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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3 22:42

Christmas in 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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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라고 하면 당연히 크리스마스가 떠오를 것이다. 화려한 거리 장식들과 선물을 사기 바쁜 사람들의 모습만 봐도 괜히 마음이 설레고 뭔가 특별한 이벤트를 찾게 된다. 이슬람교인들처럼 크리스마스와 전혀 무관한 종교인들도 한창 들떠 있는 분위기에 쉽게 도취되기 쉽다. 가끔씩은 크리스마스가 예수의 탄생과 상관없이 온 세계인들의 한 해 마무리를 위한 파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렇다고 팔레스타인이나 아프리카와 같은 불안하고 열악한 정세를 가진 나라의 사람들까지 우리와 같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면 모든 것이 특별해진다. 이렇게 우리를 들뜨게 하는 것은 크리스마스에만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상점들과 집집마다 만들어진 크리스마스트리와 상록 담장 넝쿨로 장식된 문들, 그리고 여기저기 들려오는 캐롤이다.

크리스마스 트리이 기원에 대해선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특히 독일에서 마틴 루터가 처음으로 시작했다는 설이 가장 신빙성이 있는 듯하다. 루터는 크리스마스 전날 밤 하늘에 별이 빛나고 그 아래에 상록수가 서 있었는데 끝이 유난히 뾰족하여 마치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로 향하는 것 처럼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그 나무와 비슷한 나무를 준비하여 자기 방에 세우고 거기에 별과 촛불을 매달아 장식을 했는데, 이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제일 먼저 만드는 크리스마스 트리인 것이다. 지금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이나 큰 교회 앞에는 대형 트리를 세워놓으면서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만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집집마다 가지 끝이 뾰족한 상록수를 사다가 인형을 달거나 종 이나 별, 혹은 리본 등으로 나무를 아름답게 장식해 놓았다. 그리고는 반짝이는 작은 전구를 설치해 크리스마스 트리만이 가지는 고요한 아름다움은 전한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푸른 담장 넝쿨로 집 대문을 장식 하거나 집안을 꾸미기도 한다. 이와 같은 풍습은 북유럽의 비기독교인들의 전통이 영국에 전해진 것인데, 상록 담장 넝쿨은 영원한 생명의 상징하기도 하며.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질 때 쓰신 가시 면류관이 담장 넝쿨로 만든 것이라는 생각이 많아 더욱 그것이 큰 의미를 가진다. 전설에 의하면 이 담장 넝쿨은 본래 흰 열매를 맺는 식물이었는데 가시 면류관을 만들어 예수의 머리에 눌러 씌울 때 예수의 머리에서 피가 솟구쳐 나와 빨간 열매로 변했다는 말도 있다. 또한 유럽인들에게는 나무를 숭배하는 정신이 있다. 그래서 과거의 이들은 악마를 쫓아내기 위해 새해가 되면 상록수로 집과 헛간을 꾸몄다고 한다.

크리스마스하면 가장 즐겁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캐롤을 부르는 것이다. 캐롤은 원래 프랑스 어 ‘carole’ 에서 온 말로, 중세 프랑스에서 둥근 원을 만들어 춤을 추던 원무를 일컫던 말이었다. 13세기 성 프란시스는 아기 예수의 탄생을 경축하기 위해 예수가 태어난 마굿간 모습을 재현해 놓고 그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것을 권장하였다. 여기에서 캐롤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19세기 상반기, 영국에는 집집마다 방문하여 캐롤을 불러주는 관습이 있었다. 각 마을의 아이들은 크리스마스에 쓸 자금을 모으기 위하여 11월말 부터 시작하여 각집을 돌아 다니면서 캐롤을 부르곤 했던 것이다. 미국 작가Washington Irving(1783-1859)이 1820년 영국을 방문했을 때, 크리스마스날 밤 창문 밑에서 들려오는 합창단의 아름다운 캐롤 소리가 아름다워 잠에서 깨었다고 한다. 그 합창단은 십여 명의 동네 사람들로 구성되어 집집마다 돌아 다니면서 창문 밑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그 화음이 서투르긴 해도 따뜻한 감성을 느끼게 하는 캐롤이었다고 말하였다. 가끔 가족영화 등에서 보면 이런 장면들을 볼 수 있었는데 비록 영화의 한 장면에 불과했지만 그 짧은 순간에서도 캐롤의 평화로운 화음이 내 마음을 따뜻하게 했었다. 캐롤링은 그리스도 탄생의 기쁜소식을 천사들이 찬양으로 전했던 것처럼 구세주 탄생의 기쁜 소식을 집집마다 전한다는 의미다. 물론 이렇게 종교적인 의미가 없더라도 캐롤은 마음의 평안함을 준다.

화려한 장식의 크리스마스 트리와 문밖에 걸린 상록 담장 넝쿨은 거리의 모습을 따뜻하게 만든다. 비록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옆을 스치는 이들에게 미소를 던지게 되고 스트레스나 힘든 일로부터 스스로 벗어나고파 진다. 이는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는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준다는 것을 말한다.

백화점뿐만 아니라 모든 가게들은 사람들도 요즘 넘친다. 크리스마스라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는 바로 선물이다. 선물이라는 것은 받는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의 선물은 준비하는 이들에게도 기쁨을 준다. 특정한 사람의 생일이거나 어떤 기쁜 소식을 가진 사람에게 축하하러 가기 위한 것이 아니기에 한 사람을 위한 준비가 아니다. 그냥 서로 선물을 주고 받으면서 기쁨을 나누는 것이기에 다른 이를 위해 선물을 사는 것은 또한 본인들의 위해 준비하는 기분일 것이다.

크리스마스가 끝나면 한 해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한 해가 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보다 멋지게 한 해를 정리하는 것이 더 행복할 것이다. 크리스마스가 끝나고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보통 새해까지 지속된다. 행복함과 따뜻한 마음으로 올 2007년을 정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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