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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6 19:49
프린지(Fringe), 변방에서부터 거듭나다
조회 수 2253 추천 수 0 댓글 0
영국은 지금 축제 중이다. 정확히 말하면 에딘버러가 들썩이고 있다. 드디어 에딘버러 페스티벌이 시작되었다. 일년에 한번씩 꼭 돌아오는 축제건만 여름이 끝나가는 이맘때가 되면 항상 설레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해서 축제를 위해 해마다 에딘버러까지 가는 건 아니지만 영국 어딘선가 에딘버러 페스티벌과 같은 대형 문화행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도시 전체가 문화의 거리로 바뀌고 사람들이 흥분하는 그 분위기가 좋기 때문이다. 6년전, 스페인 산페르민 축제를 직접 즐기기 위해 스페인 북부에 위치한 팜플로냐라는 마을까지 간 적이 있다. 산페르민 축제는 일종의 소몰이 축제로서 골목에는 낮은 방어막을 길게 쳐놓고, 그 안쪽으로 힘을 자랑하려는 남자들과 그들을 쫓는 소들이 미친 듯 달린다. 이 거친 경주를 보는 것이 산페르민 축제의 맛이다. 성난 듯이 달리는 소들의 공격을 당장이라도 받을 것 같은 남자들의 위험한 모습이 너무 아찔해 나는 가까이 가는 것도 떨렸었지만 구경하는 사람들의 환호와 열광 속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기억이 난다. 하얀색 옷을 입고 빨간색 스카프를 맨 모든 사람들이 흥분 속에 있었던 것 같다. 에딘버러도 지금 그때 내가 경험한 것과 같은 분위기 일거다. 공연이나 전시를 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에딘버러 시민과 여행객들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그들의 값진 경험을 즐기는 중일 것이다. 에딘버러 국제 페스티벌은 59년의 역사와 영국의 약 650가지의 예술 문화 축제 중 영국의 문화를 대표하며, 세계 최고의 규모와 수준을 자랑한다. 1947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유럽을 평화와 화합의 장으로 거듭나게 하고 다시금 관광객들을 에딘버러로 불러들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시작되었으며, 매년 8월이면 세계 각국의 예술인들이 이 페스티벌에 참가하여 최고의 오페라와 연극, 클래식 음악, 발레 작품 등을 선보인다. 에딘버러 페스티벌 중 빼 놓을 수 없는 아주 흥미로운 것은 바로 에딘버러 밀리터리 타투(Millitary Tattoo)이다. 에딘버러 성 앞에서부터 펼쳐지는 퍼레이드로 스코틀랜드의 전통악기인 백 파이프와 드럼을 둘러 맨 군악대들의 행렬에 뒤이어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밴드와 춤꾼들의 흥겨운 공연들이 펼쳐진다. 이 퍼레이드는 항상 20만명 이상의 관객들이 모여드는 페스티발 행사 중 가장 인기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또 성벽으로부터 쏘아 올리는 대규모의 폭죽놀이와 함께 프린센스 스트리트 가든에서의 야외 콘서트 또한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행사이다. 에딘버러 성의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어우러져 하늘에 수놓는 불꽃의 형형색색 이미지들은 사람들의 마음에 행복감을 가져다 준다. 더욱이 이 공연은 에딘버러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폐막제 행사이기 때문에 페스티벌이 끝난 것에 대한 아쉬움과 다음 해를 기다리는 마음 등, 그 불꽃이 주는 의미는 색다르다. 한편 에딘버러 페스티벌에는 일반인이 좀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축제가 있다. 바로 '축제 속의 축제'라 불리는 에딘버러 페스티벌 프린지 (Edinburgh Festival Fringe)이다. 에딘버러 페스티벌 프린지는 일정한 스케줄이 짜여있지 않고 아마추어와 프로를 막론하고 참여한 단체들이 언제든 그들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공연들을 펼쳐 보이기 때문에 젊음과 생동감, 자유로움을 더 가깝게 경험 할 수 있다. 수많은 무명 예술가들이 이 곳을 통해 발굴되어 유명인으로 거듭난 무대이기도 하다. 사실 이 젊고 패기있는 페스티벌이 에딘버러 국제 페스티벌보다 더욱 유명하다. 그 이유는 아마 이미 대성한 공연을 보는 것보다 뭔가 가능성이 보이는 예술가들의 노력의 땀이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에딘버러 국제 프린지 페스티벌은 변방(fringe)에서 더 이상 머무르지 않고 자유로운 창조정신을 계승한 채 주 류 속으로 파고 드려는 살아 있는 정신이 매력이다. 프린지 페스티벌은 사람과의 소통을 중시한다. 젋은 예술가들은 길거리 곳곳에 자리잡아 관객을 기다린다. 어쩜 코벤트 가든의 거리에서 작은 공연을 하는 이들과 그 형태는 비슷하다 할 수 있으나, 에딘버러에서 볼 수 있는 공연의 예술적 가치는 더 크다. 물론 가치라는 것은 어떻게 정의를 내리고 어디서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기준이 달라지지만 적어도 ‘예술적’이라는 기준에서는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코벤트 가든의 행위자들은 관객의 호응이 일단 중점이며 어떻게 하면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할 수 있으며 흥미를 제공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에딘버러의 거리 예술가들은 좀 더 새로운 아이디어와 좀 더 창조적인 요소를 보여주고 싶어한다. 그들은 식상한 것, 진부한 것들을 싫어한다. 그러한 것들을 보여준다는 것은 아마도 그들에게 있어 수치스러운 것이 아닐까? 예술의 기본정신이 ‘창조’라는 것은 이젠 말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만 그 실천은 무척 힘들다. 예술가들은 ‘무(無)’에서 ‘유(有)’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지만 만족하는 결과물을 손에 쥔다는 것은 아마 평생 경험할 수 없을 지 모른다. 왜냐하면 예술의 대한 끊임없는 노력과 탐구정신이 멈추지 않아야 하고, ‘나에 의해 창조’된 새로운 이미지를 찾았다 하더라고 그것을 깊이 있게 만들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요소를 그 새로운 이미지 속에 첨가한다는 것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록 새로운 이미지나 예술 형태를 발견했다고 하더라고 ‘나만 아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예술가는 내가 창조한 예술을 어떤 식으로 관객에게 선보일 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과 계획이 있어야 한다. 같은 작품이라 하더라도 관객들은 어떻게, 혹은 어디서 그 작품을 감상하였느냐에 따라 그들의 반응을 달리한다. 그런 의미에서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젊은 예술가의 선택은 옳다고 본다. 에딘버러 페스티벌이라는 국제적인 명성의 타이틀은 세계곳곳에서 사람들을 모이게 하여 그들을 예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관객으로 만들고, ‘프린지(fringe)’라는 단어는 아직은 변방이지만 거기서 거듭나기를 갈망하며 절대 실험정신을 놓지 않으려는 참가자들의 도전을 보여준다. 그래서 더욱 관객들은 프린지 페스티벌의 참가자들의 작품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작품이 마음에 들면 좀 더 큰 박수를 보낸다. 만약 관객들로부터 이 같은 박수갈채와 긍정적 호응을 얻는다면 그 예술가의 새로운 ‘창조’는 성공하게 되는 것이다. 젊은 예술가들의 대향연인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의 올 해의 모습과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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