하는 곳을 그린 것이고 여러 가지 상황들이 파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내용들이어서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든다. 또 여 주인공이 다니는 음악학교는 파리 국립 고등 음악원(Conservatoire de Paris, 줄여서 '파리 음악원'이라고도 한다)으로 프랑스 최고의 음악교육기관인데 너무나 사실적으로 그려서 놀라움을 자아낸다. 실제로도 이 곳은 일본인 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악원이고 많은 일본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물론 우수한 많은 한국 학생들도 재학 중이다.

클래식 음악의 길잡이

이 만화의 여파로 클래식 음악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더욱이 10대 층에서 그런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한다. 젊은 층으로 갈수록 클래식 음악의 선호도는 매년 하향곡선을 그려왔고 클래식 음악의 미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던 사실에 비추어 본다면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특히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역할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의 역할에 대해서 한번쯤은 의문을 가진다. ‘저 사람은 관객을 등지고 서서 막대기 흔드는 일만 하네?’ 개인적으로도 여러 사람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그들에게 지휘자의 역할에 대해서 이해시키곤 했는데 이 만화는 나의 이런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

물론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약간은 억지스러운 면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이 만화를 통해서 클래식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본다면 아주 사소한 옥에 티에 불과하다. 더욱이 얼마 전에 방영된 드라마에서는 그 내용에 등장하는 음악을 바로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을 느끼게 했다. 아무래도 음악만화이기에 책으로 읽었을 때는 내용에 등장하는 음악을 상상으로 듣거나 일부로 찾아 들어야 되었는데 드라마는 그런 갈증을 바로 해소해 주었다. 후지 TV에서 방영된 드라마는 두 주인공이 파리로 떠나기 바로 직전에 끝을 맺어서 계속적으로 파리 편을 제작할지에 궁금증이 더해 지고 있다.

어린 시절 만화책을 보면 부모님에게 야단을 맞은 기억이 있다. 많은 우리 또래의 세대들이 그랬을 것이다. 물론 어린 시절에는 만화에 푹 빠져버려 다른 것을 하지 못하게 되는 부작용과 불건전한 만화를 우리의 부모님들께서 걱정하셔서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만화라는 장르는 참으로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다. 만일 노다메 칸타빌레나 초밥왕 같은 내용이 글로만 적혀있었다면 그 매리트는 많이 감소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이 곳 프랑스의 서점의 만화 코너를 살펴보면은 거의 90% 이상을 일본만화가 차지하고 있다. 만화=일본 이라는 인식이 유럽인들에게 강하게 심어져 있는 것이다. TV도 마찬가지이다. 아침의 어린이 시간 프로그램을 보아도 거의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나도 어린 시절 마징가Z와 은하철도 999, 코난 등을 보면서 자랐지만 나중에 그것들이 일본 만화인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었다. 참고로 드라마에서 남 주인공 치아키의 스승으로 나오는 비에라 선생의 역은 현재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인 즈덱 마칼(Zdeněk Mácal)씨가 찬조출연을 하여 지휘 못지않은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내용 중에서 치아키가 노다메의 재능을 아까워하며 왜 좀더 높은 곳을 바라보지 않냐고 다그칠 때 그녀는 이렇게 대답한다. "자유롭고 즐겁게 피아노를 치는 것이 왜 나쁘냐고.." 이 대사는 현실과 나의 모습을 오버랩 시키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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