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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0 17:34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시각 1 - 한국
조회 수 4710 추천 수 0 댓글 0
요즘은 전체저으로 경기가 안좋아 한국미술시장도 주춤하고 있지만, 한때는 한국미술시장이 정말 호황이었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그림을 산다고 바쁘고 작가들은 수요를 맞춰 공급하기 위해 열심히 그림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현상이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한국에 있는 젊은 작가들은 행운아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과거를 돌이켜 보자. 예술가들은 배고픈 직업이었다. 물론 지금도 전체적으로 미술시장이 호황일 뿐이지, 여전히 많은 예술가들은 작업과 금전적인 요소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 사이에서 투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어쨌든 과거 속 예술인의 모습을 바라보는 일반사람들은 눈길은 지금과는 사뭇 다르다. 많은 사람들은 본인이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를 찾지 못하거나, 이루고 싶은 꿈이 있어도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 꿈을 포기하고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면에서 예술가들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어쨌든 지금 예술을 하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들이 무엇을 잘하는지 알아냈고, 현재까지는 그 재능을 살려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예술인을 바라보는 이 같은 선망의 눈길과 함께 그들의 생각 안에는 슬픈 걱정과 안타까움이 있다는 것을 읽어내야 할 것이다. 내 주변에는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들이 많지만, 그것과는 전혀 상반되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도 많다. 이들 중 몇몇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나를 부러워하면서도 꼭 묻는 것이 있다. 근데 돈은 어떻게 버냐는 것. 사실 이런 질문에 할 말이 없다. 나도 잘 모르니 말이다.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것은 좋다. 하지만 행복하게 그림만 그린다고 되는 게 아니지 않는가? 물감이 마르기가 무섭게 누군가가 작품을 사간다면 꽤 괜찮은 장사지만 이것이 말처럼 그리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에서 작업 중인 젊고 패기 있는 작가들이 행운아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려내는 작품들이 속속 팔려나가고 있다니 말이다. 물론 모든 젊은 작가들에게 해당되는 말이거나, 모두가 작품 주문에 밀려 하루 밤샘 작업을 해야 하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장담한다. 하지만 그림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기회가 많아지는 것을 의미하며, 멋진 작업과 함께 미술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찾아오는 기회에 잘 대처한다면 이미 대성한 작가가 아니더라도 작품을 팔면서 그들이 좋아하는 그림만 그리면서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너무나 빠른 속도로 커져가는 한국 미술시장을 조금만 우려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이것이 거품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 용기 내어 말하자면 사실 한국인에게는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눈이 부족하다. 나도 한국인인데 이렇게 말해야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우리의 문화배경 속에서는 현대미술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가진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한국인들에게 현대미술은 난해한 게 분명 사실이다. 이건 한국인에게만 아니라 어느 나라이든 현대미술을 접할 수 있는 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똑같이 느껴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같은 고전작품이나 고흐의 <해바라기>와 같은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은 그림에 대해 정말 무지한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뭔가 감동을 받은 듯한 태도를 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미술은 다르다. 말도 안 되는 작품 앞에서 당황해서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 지 모르겠고, 행여나 무식해 보이지 않을 까 하는 우려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유난히 한국인이 현대미술에 취약한 건 왜일까? 현대미술은 보고 단지 느끼는 것이 중요했던 이전의 다른 미술형태와 달리 작품을 보면서 생각을 해야 하고 미술에 대해 이해를 해야 한다. 언젠가 언급한 것처럼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다. 안다는 것은 미술의 역사나 현대미술의 경향에 대한 깊은 이해를 말한다. 하지만 현대미술이라는 것은 한국인에게 있어 ‘서양화’의 현대적 모습이다. 서양화는 말 그대로 우리 민족 고유의 예술형태가 아닌 서양에서 시작된 낯선 문화이고, 이에 대한 이해는 과거의 경험이나 정신 속에 뿌리내린 전통적인 예술적 사고에서 가능한 것이 아닌 듯 쉽다. 영어를 잘하기 위해 따로 시간을 투자해서 학원을 다니거나 단어공부를 해야 하는 것처럼,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갤러리에 자주 가본다든지, 미술에 관한 책을 즐겨 읽는 것과 같은 약간의 집중된 노력이 필요하다. 더 이상 미술은 과거처럼 아름다운 색의 조화에 감동하거나, 사진보다 더 잘 그려진 것을 보고 감탄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지금처럼 미술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것과 피카소 전시와 같은 대형전시장 앞에서는 항상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는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의아한 일이다. 그래서 더욱 지금의 미술시장의 실체는 거품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기는 것이다. 왜냐하면 하루 아침에 예술을 바라보는 지성이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림을 사들이고 있는 사람들이 과연 현대미술작품에 대한 그들의 기호를 알고 그에 맞게 작품을 구입하는 것이지, 아님 다른 어떤 유용한 목적이나 분위기에 취해 미술작품에 욕심이 생긴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다. 문화 선진의 영국인이라고 해서 모두들 현대미술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몇 년 동안 여기서 생활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와 달리 그들의 정신 속에는 미술에 대한 교양적 사고가 잠재되어 있는 듯하다. 여기서는 한국에서처럼 여러 형태의 광고를 통해 유명해진 큰 전시에서만 아니라 작은 갤러리에서도 일반 사람들이 전시를 관람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또한 일반 신문뿐만 아니라 ‘Metro’와 같은 길거리에서 나눠주는 무료신문에서도 화제가 될 만한 전시회나 이벤트에 대해서 크게 기사화시킨다. 이 말은 신문 독자들이 그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즐겨 그런 기사를 읽는 다는 것이다. 2년 전쯤, ‘Open Studios’라고 해서 같은 건물에 작업실을 가지고 있는 작가들이 동시에 작업실과 함께 작품들을 공개하는 전시회를 가졌었다. 그 결과는 나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 다음 주 칼럼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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