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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 명문대학 합격증 가지고 한국대학 선택하는 사례 늘고 있다.

속속 미국대학 합격자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특히나 한국 학생들의 입시 결과가 참혹했다. 당연히 합격할 것이라 믿었던 학교들로부터 배신의 편지를 받아든 학생들은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면서 의기소침해지는 경우가 많다. 라틴계나 흑인 등 소수인종에게 더 많은 자리를 주기 위해 지원 자격 조건을 완화하는 등 그들을 위한 배려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한 편에서는 대기자(Waiting)를 늘려 합격률을 낮추는 등 경쟁을 점점 치열하게 만드는 경우가 늘고 있다. 어차피 대학에 들어간 이후에 전문직이 아닌 이상 취업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라면 굳이 고비용을 들여 미국대학으로 갈 이유가 없다는 학부모님들의 인식이 늘고 있다. 또한 한국대학들의 적극적인 해외 유치 움직임 보이자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었던 한국대학들에도 눈길을 주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번 주 기사는 지난 주에 이어서 실제 합격 사례를 살펴 보려고 한다.

2년 전 만났던 K군은 한 눈에 그의 영리함을 느낄 수 있는 학생이었다. 이미 영국의 LSE를 비롯하여 NYU Stern까지 붙은 상태에서 만났기에 과연 이 아이가 본인의 의지로 한국대학 지원을 결정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해외에서 오래 공부한 학생들은 대부분 그 지역에서 대학을 가고자 하는 경한 의지를 보인다. 한국에 다시 돌아가는 것을 실패라고 느끼거나 친구들이 그의 선택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조심스럽게 선택의 주체가 누구인지, 정말 이미 붙은 유수 명문대학을 포기하고 한국대학 진학을 할 것인지 담당 카운슬러가 묻자, K군은 그 질문이 나올 줄 알았다는 듯이 대답했다. 한국대학을 선택한 첫 번째 이유는 이미 세계의 경제, 정치, 사회, 문화의 중심이 서구권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권 대학에 진학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그렇다면 자기가 나고 자란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세계로 퍼져 있는 고등학교 동창들과 계속해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면 아시아를 발판으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학생의 스펙은 IB Diploma 과정을 43점으로 마쳤고, SAT 2050점에 SAT Ⅱ Math 2C와 Chemistry에서 각각 800점의 점수를 획득했다. 유럽 수학 경시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3위를 기록하였고 그밖에 학교 밴드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이러한 학생의 스펙과 수학에 대한 열정, 비즈니스 마인드가 복잡적으로 어우러져 최종 서울대 경영대학 합격이라는 결과를 이루어냈다.

KAIST로 더 유명한 한국 과학 기술원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9월 학기로 해외 학생들의 신입학을 받는 학교이다. 해외고교 2년 이상 재학자에 한해 1월에 전형을 진행하여 9월에 신학기를 시작한다. 지금부터 소개할 S양은 해외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한국으로 들어온 케이스이다. 고등학교 내내 좋은 성적을 유지하였고, 분야를 망라하여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여 자신의 커리어를 쌓았다. 부모님의 기대대로 우수한 성적으로 캐나다 University of Toronto에 생물학 전공으로 합격하여 다니던 중 수업시간이 큰 충격을 받았다. 1000명이 넘는 대단위 수업에서 Medical School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들이 300명이 넘는다는 사실이었다. 막연하게 의사의 꿈을 가지고 있던 S양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매년 메디컬 스쿨에 합격할 수 있는 인원은 한정적이고 지원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더군다나 고교시절에는 대입이라는 목표가 있어서 열심히 할 수 있었으나 대학 진학 이후에는 자율성이 보장되는 환경에서 오히려 길을 잃은 느낌이었다고 한다. 향수병도 걸리고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었던 S양은 2년간의 대학 생활을 뒤로 하고 한국으로 귀국하였다. 주변에서는 그녀의 결정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고 그녀가 다시 캐나다로 돌아가게 하려고 설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녀 역시 한편으로는 한국대학 진학이 무모한 도전이 아닌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다시 캐나다로 돌아가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했다. 무엇보다 소속이 없는 것이 힘들 것이라고 판단한 담당 카운슬러는 S양이 지원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전형인 카이스트 해외고 전형과 아시아권 대학 지원을 추천하고 준비하게 되었다. 졸업후 2년이나 지난 시점이므로 공인 성적이 가장 큰 문제였다. 다행히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사이 공인 성적 획득을 완료하고 고등학교 시절에 진행했던 각종 활동에 대한 확인서류들을 종합하여 지원 서류를 꾸며 카이스트에 지원하였다. 뚜렷한 공인 성적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낮았지만 학생이 고등학교 시절 참여했던 실험실 조교 활동과 수학, 과학 관련한 교과 우수상, 실험 보고서등의 다양한 경험과 자신의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이 드러나는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는 대학 측이 학생의 잠재능력과 발전 가능성을 평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이제까지 살펴본 여러 케이스를 통해 한국대학도 이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학생들을 뽑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단순히 내신 성적과 수능 성적만을 가지고 학생을 평가하던 것에서 벗어난 학생의 개성과 발전 가능성, 학생의 관심사가 드러나는 여러 자료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자기 학교와 함께 성장할 인재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점점 세계가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는 만큼 해외대학 지원과 한국대학 지원 사이에서 양자택일할 것이 아니라 동시에 지원하고 그 결과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Global Apply가 가능한 만큼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눈이 아시아 쪽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 요즘의 진학 트렌드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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