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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24 01:37
박치원의 건축문화 칼럼 8. 철저한 대립이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업무 시설을 위한 벤치마킹의 장이 된 런던의 시티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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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원의 건축문화 칼럼 8 대영 제국이란 역사 속의 화려함과 세계 금융 중심지로서의 넘치는 생동감이 공존하며 미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세계 금융 허브로부터 창출되는 부를 상징하는 현대 건축물들은 넘쳐나는 예산 그리고 그로 인한 건축가의 절제력 상실로 흉물이 되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경험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시티지역 스카이라인을 결정짓는 건축물들은 결코 보기 흉하지 만은 않은 이유는 무엇 일까?
예를 들어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가 설계해 2003년 완공된 스위스 르 빌딩 (Swiss Re Building)은 절여 놓은 오이지 같다 해 Gherkin이라는 별명까지 따라 다니고 있다. 외관상으론 어디를 보나 역사적인 문맥과는 무관한 이 건물이 눈에 거슬리지 만은 않은 이유는 그 앞에 작지만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버티고 있는 세인트 앤드류 언더샤프트 (St Andrew Undershaft Church) 라는 15세기 교회 건물과의 대조가 이루는 긴장감 때문일 것이다.
현재와 같이 시티 지역의 성공적인 발전에는 한 건축가의 공헌이 컸다고 할 수 있는데 바로 캔 리빙스턴이 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도시 및 건축 자문 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2007년 프리츠커 (Pritzker) 건축상 수상자이기도 했던 리차드 로저스 경이다. 도시 환경에 지대한 관심을 지니고 있는 로저스는 평소에도 질 높은 환경을 향한 사고 자체를 몸소 실천하는 건축가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이젠 노령의 나이인 그가 자전거로 출 퇴근을 하며 직원들에게 차량 보다는 자전거 이용을 권유하고 있다. 그의 이런 도시 환경의 질적 향상을 위한 원칙은 건축물 디자인에도 거침없이 적용되고 있는데 바로 이 시티지역에 2011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었던 레덴홀 빌딩 ( Leadenhall Building) 이 좋은 예일 것이다. 금시의 세계 경제 침체로 아쉽게도 공사가 중단되긴 했지만 치즈 그레이터 (Cheese grater) 라는 별명이 붙은 이 건물은 꼭대기가 점점 가늘어지는 형태를 지니고 있는데 바로 Fleet street에서 세인트 폴 대성당까지의 조망 확보를 위해 상부를 잘라냈기 때문이다.
시티 거리에는 뉴욕의 맨하턴 거리와 같이 양복쟁이들이 샌드 위치와 서류 봉투를 들고 뛰어 다니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그러나 맨히턴의 비즈니스맨들과는 달리 우리는 양복에 운동화를 신고 출 퇴근하는 런던 시티지역의 비즈니스맨들을 종종 본다. 과연 무엇이 그들에게 그런 상식에 어긋나는 코디네이션을 자신있게 표출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일까? 물론 효율을 중시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혹시나 도시 자체에서 풍기는 부조화속의 조화 즉 신구의 적절한 배합이 주는 생동감의 표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박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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